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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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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토끼코에
작성
08.10.27 22:52
조회
3,595

작가명 : 토끼코에

작품명 : Remember

출판사 : 글쎄요.

인간은 삶이 끝남과 동시에 하나의 방에 갇히게 된다. 방의 크기는 대략 보통 가정집의 화장실의 크기. 누가 자신을 끌고 왔는지도 모른 채 갇히게 된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음식은 물론 마실 물조차 공급받지 못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못한다. 이미 죽었으므로. 삶을 그토록 염원하던 인간은 곧 죽음을 원하게 된다. 그때 절망하고 있는 인간에게 여러 장의 종이가 주어진다.

  이 종이를 흔적도 보이지 않게 찢어라. 그러면 그대가 원하는 평안을 얻게 되리라.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인간은 드디어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종이를 찢는다. 그 순간 그는 머릿속이 공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화들짝 놀라 종이를 내려놓고 종이에 적힌 뭔가를 읽어 내려간다.

  이윽고 종이에 자신의 기억이 빠짐없이 적혀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한 이것들을 찢는 순간 남은 기억조차 사라져 간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고심한다. 고통을 참으며 나의 기억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억을 버릴 것인가.

  갈등한다.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더듬는다. 행복했던 기억. 불행했던 기억. 고통스러웠던 기억. 기뻤던 기억. 그 기억들을 되새기자 인간의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그래. 굴복하지 않겠다. 이때는 힘들었지만 하나하나가 소중한 것들 아닌가.

  인간은 다짐한다. 절대로 이것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이제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 인간이 원하는 공기는 5분 간격으로 들어온다. 공기가 유지되는 시간은 10분. 사이사이 5분의 공백에 인간은 지옥의 고통을 맛본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하루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이런 속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선뜻 종이를 찢지 못한다.

  서서히 공기가 유지되는 시간이 짧아진다.

  결국 그것에 굴복해 인간은 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종이를 찢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세로로 길게 찢어 내린다. 그러나 곧 숨이 턱 막혀오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종이를 찢어발겼다. 몸을 유린당한 가련한 종이의 조각들은 허공으로 날아올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느리게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인간은 종이 조각 들을 보며 마치 깃털들이 자신을 감싸고 있다고 잠시 착각한다. 한손을 내밀어 그 조각을 잡는다. 그리고 멍하니 바라본다. 빽빽했던 검은 글씨는 온데간데없이 그저 새하얗다.

  그것을 인간은 말없이 주저앉으며 움켜쥔다. 하지만 그 힘도 이내 빠져버린다. 머리가 멍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기억하고 싶은 것은 있지만 그 기억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잊어버린다. 나중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결국은 자신이 죽은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점차 인간은 퇴행한다. 말하는 법을 읽는다. 글 또한 잊는다. 생각하는 방법조차 잊는다. 서는 방법도 잊어버려 이내 바닥에 엎어진다.

  그런 인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인간은 이미 자신의 눈에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다만 시야를 가리는 무언가가 귀찮을 뿐이다. 인간의 입은 탄식을 내뱉는다. 인간은 자신이 뱉은 탄식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 바닥에 흩어진 종이 조각 들을 적신다. 영원히 빛과 어둠의 사이에서 일관할 것 만 같았던 작은 방 안에 어둠이 서리기 시작한다. 기억이 삭제되어 쓸모없어진 인간은 공포라는 원초적 감정은 잊지 않았는지 어둠속에서 고함을 지른다. 그 고함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닌 금수의 그것과 같았다.


Comment ' 12

  • 작성자
    Lv.1 토끼코에
    작성일
    08.10.27 22:52
    No. 1

    일단 프롤로그 입니다만 자. 저는 안티 스턴 포션 다 준비해 두었으니 비난 이나 이것저것 다 하셔도 되니 무시만 하지 말아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만월(滿月)
    작성일
    08.10.28 00:27
    No. 2

    저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이런건 연담의 홍보란을 이용하는게 더 맞지 않을까요? 조금 비평요청을 하면서 홍보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저 한담에 비평요청이나 강호정담에 비평요청을 하는게 더 좋을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수면비행
    작성일
    08.10.28 01:04
    No. 3

    비평요청 카테고리가 이렇게 사용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금껏 이런 경우는 아랫분 빼고는 못 본 듯 해서요.
    어쨌거나 여기 보다는 연무지회가 도움이 되실 듯. 예전에 한번 읽었는데 연무지회 가입요건이 크게 까다롭지는 않았다고 생각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8.10.28 10:32
    No. 4

    프롤로그만 보고 비평을 할수 있을까요? -_-;;
    연재를 일정 이상 하신 후에 요청을 하시는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천년늑대
    작성일
    08.10.28 11:36
    No. 5

    여기는 비평을 하는곳이지 비평을 요청하는곳이 아닙니다-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문백경
    작성일
    08.10.28 11:52
    No. 6

    공지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작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뮤카
    작성일
    08.10.28 12:42
    No. 7

    비평요청 카테고리가 왜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서시님의 말씀은 글쎄요. 비평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는 자존심과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연무지회에선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구요.
    코에님은 그쪽에 가입을 하시고 비평을 부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비평을 하는데 있어, 만 자도 안 되는 내용으로 문체를 제외한 뭔가를 알 수는 없겠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문백경
    작성일
    08.10.28 13:31
    No. 8

    뮤카님 -> 흠, 연무지회에서도 실제로 서로간의 비평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양식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민감할 수도 있는 사항이기 때문에 극히 조심스럽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자존심을 운운한 까닭은, 토끼코에님의 장소 선택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토끼코에님, 기분 많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으로서, 공지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올리신 이 글도 토끼코에님에게는 정말 귀중한 자식이고 소중한 재산일 것입니다. 글 쓰는 이 누구 하나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런 소중한 재산을, 그에 어울리도록 아끼고 아껴서 사용해 주시는 것이 더 이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토기코에님,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幻首
    작성일
    08.10.29 12:39
    No. 9

    비평 요청은 원래 자신의 글을 비평 받고 싶을 때 하는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5 문백경
    작성일
    08.10.29 13:31
    No. 10

    幻首님 -> 아... 그런가요?! 幻首님의 말대로 라면 제가 크나큰 잘못을 한 것 같습니다. 토끼코에님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토끼코에
    작성일
    08.10.29 23:16
    No. 11

    연무지회에 가입은 되있는데.,,,

    왠지 부담이 가더라구요,...

    일단 그래서 문피아 돌아다니던 중에 아랫 분 누군가가 올리시기에...


    아음.... 어쨋든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문백경
    작성일
    08.10.30 00:13
    No. 12

    토끼코에님 -> 토끼코에님의 답글이 올라오지 않아 하루종일 초조했었습니다... 제가 큰 실수를 했는데, 그것 때문에 상심이 크셨던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어서요.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주말 연무 정팅에서 뵙겠습니다. 그때 만나서 다시 사과 드릴께요.
    건필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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