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9 상상촌장
작성
07.01.30 16:34
조회
737

[미리니름]

'은결'은 서울에 가까운 가상의 도시의 고교생으로 전교0.3%의 연년생 미녀 동생 '미래'를 가진 전교 30% 왕따 샌님이다. 그는 비록 고등학교 2학년이지만 급우들처럼 시험성적에 연연해하지 않으며 대학생들도 쉽게 읽기 어려운 철학과 사상서를 쉴새없이 읽어야만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사실 일반인과 다른 차원의 세계를 살면서 밤마다 인간의 절망과 좌절, 슬픔과 고통이 낳은 사념체와 온갖 악마적인 존재를 처단하며 인간 세계의 평화를 지켜내는 고등술자(高等術者)이기 때문이다.

또한 술자 세계에서 최초로 '현자의 돌'에 근접한 기호체계를 고안한 전설적인 지혜와 동시대 최강의 술력으로 유명한 아버지 '수행'을 경애하는 후계자로, 부친이 고안한 천재적인 기호체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남다른 운명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도의 지성이 요구되는 운명을 지녔기 때문이다.  

어느날 만개산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수행을 하던 은결은,  결계 너머의 술자들을 볼 수 있고 최면을 걸기도 어려울뿐더러, 접신하기에 가장 좋은 무녀 체질을 타고난 운명의 여인 '세연'을 만나게 되는데...

--

<마법서 이드레브>, <클라우스 학원이야기>의 저자 카이첼님의 신작 <희망을 위한 찬가>는 시대적으로는 현대, 장소로는 서울권 도천시라는 가상의 도시 상천고등학교라는 가상의 학교를 주배경으로 하는 판타지소설이다.

그런데, <희망을 위한 찬가>라니, 장르소설 답지 않게 평범하다 못해 진부(?)하기까지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타이틀의 엉뚱함을 넘어 내용의 심상치 않음으로 <낯설게하기>에 더욱 성공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작가의 전작을 제대로 읽지 않은 나로서는 소설가로서 작가의 발전을 짐작할 수 없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대학을 졸업하고 시시한 잡서를 읽으면서 쌓은 보통의 지성으로는 내용의 흐름조차 따라기기 쉽지 않은 읽기와 사유가 깃든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  

일단 작가는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인용하면서 이 글의 첫머리를 시작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서 최근작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을 인용하는 등 작품 곳곳에서 범상치 않은 인문학적 지식과 교양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작가가 어떤 책을 읽는다는 것과 그 책의 내용을 자기 지성으로 이해해서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하나의 독립적인 서사를 이루어낸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결국 작가라는 것은 자기가 씹어서 이해한 것만큼 그대로 배출해서 문학작품이라는 우아한 거미줄을 직조해내고, 그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사로잡는 거미와 같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희망을 위한 찬가>에 인용된 저명한 철학가들과 그들의 사상은 단순히 이 작품을 장식해 주는 귀걸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작가를 통해 이 작품의 주제와 구성을 가로지르는 날줄과 씨줄이 되어 이 소설을 단숨에 한국사회에서 무시되는 하위문화가 늘어놓은 황당한 상상의 밥상이 아니라, 찬탄할만한 지성의 향연으로 바꾸어 놓았다면 과도한 상찬일까 ^^

--

[미리니름2]

주인공 은결은 우연히 알게된 세연이 봉인에서 탈출한 일본계 잡신 '아오이키바(푸른 이빨)'에 빙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힘쓰다가, 목숨을 도외시하지 않는 최후의 한 수로 뜻하지 않게  푸른 이빨의 신력을 받아들이게 되고, 푸른 이빨이 세연에게 강림하는 것을 일단 막게 된다.

거듭난 만남과 조력을 받은 세연은 자연스럽게 은결에게 호감을 표하지만, 은결은 어렸을때 부터 아버지 수행으로부터 받은 훈련과 수많은 독서를 통해 '타자(他者)'를 요구하는 자아를 배제하는 것이 체화되어 있다.

