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있기 이전, 그가 존재하였다.
롯 Rot, 운명
.
.
.
롯은 태초에 장난감 하나를 만들었다. 롯의 모습을 한 그것은 한때 “지구”를 거닐다가 지루해진 롯에 의해 땅속 깊은 곳에 묻혔다. 그것도 롯처럼 언제나 존재의 의미를 질문했다. 롯과 같은 권능을 가진 것도, 특별히 육체적으로 발달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태초부터 “살아”있던 죽지 못하는 인간일 뿐이다.
“그”는 요즘 한참 고심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던 고통, 배고픔이 뭔가 고심하던 중이었다. 그가 묻혀있던 동안, 미생물의 시대, 어류의 시대, 파충류의 시대, 포유류의 시대는 가고 지능이 있는 생물의 시대가 왔다.
--------------------------------------------------------
안녕하십니까? 동훈입니다. 오랜 시간 쥐버 마흐 번역과 씨름하다 갑자기 떠오른 세상을 제 생애 처음으로 한글 소설을 써봅니다. 장르문학 중 판타지 소설을 쓰는 것은, 꼭 신이 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나의 세상을 만들고, 그 세상 속에 살아가는 주인공들에게 글로서 생명을 불어넣고, 그들에게 시련도 주고, 즐거움도 주며 천천히 “나는 신이다!” 라는 기분에 푹 빠져듭니다. “아버지의 유희”는 작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이 글에서 저는 신이 아닙니다. 저는 만물의 아버지 ‘롯’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역사가일 뿐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십시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