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주 예전에 무협소설을 읽을 때는 그 신비에 몰입되었습니다. 장풍이나 검기, 지풍, 경신술 등 그때는 모든 게 신비했습니다.
인물이나 영물, 보물, 신검, 보의 같은 것도 신기했는데 어느 때부터 대부분의 소설에서 서로 비슷비슷한 것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건도 비슷하고 무공도 비슷하고 심지어 주인공도 이름만 다를 뿐 다른소설의 주인공과 똑 같은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편안함과 식상함을 동시에 주어서 읽기 싫으면서 무협을 읽게 만들고 읽고 싶으면서 멀리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방금 전에 아주 우연히, 말 그대로 우연히 풍월루주님의 군룡쟁주를 읽었습니다. 서장부터 끝까지 읽었는데 가슴이 뛰더군요.
작가의 세계관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 저는 관여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편이 아니고 그저 설정해주는 대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어쩌면 이런 성격 때문에 군룡쟁주가 저에게만 재미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비하면서도 이 소설은 어렵지도 않아 잘 읽힙니다. 하지만 막상 추천글을 쓰려니 그건 몹시 어렵군요.
등장인물은 개성이 뚜렷하고 현실적인 처세는 절로 수긍이 갑니다. 사건의 전개는 깔끔하고 문장은 읽는 동안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군요.
이런 글을 읽고서도 추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소설 읽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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