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열심히 살아가던 한 소년이 있습니다. 평범한 삶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의 삶에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온 소년입니다. 하지만 살아가는 것이란 참으로 곤란하게도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남은 생명이 한 달이라고 합니다.
살아가는 일에 미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막상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어쩐지 눈앞이 흐려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다.
별것 아닌 삶이었지만,
커피숍 누나가 엄청 미인이라든지,
냉장고에 초콜릿 드링크가 한 개 있다든지,
그러니까 아침에 조금 더 자고 싶었다든지,
그러니까 저녁에 조금 더 뒹굴 거리고 싶다든지,
…….
뭐야?
정말 별거 아닌 삶이었네.
내일 다시 눈을 뜨지 못해도 아쉬울 것이 없는 그렇게 별거 아닌 삶이었잖아…….
남겨진 시간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신은 예언합니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라고. 캄캄한 어둠이 눈앞을 가립니다. 하지만 소년은 생각합니다. 아직 한 달이나 남아 있잖아!
그러니까 나는 너무나도 소심한 나는,
멋지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아온 적이 없다.
그냥 살아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 나름대로 그냥 살아 왔으면서…….
새삼 뻔뻔스럽게 살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나는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지만 포기하지 않고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하영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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