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정규] 단보리-신의 영역│퓨전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1.09.02 20:17
조회
1,456

바람이 부는 어느 날, 한 남자가 높은 건물 옥상에 떨어질 듯, 말 듯, 서 있다. 그의 얼굴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괴로움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자신이 정말로 괴로운 건지, 아니면 자신이 나약한 건지 그는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는 먼 허공을 바라 볼 뿐이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그는 결국 고개를 떨구 었다. 그의 얼굴에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져 간다. '실패한 인생' 그것이 그가 가장 많이 들어 온 말이고, 앞으로도 그가 들을 말이다. 어째서 자신은 이렇게 나약한 것일까? 어째서 자신은 이렇게 머리가 나쁜 것일까? 어째서 자신은 이렇게 매번 사랑하는 여자에게 차이는 것일까? 어째서 자신은...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던 것일까? 연예인 처럼은 아니더라도, 잘생기게 태어 났으면 했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 학창시절, 놀면서도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자신도, 그런 아이가 되고 싶었다. 하다 못해 자신이,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으면, 아니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면 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자신의 꼴은 김칫국물이 묻은 늘어진 티에, 구멍이 조금 나고 헤진 더러운 청버지, 그리고 밑창이 다 낡아 구멍이 난 신발이 전부다.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는 그런 한심한 백수. 그런 나를 좋아하는 여자도 없을 것이다. 어째서 자신은 이런 인생에 태어났는가?  

‘실패한 인생… 자신은 실패한 인생을 산 것이다. 원하건 원치 않건, 자신은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 어째서일까? 자신은 어째서 이렇게 패배자가 되어버린 것일까?’

남자는 마지막으로 느낄 감촉이 바람의 감촉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바람을 좋아한다. 손끝을 가르는 바람의 숨결을 느낀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이 될 야경을 즐긴다.  

‘이곳에서 떨어지면 이제 난 죽는 거겠지.. 아버지, 어머니 먼저 가서 죄송합니다.’

그는 소주를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 결심한 듯 그가 눈을 감는다. 발을 지탱하고 있던 무언가가 사라지고, 공기가 그의 피부를 가른다. 공포심과 함께 기분 좋은 감촉이 자신의 몸을 감싼다. 그리고, 그는 깨닫고 만다. 어째서 자신이 죽고 있는가? 자신이... 그토록 열심히 설계한 인생인 것을...

눈을 떠 보니, 그 곳은 더 이상 자신이 알고 있던 곳이 아니었다. 남자는 깜짝 놀라 주위를 살폇다.

‘여긴 어디지? 천국? 천국이 정말 존재 했단 말이야?’

설마, 천국이 정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주위를 살폈다. 천국이라고 보기엔 구름이 없었고, 다른 그 무언가라고 하기엔 자신이 절대로 알고 있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다시 한번 꼼꼼히 주위를 살폈다.

"아아, 실망입니다. 에이스 반님. 이렇게 빨리 돌아오시다니요."

남자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빛 좋은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보자면 영국인같은 타입의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꽤 키가 훤칠하고 그리스 신화에서나 나올 법한 의상을 입은 그는 병원차트같은 것을 들고 자신을 한심스럽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늘 받던 경멸, 또는 한심스럽다는 듯한 눈빛. 이런 모르는 곳 까지 와서 그런 눈빛을 받는 다는 것이, 그는 꽤 속이 상했다.

"아아, 뭡니까? 너무 창피해서 말도 나오지 않는 겁니까?"

알수 없는 말을 계속 내뱉고 있는 그는, 사람을 착각하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 말을 계속 내뱉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외국조차 한번 다녀와 본 적 없고, 국내에서도 외국인이라면 피하기 부터 했던 그가 모르는 사람인 것이 당연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그 쪽이 아는 사람이 아니에요..."

상대방이 한국말을 할 줄 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 곳에 대해 묻기 위해 최대한 정중하게 대답해 준 뒤, 그는 조심스럽게 다음 말을 꺼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저는 환이라고 합니다. 이 곳이 도대체 어디인 겁니까?"

그가 말을 이으면 이을 수록, 상대방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져만가고 있었다. 사람을 잘못 본 것이 꽤나 창피한 모양인지 그는 얼굴까지 붉어져 가고 있었다.

"에.. 에이스 반님..? 저 나이트 입니다. 장난 치지 마세요."

안타깝게도 나이트라는 자는,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본 것이 꽤나 부끄러운지, 자신이 잘못 본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었다. 환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저는 환이에요.."

“설마.. 멍청하게 리 셋이 된 것은 아니겠지요?”

“리..셋?”

“거짓말이라고 말해주십시오. 장난이라고 웃으면서 말해줘요. 그럼 전 이 짓궂은 장난을 용서할 준비가 다 되어 있습니다.”

나이트의 바램과는 다르게, 에이스 반이라는 자는 고개를 갸우뚱 하며 나이트의 바램을 처절하게 짓밟고 있었다.

“아아, 정말.. 리 셋이 되어 버린 겁니까…”

알수 없는 말을 내 뱉으며 그는 머리를 감싼 채 쭈그려 앉아 괴로워 하기 시작했다. 나이트는 결 좋은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리 셋이 되었다는 것이 꽤나 충격적이었는지 그는 몇 차례 심호흡 마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한참을 심호흡 한 뒤에야 그는 에이스 반을 바라 보았다.

"아... 그렇죠... 환이죠... 당신의 전생의 이름은..."

"예?"

한참을 괴로워 한 끝에 몸을 일으킨 나이트는 꽤나 슬픈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신의 이름은 에이스 반, 그리고 당신은, 리셋이 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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