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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7 닷컴
작성
15.02.17 21:04
조회
2,810

제목 : 단세포, 진화하라!

작가 : 무갸무컁

출판사 : 문피아 일반연재중


 독특한 제목에 끌려 초반부를 읽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비평요청도 하지 않았는데 비평을 쓴 오지랖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1. 좋았던 점들


 일단 이 소설은 꽤나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는 밤마다 꿈을 꾸고, 꿈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대륙에서 서로 잡아먹고 싸운다니, 멋지죠.

 또 프롤로그부터 아주 강력한 복선을 깔고 시작합니다.

 흐타엣이 뭐지?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주인공은 왜 이런 상황에 처한걸까?

 각종 궁금증을 독자에게 주입시켜주죠, 멋집니다.

 거기다가, 주인공 한혁은, 싸가지없이 어른을 막대하며, 패륜아에, 비인간적이고, 끔찍하리만치 이기적이고, 잔인합니다. 그리고 싸이코패스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주인공에게 특별한 혐오를 느끼지는 않습니다. 전 조금 느꼈지만, 뭐,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기도하고, 저도 특별히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러한 점은 이 소설이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독자에게 보여주고, 독자에게 다음화를 읽어야할 이유 또한 제공해줍니다.



 2. 단점- 개연성


 꿈 속의 세계 아애라 대륙의 설정을 정리하며 보다보면 뭔가 비현실적인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일단 전 인류, 그러니까 사회학자, 인류학자, 심리학자를 비롯한 무수한 학자들도 꿈을 꾸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꿨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조사나 연구에 관한 서술은 한줄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일단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인데,  그 시점의 장점을 활용하여 디테일을 설명할 기회를 놓치신것 같습니다. (시점에 관한 문제도 후술하겠습니다.)

 인간사회는 굳이 100일이 되기 전에도 무너질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비슷한 내용의 꿈을 일주일만 계속꿔도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될것 같습니다. 아니, 그냥 하루만 되어도 자신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게 되었음을 알게 되고 뭔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커다란 일이 일어날거라 생각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꿈은 아무도 개꿈이라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작중 묘사를 보면 꿈속에서 자신의 의지가 투영되거든요, 자기맘대로 꿈을 조작하는 루시드 드림까지는 아니어도 이게 꿈임을 자각하는거고, 또 자신의 이성을 유지시켜주는데 이걸 누가 개꿈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아무도 수상쩍어하지 않는게 몹시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또 꿈꾸는 사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잘 서술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그냥 전 인류겠거니 하고 넘길 뿐이죠. 세세하게 정해진게 없다보니 오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수히 많아집니다.

 꿈 속의 세계라는 세계관의 디테일을 짜는게 시급해보입니다.


 3. 단점- 완성도


 단점중 하나로 문단이 아주아주 짧습니다.

 

 콰직!

 전류 스포니언의 숨이 끊어졌다.

 ‘아마 이 녀석은, 유저 스포니언은 아니겠지.’

 유저 스포니언.

 실제 인간이 조종하는 스포니언을 말한다.

 그 반대는 엔피씨나 몬스터 같은 존재다

 인간과 관련이 없는 존재.

 

- 회귀 (3) 중 발췌 -


 124자가 무려 문단 7개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문제는 이 부분만 그런게 아니라, 전체적인 글이 전부 이렇게 나눠져있다는 점입니다. 작가님은 가독성 때문에 그러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가독성을 떨어트리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문단은 소주제가 바뀔 때마다 바꿔야 합니다. 한 문단에 7자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4. 감정


 주인공의 감정에 대한 서술은 전무합니다. 심지어 방금 죽고 과거로 회귀했는데도 커터칼로 손 한번 찔러보더니


‘회귀했군’


...이런 반응만 보입니다. 놀랐다거나 뭐 그런 서술은 없어요.

 독특한 점입니다만,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 그러니까 그런 무감정한 모습을 보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 또한 없는게 문제입니다.

