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남희성
작품명 : 달빛 조각사
출판사 : 로크
여러분은 나쁜 소설과 좋은 소설을 어떻게 구별하십니까?
저는 그 방법이 아마 이 세상 사는 사람들의 수만큼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소설을 판단하는 기준이란 것은 주관적이니까요.
그 소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중요시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개연성, 세계관, 혹은 여운 등을 꼽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의 방법은 앞에서 나열했던 방법들과는 좀 다릅니다.
저는 나쁜 소설과 좋은 소설을 구별할 때 '그 소설이 제 갈 길을 갔느냐'로 구별합니다.
무거운 소설, 가벼운 소설, 트렌디한 소설, 클래식한 소설...
소설들은 저마다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성향이라고 해서 작품의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고, 저런 성향이라고 작품의 수준이 해서 높은 것도 아닙니다. 그건 소설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장르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소설을 판단하려면
"그 소설이 자신이 의도한 길을 정확히 걸어갔는가?"
를 보아야합니다. 그 소설이 애초부터 말초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작품이었는지, 아니면 진중한 분위기의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을 추구하는 작품이었는지를 보아야합니다. 그리고 그 소설이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정확히 걸어갔는지를 보아야합니다. 만약 그 소설이 자신의 색을 정확히 보여주었다면, 그 것이 바로 좋은 소설이라 확신할 수 있겠지요.
달빛 조각사는 처음부터 철저히 흥미를 추구했습니다. 남희성 작가는 어줍잖은 개똥철학을 내세워 글을 어지럽히기보다 아예 배제시켜 글을 깔끔히 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괜스레 어지럽게 만들기 보다는 더욱 쉽게, 그리고 더욱 말초적이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그는 자신이 소설을 통해 쓰고싶었던 100% 흥미를 정확히 써냈습니다.
저는 그러한 점에서 달빛 조각사를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거운 소설로 나갈 수도 있었고, 진중함과 흥미를 동시에 잡은 훌륭한 소설로 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가벼운 소설을 원했고, 결과적으로 소설은 훌륭하게 제 갈길을 걸어갔습니다.
여러분은 마광수 사건을 아시나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색만을 추구합니다. 개연성이나 세계관 등..자신에 맞는 색안경을 만들어 놓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가차없이 공격하고 버려버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색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합니다. 우리에 틀에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명히 다른 색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점이 많이 부족하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그런 색깔이었다는 것을요.
저는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을 높이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문피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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