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승후
작품명 : 60억분의 1
출판사 : 동아
이만하면 잘 썼다, 참신하다, 신인 치고 제법이다. 문피아에서 이런 감상글을 보고 괜찮은가보다 싶어서 보았는데 웬걸…….
뭐 아무 생각 없이 읽는다면 그래 뭐 그럴 수 있겠다고 넘어가겠다지만, 어설픈 설정에 주인공 보정도 적당히 해야지 작중에 나오는 무개념한 주인공과 어설픈 휴머니즘은 도저히 눈뜨고 못 봐줄 수준이다.
1권 말미에 납치된 여대생을 찾아달라고 찾아온 형사과장은 분명 아버지가 한국에서 유명한 의학권위자라고 해놓고, 2권 초반부에 여대생 구하고 나니 한다는 말이 반도체 칩 개발 전문가라시니 기껏해야 출판본으로 20페이지 정도 분량 적으면서 그걸 까먹으신건지 뭔지 모르겠다.
납치한 일본인들이 사용하신 검법은 일본 본국검법! …… 와, 아무리 그래도 인터넷에서 검색이라도 한 번 해보고 쓰던가 하지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우리나라 전통검법을 일본 검법으로 만들어주시고, 그런 수준에 애국자는 나셨는지 아무리 납치법이고 강간미수에 살인미수라지만 일본인들은 '원숭이 IQ는 80 정도가 적당하지. 너무 머리 좋으면 못 써!'라고 친절하게 백치만들어주신다. 그리고 여대생한테 경찰 오면 내말대로 해달라 너 구하러 온 내가 사람 죽였다고 경찰서 가서 조사받아야되겠니?라고 질문하는 주인공. 이게 얼마 전까지 평범하게 택배knight였던 현대인이 맞나?
1권에서 중풍 걸린 아버지 치료할 때 '가볍게 머리를 쳐' 가사상태에 빠트렸다는데, 중풍 좀 검색해보시지 중풍 걸리셨다는 분을 머리를 쳐서 가사상태 만드시려다 골로 보내시게 생겼다. 그리고 중풍이고 작중에 보니 반신불수이신듯 한데 왜 머리가 아닌 몸을…, 그것도 뼈와 살을 뚫지 않으면 안되는지(?) 모르겠다.
과일장사 얘기도 그렇다. 옆에 질은 비슷하고 가격은 훨씬 저렴한 가게가 생기면 주부들이 어딜갈까, 가뜩이나 민생도 어려워진 마당에. 그런데 주인공은 단골들이 고교동창라이벌(?)의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사가자 그걸 보고 정이 없다느니 얄팍한 이익에 왔다 갔다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다느니 하는 현명한 소리를 지껄여주신다.
생각 없는 무뇌아가 힘을 가지게 되면 얼마나 무서운지, 세상을 위하겠다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사고치고 다니는 건 그래, 어차피 한국에서 장르소설의 본기능이라 함은 킬링타임 그거 아니겠냐고 말하겠지만 어줍잖은 개똥철학 가지고 힘 좀 있다고 정의를 가장한 폭력을 휘두르는 주인공을 보면 무지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느낀다.
재미… 재미 좋다. 하고 싶은대로 다하고 여자 꼬이고 가족, 친구에 만나는 사람마다 다 도와주고… 읽다가 기가 막혀서 어떻게 나가나 끝까지 봤는데……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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