그리고, 은결은 술자로서의 자신의 운명을 이해하고 피차 소통할 수 없을 것이 분명한 세연의 애정이 부담스러워 거리를 두어야 하는, 타자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슬픈 청춘이기에 그들의 관계는 도무지 가까워질 수 없는 평행선을 그을 수 밖에 없다.

방대한 독서와 경험을 통해 천착하게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비관적일 수 밖에 없는 은결의 앞날에 과연 <희망을 위한 찬가>는 불리어 질 것인가?

--

종종 우리는 킬링타임용으로 무협이나 판타지를 읽곤 하지만, 그 봄의 행위를 통해서 때로 생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들도 있다.  <희망을 위한 찬가>는 그런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볼만한 깊이를 가지고 있는 장르소설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Comment ' 14

  • 작성자
    Lv.1 jin마스터
    작성일
    07.01.30 16:39
    No. 1

    어라 카이첼님이 마법서 이드레브 의 저자 이십니까...
    그 신작의 저자 이셨다니
    역시 이드레브 ㅋ 밤새워가면서 고등학교때 읽었던건데..
    나오길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마지막이 두려워 아직까지도 마지막권을 보지 못했습니다....
    결말이 두려워서 그런데도 마지막권빼고도...
    재탕삼탕에 리플레이 해서 봤었는데...
    이드레브의 저자가 카이첼님이셨군요....
    그래서 다른것도 다 재밌었군요.......
    생각난김에 이드레브 다시 빌려봐야겠습니다....
    희망을 위한찬가 서브라임 둘다 정말재밋습니다...
    서브라임은 책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꼭 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행복한시간
    작성일
    07.01.30 16:42
    No. 2

    멋진 추천글이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Riahn
    작성일
    07.01.30 16:44
    No. 3

    희망을 위한 찬가는 정말 한단어 한단어 씹어서 읽는 맛이 있는 작품이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이븐타이드
    작성일
    07.01.30 16:50
    No. 4

    주인공 성격이 답답해요-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7.01.30 16:50
    No. 5

    희망을위한찬가의 수많은 추천글중에 제일 멋진글이라 생각됩니다..
    ㅎㅎ 카이첼님의 서브라임 출간또한 축하드리면서..읽은거 또 읽으러 가야겠네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상상촌장
    작성일
    07.01.30 16:58
    No. 6

    jin마스터님, 행복한시간님, Riahn님, 이븐타이드님, 아반타스님... 댓글 감사합니다 ^^
    저는 어제부터 읽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올라온 글을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보통 장르소설 읽으면서 지적 자극 받아본 것은 대단히 드문 일인데, 그러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아스토리아
    작성일
    07.01.30 17:27
    No. 7

    아직도 안보신 분들은 ;; 흙속에 진주를 못 찾으셧군요..

    어서 가서 읽어 보세요 ..

    이 하 생 략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하늘이좋다
    작성일
    07.01.30 18:16
    No. 8

    정말 추천글을 잘 쓰셨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샤이나크
    작성일
    07.01.30 18:20
    No. 9

    정말 잘쓴 추천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쵸코파이
    작성일
    07.01.30 18:42
    No. 10

    음... 설명을 진짜 잘해주시네요... 한번 봐야 곘네요

    이렀게 잘 설명해준 작가님의 작품을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은 추천글이 였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겨울바른
    작성일
    07.01.30 19:54
    No. 11

    멋드러진 추천이군요. 흐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시해
    작성일
    07.01.30 20:54
    No. 12

    희망을위한찬가 너무재미있어요~! 중간에 어려운 글들을 안 읽어도
    내용전개에는 문제가 없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자이스
    작성일
    07.01.30 21:44
    No. 13

    추천글 정말 멋지네요. 제가 본 글중에서 손에 꼽힐만한 추천글 수작입니다.

