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는 단순한 타이핑 실수일 때가 많고, 정말로 그 어휘를 잘 몰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모자를 깊숙히 눌러 썼다.
깊숙이가 맞고, 눌러썼다로 붙여야 합니다.
용서가 안됩니까? 아니죠, 다 용서가 됩니다. 제가 읽을 때 마음에서 바로잡으며 읽으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타에는 매우 관대한 편입니다.
정작 용서가 안되는 건 비문. 아예 주술호응이 안되는 문장들 참 많이 보입니다. 문장 두 개가 서로 연계가 안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고역 정도가 아니라 고문입니다. 당연히 다시 읽을 일 없고, 초기에 드러나기 때문에 바로 철수하니까 이야기가 궁금해서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고통은 없습니다. 제 선작 목록에는 그런 작품들 없기 때문에 문피아 라이프가 견딜 만합니다. 그런 글을 이야기가 궁금해서 붙잡고 있다면... 아이고 생각만 해도.
또다른 대표적 오류는 수식어가 난립할 때 수식을 받아줄 대상이 없거나 잘못 지정되는 것 또는 대상이 불명확해 오독할 수밖에 없는 문장입니다. 그런 오문들도 참 읽기는 고역입니다. 그 또한 자주 발견되면 철수. 어쩌다 발견되면 댓글로 완곡하게 수정을 청합니다.
오문이나 비문에 대해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꾸준히 쓰다보면, 좋은 그 글 많이 읽으면... 해결 안됩니다.
특히 문피아에서는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사건 위주로 문장이 구성됩니다. 베스트 작품들은 십중팔구 다 그렇습니다. 그런 글들은 많이 쓴다고 좋아지지 않습니다. 1권에서 보인 수준과 10권에서 보이는 수준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연참한답시고 더 악화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서사 글쓰기가 아닌 문장 글쓰기를 따로 꾸준하게 해야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에세이 같은 게 대표적입니다. 서사보다는 인식의 흐름과 문장에 집중하게 해 줍니다. 오독의 여지가 있는 곳에서는 콤마를 찍으면 호흡에도 도움이 되고 오독 여부도 금방 드러납니다. 장문을 연습할 때 콤마 찍는 연습을 많이하면 확실히 문장이 좋아집니다. 나중에는 콤마 없이도 호흡과 리듬까지 좋아집니다.
<예: 문피아 어느 소설의 소개글, 콤마를 활용해 리드미컬한 좋은 문장을 구성했네요. 호흡과 리듬을 타잖아요.>
2010년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아시아를 통째로 삼키려는 중국, 한반도를 중국 팽창의 저지선으로 이용하려는 미국의 음모, 아직도 대동아 공영이라는 헛된 망상을 버리지 못한 일본, 더 이상 전쟁은 선택이 아니다! <-- 일본, 여기선 마침표가 맞습니다. 콤마는 오히려 균형을 깹니다. 리듬이 워낙 좋으니 무조건 용서.
페르시아 만에서,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리고 다시 이라크에서 승리를 거둔 세걔의 경찰국가 미국! 그들이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의 북쪽, 북한을 공격한다. 미국에 의해 '악의 축'으로 규정되어 핵개발을 저지당한 북한!
세걔의 경찰국가 <--- 용서가 됩니다. 그렇죠?
그리고 좋은 글을 구해 읽을 때 독자의 시선으로 읽어서는 역시 도움이 안됩니다. 창자의 시선으로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다른 방법이 또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두가지로 효과를 크게 보았습니다.
청화대를 불태우자! 예전 20대 때 어디선가 보았던 플랑카드. 용서가... 가능......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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