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무협 몇편(대충 10편 정도 됩니다.)을 읽었습니다.
다 좋은 반응내지는 이름있는 작가들 것만 보았습니다.
소위 지뢰내지는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는 작가들의 것은 (한 둘 섞여 있긴 하지만) 없다고 보셔도 좋을 수준입니다.
보면서 그중 가장 난감한 것이 한문의 사용이었습니다.
저는 무협에서 반드시 한문을 사용해야 한다는 쪽입니다.
12살부터 무협을 보기 시작해서 14살에 논어를 시작으로 사서삼경을 차례로 보기 시작했던,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누가 뭐래도 무협을 보았기에 가능했었습니다.
그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소득입니다.
어차피 괄호옆에 다 있으니까, 읽는 분들도 한문 많다고 경기(?) 하지 마시고 편히 보시면 좋겠습니다.
내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까요.
삶은 유한하고 배울 것은 많습니다.
쓰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보면 일단 읽을 수는 있게 됩니다.
그게 어딥니까?
그런데...
책을 낸 사람은 뭡니까?
자격여부를 떠나서, 일단 돈을 받고 책을 썼다면 프로입니다.
프로가 뭘까요?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글을 엮어 책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나가 아니니까요.
그러네,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창작스쿨에서 10개월동안 제게 캔슬만 받는 제자들이 있습니다. 죄송하게도 그 수준은 지금 나와 제법 팔리는 책들과 견주어 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제게 캔슬 맞습니다.
제가 보기에 프로다워야 글을 진행시킵니다.
그런 기준을 굳이 다른 분에게까지 강요할 생각은 아닙니다.
하지만 무협을 쓰고, 책을 낸다면 책을 낸 이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오타가 나도 최종 교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작가의 책임이고,(물론 최종교정을 작가에게 넘기지 않고 낸 경우는 제외입니다.) 잘못된 것들이 존재한다면 그것 또한 최종 책임은 작가의 몫입니다.
왜냐하면 내 이름을 걸고 낸 책이니까요.
그런 무협에서 잘못된 한자가 난무한다는 것은 용납되기 어렵습니다.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런 경우, 모른다면 차라리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녹림칠십이채 라고 쓰고 砦라고 대충 비슷한 글자로 맞춰 씁니다.
틀렸습니다.
녹림칠십이채는 寨라고 씁니다.
사전보면 둘 다 채라는 발음이고, 砦도 울타리라고 되어 있으니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채도 사실 비슷하게 쓰긴 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왜 산砦라고 쓰지 않고 채라고 할까요?
쓰임새가 다릅니다.
중국 사이트 가서 녹림칠십이채에서 砦라고 찾아보시면 안나옵니다. 하지만 그 砦를 寨로 바꿔서 찾아보면 나옵니다.
울타리 속에 든 산채라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저 寨를 씁니다.
예를 하나 들었습니다만...
정말 수없이 많은 오류들이 나옵니다.
총표파자라는 단어는 너무 많이 틀리더니 제가 한문자전을 몇년전에 올린 후(자료실에 정오표도 있습니다.) 요즘은 별로 틀리지 않습니다.
總瓢把子:在江湖上指稱首腦、老大。瓢(把子)原為頭、腦袋之意,
자료실에 제가 올린 한문자전 하나만 써도 저런 오류는 거의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제일 난감한 것이 출판사 편집부에다 자전을 보내고 사용하라고 했더니, 한자가 틀려 나온 겁니다. 왜 그거 F9만 눌러도 되는데 또 틀리냐고 뭐라고 했더니 작가가 자신이 쓴 것이 맞다고 우겨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만약 그 말대로면 그 작가는 작가라고 불릴 자격도 없습니다. 내가 틀렸다면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공부해서 바로 잡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제발 氷白이라고 쓰지 마시고, 剛氣라고 쓰지 말아주시면... 조금만 살펴보면 그렇게 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끄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자신있을 때 한문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없다면 공부해주시고, 그도 어려우면 차라리 쓰지 말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자료실의 한자자전만 사용해도 이런 오류는 거의 다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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