    이 여세를 몰아서 카이첼님에게 연참을 부탁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바보승진
    작성일
    07.02.01 03:14
    No. 14

    허허-
    글보고 검색해서 왔는데.. ^^;;
    정말 추천 지대-b

    하하하- 저도 정말 재밌게 보고 있는 독자로써.. ^^

    늦게나마 공감리플.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61169 한담 [추천] 아름다운 우리글~!! 아름다운 우리 혼~!! +5 Lv.1 놀순 07.01.30 830 0
61168 한담 요즘 기다려지는글 몇가지 추천합니다. +9 Lv.39 아시리스 07.01.30 1,109 0
61167 한담 [추천]재미있는 소설하나 추천합니다. +4 Lv.1 환마☆ 07.01.30 2,104 0
61166 한담 [완전 강 추천!] 천자강호 +6 Lv.63 샤이나크 07.01.30 1,391 0
61165 한담 대장정님의 '슈'의 행방을 아시나요? +6 Lv.20 근성알바생 07.01.30 987 0
61164 한담 [홍보]중고책교환카페홍보글입니다. +10 Lv.61 헬보이 07.01.30 678 0
» 한담 타자와 소통을 거부하는 청춘, '희망을 위한 찬가' +14 Lv.29 상상촌장 07.01.30 738 0
61162 한담 후회하진 않을 듯합니다. +1 Lv.12 타르칸트 07.01.30 627 0
61161 한담 아니... 이거 나참 어이가 없어서 +63 Lv.1 ㅈㅈ 07.01.30 1,873 0
61160 한담 [추천]시공을 초월한 엘프들의 이야기 - 엘프의 검 +1 Lv.1 무곡 07.01.30 1,564 0
61159 한담 현대물 판타지 소설,. +16 Lv.4 백야성 07.01.30 1,655 0
61158 한담 그리스텔님의 "블러드스테인" 강추합니다 +5 Lv.30 카라이샤 07.01.30 756 0
61157 한담 [질문]순백의마음 님께서 쓰시던 소설을 어디로 ㅠ.ㅠ +3 Lv.61 버츄얼탑 07.01.30 480 0
61156 한담 인터넷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8 Personacon 금강 07.01.30 1,088 0
61155 한담 송현우작가님이 쓰신작품, 뭐있을까요, +6 Lv.7 화운장 07.01.30 998 0
61154 한담 [강추!!] 아무데나 리얼리티라 붙이지 마라!! +6 Lv.64 쥬주전자 07.01.30 1,790 0
61153 한담 질문요....... +4 Lv.99 화무영 07.01.30 305 0
61152 한담 거시기 너무너무재밌어, +1 Lv.7 화운장 07.01.30 1,559 0
61151 한담 저는 이추천을 쓰기 위해서 몇시간을 노다가 뛰었숨. +25 랍스타대감 07.01.30 1,274 0
61150 한담 그리스텔님의 '블러드스테인'을 추천합니다. +6 Lv.91 초록늑대별 07.01.30 467 0
61149 한담 추천해달라면 뽑을수있는 자신의 최고베스트는? +32 Lv.62 민송송 07.01.30 974 0
61148 한담 문사 서생 급구. 환생물, 오해물, 신비인 출연 환... +15 Lv.3 단그리 07.01.30 1,532 0
61147 한담 선작 공개및 추천바람 +5 Lv.33 殄誠穿 07.01.30 552 0
61146 한담 [추천]돌아온 나비의 날개짓 +5 Lv.1 馨影 07.01.30 1,018 0
61145 한담 저도 선호작...인데.. +1 Lv.85 부러워해라 07.01.30 556 0
61144 한담 아메티스트말입니다만. +2 시리카네 07.01.30 596 0
61143 한담 요즘은 이런사람을 찾아다닙니다 +13 Lv.32 철림 07.01.30 712 0
61142 한담 [급보]꿈인가;;;;;; +1 Lv.50 독행로 07.01.30 493 0
61141 한담 [홍보] 갓 차일드 입니다. +2 Lv.54 김태현 07.01.30 294 0
61140 한담 [홍보] 눈오는 아침부터 홍보한번 해봅니다! +6 jjukjang 07.01.30 374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