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3.12.02 01:35
조회
5,724

요 며칠, 양판소를 이것저것 탐닉해 보았습니다.

여태까지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주제 사라마구나 그런 분들 소설만 접해보다 보니까 신세계더군요.


일단 이쁜 남주 여주 짝짝쿵 해피엔딩은 제껴놓겠습니다. 꼭 양판소가 아니더라도 저런 내용의 책들은 많으니까요. 그 중엔 명작도 수두룩하고.


양판소는 제 경험상, 독자에게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등장인물의 갈등이나 사상 같은 것은 자기들끼리 해결하고 마침표까지 확실히 찍습니다. (이런 부분만 들어가면 갑자기 등장인물들 대사가 늘어나면서 얘가 원래 이랬나? 하는 곳도 생기더랍니다.)

이 부분은 의외로 좋게 작용하는데, 그냥 읽으면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니까 지치지 않더라 이겁니다. 그냥 얘들이 그렇고 이렇구나, 복작복작 다음은 어떻게 될까? 하면 끝나더라고요.


그리고 양판소는 사건이 중심이 아니라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보다는 등장인물을 띄워주기 위해서 사건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왜냐하면 양판소가 노리는 것은 철학이나 깨달음이 아닌 대리만족이니까요.

그냥 이쁘고 능력 좋은 애들이 어떤 일이든 헤쳐나가고, 노력으로 나 해결하고, 출생의 비밀이 있거나 하는 걸 보면서 환호하기만 하면 장땡이 되는 겁니다.

아이돌이나 일진들을 동경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죠.


저는 이 부분만 짚자면 양판소는 있어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저런 대중성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벼룩 같은 글자들은 반대하지만요.

아마 우리가 독자들에게 저런 류의 소설을 보지 말라고 말하는 것보다, 우리들이 먼저 품격이 높은 글을 쓰기로 단합한다면, 고전물이 현대물이었던 때처럼 소설 신의 수준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 ' 15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12.02 01:42
    No. 1

    단합이 될 리가 없기에 이런 것이죠...
    세상 사람들 중 반 이상은 돈만 주면 뭐든지 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Alkin
    작성일
    13.12.02 01:42
    No. 2

    문제는, 그런소설들이 팔리니깐 너도 나도 책내고, 또 그것들이 서점/책방 을 평정하고 있다는것 이지요..... 양판소 와 아닌소설의 비율이 언젠가는 50/50 됫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3.12.02 01:45
    No. 3

    그 '아닌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돈을 한 푼도 못 버는 구조이니 성립될 수가 없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Alkin
    작성일
    13.12.02 04:18
    No. 4

    슬프지만 인정할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진다래
    작성일
    13.12.02 07:13
    No. 5

    양판소의 시작은 다 똑같아요.
    어딘가의 패배자. 인생 포기한 놈. 자살 직전까지 몰린 정신병자.
    그런 사람들이 다른 세상으로 넘어간다고 성공할거라고 착각하는거죠.
    그리고 소설이 인물 중심의 주인공 띄워주기식 구성이라고 말씀하셨듯이
    사건은 주인공의 힘(이계로 넘어가면서 드래곤이라던가 대마법사라던가 에게서 받은)
    으로 모든 사건을 해결하죠.
    양판소는 곧 거의 대부분 이고깽으로 이어지는 현실
    그래서 책을 펴서 첫페이지가 부도, 자살, 왕따로 시작하는건 아예 그냥 덮어두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심정우
    작성일
    13.12.02 11:48
    No. 6

    근데 이건 왠만한 대작들도 비슷해요....판타지계에서 제일 많이 팔린 해리포터조차 고아에 계모,계부 밑에서 비굴한 다락방 생활하다가 영웅되는 이야기니깐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진다래
    작성일
    13.12.02 23:46
    No. 7

    그건 다릅니다.
    소설속에서 나온 패배자들은 희망조차 갖지 않고 자기 삶을 포기한 족속들이에요.
    소설속에 패배자가 문제가 되는게 아니고 패배자이지만 용기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아닌 그냥 패배한 자들을 주인공으로 삼기 때문에 문제라는 겁니다.
    패배했지만 일어서려는 자들은 어디 가서도 다시 일어설수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새총대왕
    작성일
    13.12.02 07:27
    No. 8

    우리 모두 해결책은 알아요.. 하지만 지켜지질 않죠..
    불법 다운로드.. 그리고 불법 스캔본의 난립..

    사람이니까 어쩔수 없는것이.. 불법 다운로드는 차제해 두고라도..
    불법 스캔본 찍어대는 이 사람들 정말 문제입니다. ㅠㅠ

    출판업계는.. 자기네들도 돈은 벌어야 하니.. 책방에서 그나마 나가는 초중딩용 소설만 찍어대고.. 후우.. 참 안타깝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건곤무쌍
    작성일
    13.12.02 08:38
    No. 9

    양판소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싫어도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죠.
    그래서 요즘엔 보던 소수의 글만 보고 있네요. 진흙탕에서 진주 찾기도 쉬운게 아니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달콤한사과
    작성일
    13.12.02 10:18
    No. 10

    처음엔 조금 무거운 분위기의 소설들만을 읽었었는데 사는게 고달퍼서
    잠시라도 아무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려고 조금 가벼운걸 몇번 찾아 읽다 보니 어느센가 무거운 소설들은 잘 읽혀지지도 않고 읽어도 집중할수가 없어서 계속 가벼운 소설 위주로 보게 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탈퇴계정]
    작성일
    13.12.02 11:37
    No. 11

    작품안에서 갈등이 완결나는 소설이 정줄놓 하고 보기엔 딱 알맞거든요.게다가 한국 이나라 사람들 책 않읽기로 소문난 국가잖아요.제친구만 해도 책은 전공서적 밖에 안보는 놈들이 전부인걸요. 그나마 나은게 덕후 친구들이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탈퇴계정]
    작성일
    13.12.02 11:46
    No. 12

    사람들이 그렇게 까내린 덕후들은 최소한 자기 취향의 글은 사서 보거든요.이런 기형적인 현상이 대한민국 문화현실이니 당연히 팔리는글만 사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심정우
    작성일
    13.12.02 11:51
    No. 13

    정부자체가 문화적인 컨텐츠를 별로 바라지 않아요, 그렇게 띄우는 k-pop 조차 저작권 말아먹고 작가는 더더욱 지원해주지 않죠, 그리고 게임 산업까지 중독법으로 개정하는데 우리 나라가 문화적인 민주주의 국가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에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 심정우
    작성일
    13.12.02 11:52
    No. 14

    그나마 예능,드라마 살리는 이유는 자기들 문제 생겼을때 스캔들로 방패 막이로 쓸려는 생각에 살려놓고 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SbarH
    작성일
    13.12.03 02:44
    No. 15

    애초에 양판소가 양판소가 된 이유부터가 저게 사람들에게 재밌다고 느껴져서니까요
    과유불급이라고 저것만 있어서 문제지...
    수작7:양판소3 뭐 이정도 비율만 됬어도 양판소는 양판소라 안까였을껄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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