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기억나?”
들판에 누워있던 금발머리 소녀가 물었다. 그녀 옆에 앉아 사방으로 흩어져 잔디와 섞여있는 그녀의 긴 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해주던 은빛머리 소년이 반문했다.
“뭐가?”
“우리 어렸을 때.”
“아, 기억나지, 기억나고말고. 내 평화로운 세계를 깨트린 두 악마들이 내 옆에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을 리가 있나.”
소년의 옆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던 또 다른 소년이 그들을 보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은빛머리 소년이 웃었다.
“악마라니, 말도 안 돼. 솔직히 너도 기뻤잖아?”
“흠, 마음대로 생각해.”
그렇게 말하고선 소년은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피어나고 사라졌다. 은빛머리 소년이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구름들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구름들은 천천히 움직이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들판에 모여 있는 그들의 머리칼과 옷자락을 흔들었다. 평화롭고도 평범한 날이었다.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소녀가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책을 읽던 소년은 책을 잡은 손이 움찔거렸지만 그녀의 물음에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빛머리 소년은 곰곰이 그녀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생각했다.
몇 번째로 그의 머리카락이 흩날렸을까, 그제야 그가 입을 열었다.
“미래의 일은 미래에서 밖에 알 수 없어.”
그의 뜬구름 잡는 대답에 소녀가 발딱 상체를 일으켰다.
“무슨 말이야?”
소년이 그녀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우선 지금 여기에 머물러 있자고. 날씨도 좋고, 나쁠 건 없잖아?”
책을 읽던 소년이 무언가 못 마땅해 보이는 소녀와 계속 얼굴에 미소만 띠고 있는 은빛머리 소년을 흘끔 보더니 급기야 책을 소리 나게 덮었다. 그리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 소년의 한숨소리는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자연-판타지란의 ‘피리부는 소년’입니다. 본 내용은 아직 한참 후의 내용이나 홍보글을 써보지 않아 뭘 써야할지 모르겠더군요……OTL 대충 이런 느낌이나 문체구나, 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혹시 더 궁금증이 생기신다면 아래 포탈로 찾아와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부족한 글이나 잘 부탁드립니다.
포탈 이렇게 여는 건가요?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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