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회귀수선전
작가 : 엄청난
출판사 :
단적으로 말하자면 캐릭터들이 너무 얕음.
설정에 너무 의지하여 캐릭터들의 심리를 묘사함.
작가는 자신이 설정한 캐릭터들을 제데로 그려나갈 역량이 없다.
1.
첫번 째 마이너스 포인트는 여타 웹소설이 그렇듯이 다른 데서 다 쓰는 클리셰 설정 늘어 놓으면서 어떤 세계관인지 독자들에게 지루하게 일일이 설명하고자 하는 점이 약간 거슬림.
이게 다른 더 심한 웹소설 작가들에 비하면 약하긴 하지만 거슬림.
많은 웹소설 작가들이 소설을 쉽게 쓰고 싶어서 그냥 자기가 어떤 소설 쓸건지 독자에게 빠르게 설명하고 싶어하는데 이는 무척 나쁜 버릇임.
인터스텔라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영화 초반부터 주인공이 독백으로 세계는 어떻게 좆됬고, 문명이 후퇴하게 되면서 자기 부인도 죽고, 자기도 파일럿이었는데 지금은 농사나 짓고 있다고 일일이 설명했으면 정말 지루한 영화가 되었을 것임.
인터스텔라는 악몽꾸고 일어난 주인공이 가족들과 차타고 옥수수밭을 해치면서 군용 드론을 포획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별다른 설명 없이 흥미진진하게 세계가 좃되가고 있고 문명이 후퇴 중이고, 주인공은 과거가 있다는 것을 것을 효율적으로 보여줌.
일일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도 않고 필요한 것만 그때 그때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잘 만들어진 도입부는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이고 왜 재미있을지 흥미진진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 소설은 도입부로 노인인 주인공이 현대인이고, 다른 놈들은 다들 잘나간다는 것을 설명함으로서 이 소설은 재능없는 놈이 회귀해서 승승장구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꽤나 직설적으로 표현함. 그 설명마저도 `이거 선협물이란거야 다들 대충 설정은 알지?`라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는게 소설의 재미와 주인공에 대한 동기 부여를 떨어트림.
차라리 처음 도입부는 갑자기 사라져 가는 동료들, 그리고 남겨진 주인공과 김부장.
1 회차에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갑자기 순간이동이라는 식이 더 재미있었을 것임.
그리고 회차를 반복하며 세계의 진실을 알아가면서 동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게되고.
납치된 동료들이 어떻게 됬는지 알 필요 없고, 그걸 알려줘 봤자 이야기가 재미있어지지도 않는 시점에서 일일이 설명해주는 부분이 쓸데 없다고 생각되고, 애초에 1회차에서 그냥 평범한 사람에 불과했던 주인공이 다른 놈들 어떻게 되었는지 일일이 다 아는 것도 좀 개연성을 떨어트림.
그리고 이런식의 세계관 전개 부터 작가의 캐릭터와 세계에 대한 묘사에 대한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을 암시함.
처음엔 혼란스러운 세상에 떨어지고, 아무것도 모르던 주인공이 김부장과 뭔가 할듯하다가, 평범하게 인생을 보내고 늙어죽는 반전을 보여주면서 이 이야기가 회귀물이라는 것이라고 독자들에게 깜작 놀래키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게 재미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함.
혹은 좀더 파이어 펀치 같은 이야기로 첫인생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임.
이야기도 흥미롭고, 설정도 흥미롭고, 주인공도 뭔가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어갈듯한데, 밥상 뒤엎어 버리고, 이야기는 실패한 이야기로 끝나고,
주인공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 마음속에 좌절을 숨기고 되어 평범하게 살아가는식으로 끝나는 듯하다가 `짜잔! 회귀물이었습니다.` 같은.
물론 첫 몇회 만에 이걸 흥미진진하게 하는 것은 작가로서 큰 역량이 필요할 것임.
2. 재능빨 김부장
김부장은 1회차에서는 주인공 신경도 안쓰던 놈임.
그리고 김부장은 재능빨임.
이런점이 김부장이란 캐릭터를 상당히 저차원적으로 만듬.