 작중 서술로 보아 주인공은 회귀 이전에는 당황도 좀 하고 감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회귀 이전에 인간 사회의 몰락을 목격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주인공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주변 사람을 전부 도움이 되는 도구, 혹은 곧 죽어버릴 쓰잘데기 없고 걸리적거리는 장애물로 보거든요, 심지어 꿈에서 고전하는 아버지를 보면서도 죽지 않았으면 하지만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네, 소위 말하는 개쓰레기입니다.

 작중 서술에서도 주인공의 이런 면모를 꾸준히 강조합니다. 분명 주인공이 회귀 이전에서 변한 것 같기는 한데, 이렇게 싸이코패쓰로 하루아침에 변한 주인공에게 주변인물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만약 과거에도 이런 상태였으면 진짜 미친거구요.

 주변 인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 같이 비정상입니다. 심각한 수준으로 비정상입니다. 초반에 나체의 남자들을 수없이 목격하며 등장하는 여학생, 그리고 그 여학생이 하는 말은 애널리... 뭐? 하여튼 그거요, 읽으면 아십니다.

 그런데 왜 이꼴이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다못해 원래 이랬다는 가정하에 이런 정신상태에서 혼란스럽고 괴로울 등장인물들의 고뇌나 감정묘사 또한 전무합니다.

 하지만 분명 그렇다고 건조하단 느낌은 안듭니다. 액션씬이 끊임없이 등장하거든요, 다만 그 대신 드는 생각은 ‘전부 미쳤다’입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은 육체적으로만 성장하지 정신적 성장은 전무합니다 (후술 하겠습니다.)

 미쳤다는 걸 컨셉으로 잡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대한민국이 무대고, 위의 개연성 문제와 겹쳐 불편하다는 느낌 뿐입니다.

 전체적으로 플롯과 설정이 부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시점의 장점을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1인칭과는 다르게 주인공의 내적 갈등에서 벗어나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외적 갈등에 초점이 맟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관점에서 벗어나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사건을 볼 수 있고, 복선과 장치, 좀더 심화적인 서술을 하기에 좋습니다. 또 관찰자보다 감정을 표현하기에 좋죠, 아무래도 관찰자는 좀 더 담담한 느낌을 주니까요.

 그런데 이 소설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면서 위의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했습니다. 주인공의 생각만 보여주고, 복선과 장치는 오히려 단순해졌고, 서술은 부실합니다. 그렇다고 외적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감정 묘사는 없다시피

합니다.

 질좋은 소설을 원하신다면 이런 단점을 극복하셔야만 합니다.



6. 양판소?


 제가 읽은 단세포, 진화하라!는 분명 신선했지만 점차 통상 양판소가 되어가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점점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분명 싸이코패쓰임이 분명해보이지만, 감정적, 정신적 성장은 전무합니다.

 최신화까지 감정은 없고, 사람을 이용가치로 판단하는 쓰레기로 남아있습니다.

 비정상인건 좋습니다. 독특하고, 잘 이용하면 개성넘치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끔찍하게 비정상이고, 거기서 멈춰있는 채로 힘만 강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만약 이대로가서 흐타엣이든 뭐든 죽이고 이긴다고 쳐도, 주인공은 마찬가지겠죠, 쓰레깁니다.


 이대로는 안됩니다. 개선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참신한 세계관을 부디 잘 사용해주세요. 감사합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6 김서한
    작성일
    15.02.18 12:41
    No. 1

    전 단점3 같은 경우는 아주 좋네요. 적어도 연재에선 바람직하다고 봐요.
    다만 여기에는 안 적혀 있지만 가장 불만이었던 게, 이 작가님은 등장인물이나 지명 같은 걸 너무 특이하게 짓더군요. 흐타엣.... 뇨르드.... 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거믄밤
    작성일
    15.02.18 14:21
    No. 2

    죄송합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ㅠㅠ 제 작품이 비평글에 올라올줄이야. 일단 댓글부터 달고 비평글 찬찬히 보겠습니다. 비평 정말로 감사드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1 거믄밤
    작성일
    15.02.18 14:24
    No. 3

    전부 읽었습니다. 좋은 비평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닷컴
    작성일
    15.02.18 14:40
    No. 4

    이런 비평에 감사하다고 해주시다니 ㅠ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 건필하세요! 응원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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