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내리네요.
제가 사는 동네엔 다섯 개의 대여점이 있었습니다.
해마다 하나씩 사라지더니,
오늘 마지막 남은 대여점이 폐업정리 간판을
길거리에 내놨습니다.
엊그제만 해도 영업을 했었는데...
몇 해 전 좌백님께서 대여점 문화에 관한 우려를 말씀하시며
이 같은 사태를 예측하시더니
허탈하고 씁쓸한 마음 달랠 길 없어
간판 앞에 한참을 서 있다 돌아왔습니다.
대여점 문화가 정착되며
3권으로 나오던 무협소설들이 적게는 5권에서
많게는 20권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죠.
권수가 늘어날수록 사 보는 사람은 적고
사 보는 사람이 없으니 빌려라도 보라며 책은 늘어났고...
이제 빌려 보는 사람도, 빌려 주는 곳도 사라져갑니다.
종이를 넘기며 책을 보는 사람들이 없어져가면
허공에다 글을 써야 할까요?
답답한 마음이 쓰다 만 글 위에서 미끄러집니다.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