김부장은 주인공이 자신을 도와줘서, 동생 삼고.
어떤 회차에서는 그냥 초반에 도움준거 가지고 주인공을 존중해줄 뿐임.
김부장에 대한 깊은 심리 묘사나 김부장이 강함을 추구하게되는 동기 부여 는 없음.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은 부인을 잃었고, 세계는 망해가서 이대로 가면 자기 자식들도 망할거라는 동기가 있음.
스파이더 맨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그냥 지나친 악인으로 인해 삼촌이 죽음.
이처럼 이야기에서 캐릭터의 깊이를 위해 동기부여는 중요함.
단순히 ‘이 캐릭터는 이래서 이렀습니다.’ 라고 설정상으로 박고 끝나는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면서 주인공이 동기부여되는 과정을 독자도 느낄 수 있게 해야함.
그리고 김부장은 이런것이 철저하게 배제된, 그냥 주인공 도우기용 npc 캐릭터임.
그렇기에 김부장은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는 캐릭터이면서 매력이 없음.
또한 선협물에서는 깨달음이니 강함이니 하는 것을 얼마나 잘 묘사하느냐가 중요함.
이것을 단순히 재능빨로 하는 것은 이야기의 깊이를 약간 떨어트림.
물론 김부장은 나름대로 독자들은 잘 모르는 여러 난관을 해치고 강해진것이긴 하겠지만, 약간 부족하다고 느낌.
김부장을 단순한 npc가 아니라 나름의 결점과 오욕칠정이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있는 복잡한 캐릭터로 묘사했으면 이야기는 더 재미있었을 것임.
3. 그리고 김부장보다 더한 주인공.
그래서 김부장과 달리 주인공의 성장은 독자들이 지켜보게됨.
그리고 주인공은 사람을 벌레처럼 취급하는 도사들과 크게 다름없는 캐릭터임.
황제의 부하가 된 주인공은 그냥 자신을 위해 황제를 지킬뿐이고, 황제를 죽이려는 암살자가 밝히려고한 황제의 비밀은 그냥 무시함.
거기에 뭐 죄의식을 느낀다던가, 망설인다던가하는 아무런 브레이크 없음.
주인공 역시도 그냥 단순한 인형같은 캐릭터임.
그것 자체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음.
사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주인공 자체는 문제가 없음.
피카레스크 물을 만들 수도 있고, 냉철한 인형같던 주인공이 망가지는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
근데 주인공은 후에 황제의 비밀을 밝히고 김부장이랑 팀먹고, 사람들을 위해 이 황제를 몰아내자고 함.
이게 뭐임?
차라리 주인공은 그저 이것을 명분으로 삼았을뿐 마음속에는 진심으로 정의를 위한다는 마음이 없다는 묘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임.
그런데 그런거 없음.
어차피 회귀해서 살리면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죄의식을 지우려는 모습도 없음.
황제 밑에서 호위호식하고 일부러 황제의 비밀을 말하려던 자를 무시하고 죽인 위선적인 주인공이, 뭔가 정의로운 동기를 가지고 행동하게 만드니 이야기가 너무 얕아짐.
작가는 별 생각이 없고, 그저 게임 캐릭터처럼 주인공 레벨업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보여줌.
그리고 이런 주인공이 죽을 위기 겪었다고 필사적인 마음을 가지고 절정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묘사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음.
차라리 회구하면 된다라는 위선적이고 약한 마음으로 남이 죽는 것도 내버려두고, 그저 지름길로만 가면 된다고 생각하던 주인공이 그것만으로는 안된다는 뭔가 좀 열혈적인 전개로 인형 같은 삶에서 벗어나 각성해서 경지를 올리는 전개 였다면 재미있었을 것임.
결론.
주인공 마저도 npc 같기에, 이 작가는 역시 나한테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 역량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하차함.
이 작가는 캐릭터간의 필사적인 욕망과 슬픔, 분노 열등감 같은 감정과 심리를 필사적으로 묘사할 능력이 부족함.
나는 그런게 부족한 소설이 싫음.
참고로 내가 최근 본 무협물 중 가장 재미있게 본건 검미성의 ‘21세기 반로환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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