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이라는 말에서 여러분들은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병아리는 알을 까고 나옵니다. 프라이팬 모서리로 툭툭 치면 쉽게 깨어지는 달걀 껍질은 병아리에게는 힘겨운 장애물입니다. 껍질을 까고 나오는 병아리들은 몹시 힘겨워하지요. 거북이나 가재, 게는 단단한 껍질로 자신의 몸을 보호합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껍질은 자신의 몸을 지켜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렇듯 껍질이란 존재는 다양한 것을 떠올리게 하고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본 소설 껍질 역시 껍질이라는 제목에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질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지뢰밭이다 등 게임 소설에 대한 안 좋은 얘기가 많습니다. 본 소설 껍질도 게임 소설입니다만 섣부른 판단을 하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주인공이 아이템을 받았네? 킹왕짱스러운 레어겠지? 뻔하네." "주인공이 얼굴 좀 되네? 예쁜 처자들이 좋다고 여럿 꼬이겠지? 뻔하네." "주인공 친구가 게임 좀 한 것 같은데? 알고 봤더니 그 게임 지존이었겠지? 뻔하네." "주인공이 무지 강한 몬스터를 만났네? 주인공 레벨이 많이 후달리지만 컨트롤이 지존이라서 이기겠지? 뻔하네." "주인공이 수련소를 가네? 가서 레벨 좀 올리다가 수련소 NPC가 퀘스트 주는 거 아냐? 뻔하네." 이런 섣부른 판단은 곤란합니다. 껍질 읽어보셨습니까? 안 읽으셨으면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웃음)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읽기가 좀 꺼려지는 게 게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다 보니 게임에 관련된 용어, 게이머들끼리 쓰는 말들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읽기가 꺼려지실 겁니다. 하지만, 껍질을 읽으실 때엔 그런 걱정을 접어두셔도 상관없습니다. 위 그림처럼 HP와 MP가 뭔지 모르셔도 됩니다. 롤플레잉 게임이 뭔지, 경험치가 뭔지, 레벨업이 뭔지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쓰인 용어 해설이 첨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취향을 전적으로 반영하고 독자분들의 취향은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제 스타일입니다. 어찌 보면 너 잘났네요, 무례하군요 등의 말을 들을 법한 스타일이지요. 제가 이런 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제가 아직 부족하여 저의 취향과 독자분들의 취향을 두루 반영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글을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독자분들의 의견이나 비평을 받지 않겠다는 말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곤란합니다. 의견, 비평을 받을 준비 되어 있습니다. 격려와 칭찬이 담긴 말을 받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웃음)
수려한(웃음) 미모를 자랑하는 미소년이 주인공입니다만 이상한 편견은 접어주시기 바랍니다. 머리가 좋다든지 싸움을 잘한다든지 좋다고 따라다니는 처자가 여럿이라든지 하는 것 없습니다. 그냥 귀엽고…, 귀엽고…, 귀여우며…, 귀여운데다가…, 귀엽습니다...(웃음)
삼성들린 듯이 밥을 먹는 것처럼 글을 빠르게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저는 삼지니인 양 글을 쓰는 게 느려 주 3회 정도 연재하고 있습니다. 연참은 선작수가 뭔가 기념할 만한 숫자를 기록했다든지 제 소설이 골든베스트(…)에 들었다든지 뭔가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하지 않으니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해봐야 2~3연참이 고작이니 더더욱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
백리향처럼 화려함보다는 아기자기함이 묻어나는 글이며 서핑이나 번지점프를 하는 것보다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피크닉을 즐기는 느낌의 글입니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 멋진 모험 같은 걸 기대하시면 좀 실망하실 겁니다.
돌멩이처럼 단단한 밀도를 가진 세밀한 설정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껍질의 설정이 그만큼 세밀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세밀한 설정을 좋아하는 만큼 필요한 것은 최대한 세밀하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경험치표와 데미지계산식 같은 것도 살짝쿵 부실하지만(…) 만들어두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라는 롤플레잉 게임이 있습니다. 망하느냐 살아남느냐의 기로에 선 스퀘어(현 스퀘어에닉스)를 살아남게 해준 걸작이지요. 실패하면 스퀘어가 끝장나기에 제목을 파이널 판타지라 지은 것입니다만 현재도 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장수 게임이 되었지요. 제가 당장에라도 굶어 죽을 처지라 스퀘어가 처음 파이널 판타지를 만들 때처럼 껍질에 사활을 거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만큼 온 힘을 다하여 껍질을 쓸 것입니다.
껍질 <- 바로가기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