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을 쓰고자 하지만, 솔직히 추천을 해도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의 본질은 아마 추천보다 개인적인 헌정, 혹은 하소연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시간을 바치는 이유는.. 첫째로 모처럼 한가한데 글이 안 나오기 때문이며(^^;;), 둘째로 최근 재독을 마치며 다시 한번 감탄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작품이길래 서설이 기냐?
꿈의 도서관님의 ‘베네크스, 두 개의 심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이 작품에 대한 제 평가는 ‘완벽해서 실패했다’ 입니다.
저는 문학을 공부한 바도 없고, 글을 많이 읽지도 않았으며, 문피아를 알기 전까지 글을 써본 적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쓴 완벽이란 표현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그래요. 이렇게 다시 말하지요.
- 이제껏 문피아에서 읽은 수백여 개의 작품들 중에서 제 기준에서 가장 완벽했다- 라고.
혹 이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설령 중도에 하차하신 분들일지라도 일정 부분 공감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이 글, 줄여서 ‘베두’가 너무나 좋습니다. 제겐 교과서와 같습니다.
베두는 버릴 게 없습니다.
단어 선택, 문장 배치, 문단과 문단의 연결, 탄탄한 줄거리, 정교한 내면 묘사, 치밀한 복선과 회수, 정치, 경제, 사회 등 사회적 현상에 대한 개연성 있는 설명...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습니다.
또 가끔은 문장 그 자체에서 전율을 느낍니다.
- 우와! 어떻게 이렇게? 이게 글이구나! (어그로를 피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조심하지요. 엄연히 제 기준입니다. 아마 베두보다 더 치밀하고 화려한 글들이 있겠지요.)
문제는 교과서는 교과서인데 따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문피아에서 인기 있는 글쟁이가 되고 싶거든요.
다시 말해 베두와 같은 글은 문피아에서 통할 글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처음엔 ‘와아!’ 할 수 있지만, 포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연재로 따라갈 때는 더더욱 그렇지요.
베두가 정말 완결된다면 지금 페이스로 적어도 1천화, 최소 10년은 지나야 될 것 같은데, 그때 선호작 수가 작가님 본인의 선작 여부에 따라 저를 포함해 1 혹은 2일까봐 걱정입니다. ^^
자, 그럼 베두가 명작인데 환경이 문피아라 실패한 거냐?
그건 또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볼 때, 베두가 명작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백이 없기 때문입니다.
좁은 정원에 온갖 아름다운 정원수를 욕심껏 다 심어 두면 어찌 되겠습니까?
네, 베두는 밀림입니다. 헤쳐나가기 너무 힘듭니다. 숨을 쉬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부분은 아름다운데 전체가 아름답지 못합니다.
아니, 사실 베두는 조경까지 신경 쓴 정원이긴 합니다. 전체를 그리며 치밀하게 정원수를 심었습니다.
문제는 정원이 너무 좁다는 걸 생각 안했다는 거지요.
아쉽고 또 아깝습니다.
물론, 누구나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거니, 작가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이다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공개라는 테크를 탄 이상 들인 공에 비해 저조한 반응은 분명 혼돈을 야기할 듯해 우려됩니다.
조금만 힘을 빼고 쓴다면, 아니 ‘꿈’을 덜고 쓴다면 훨씬 나을 것 같은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꼴등이 1등하긴 어려워도 1등이 꼴등하긴 쉽다고 합니다. 하지만, 1등도 3등에 끼워맞추는 것은 어렵거든요.
이거, 계속 쓰다보니 역시나 추천이 아닌 하소연이 된 느낌인데.. ㅜㅜ
혹시 추천이 아니라 안티 아니냐 오해하실 수도 있지만, 작가님은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80만자가 넘어섰으니 이제 벌써 6~7권 분량..
추천사로 대중을 끌어오기는 다소 늦었고, 마니아를 낚아와야 할 때이다 싶어서요. ^^
취향은 제 각각이니 제 하소연을 보고 외려 땡기는 분 있지 않으십니까?
분명 있을 거라 봅니다.
오십시오. 저와 같이 10년 수렁에 빠져 봅시다! +_+
절름발이 황태자와 사랑받지 못하는 황태제의 대륙 수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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