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사문향백현
작성
07.12.23 16:57
조회
1,588

이글은 홍보 글 입니다.

글 제목의 문피아 기록운운은 다 읽으시면 알게 됩니다.

  

우선 제 글을 홍보하기 전에 팬 섭이쓰 차원에서 순수하고 아름답고 지고지순한 전래동화풍의 ‘선녀와 나무꾼’을 가물가물한 뉴런의 발자취를 더듬지 않고, 각색해서 올립니다.

- 나무꾼과 선녀

옛날 옛적에 마음착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어요.

나무꾼의 이름은 홍 길동. 이 아니라 홍 목동(木憧)이었어요.

  

목동은 부지런하고 마음씨 고와 온 마을사람들이 칭찬하는 젊은이였지만 오랫동안 앓아누운 노모의 수발을 들며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늘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답니다. 부지런했지만 정직하고 착한 심성에 재산을 모으기가 어려웠던 거지요. 그래서 때가 되어도 장가를 들지 못하고 있었어요.

조그맣게 라도 일굴 논밭은커녕 부치는 소작도 없는 형편에 먹고살기 위해선 매일 나무를 해야 했어요. 그냥 집에 쓸 땔감을 구하는 일이라면 멀리 가지 않아도 될 것이지만 저자거리에 내어 팔 진작(眞斫참나무 장작) 열 뭇이라도 마련하려면 매일 멀고 깊은 산까지 올라야 했답니다.

그나마 비나 눈에 궂은날이나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면 산에도 갈 수 없었지요.

어느 날 아침이었어요.

나무를 해다 저자에 팔고 집안일을 돌보려면 하루가 빠듯했기에 얼른 산으로 향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보전한 어머니의 점심상을 차려 방으로 들였지요 비록 산에서 캔 나물과 간장이 전부인 밥상이었지만 하얀 쌀밥은 수북했어요. 목동은 밥보자기를 덮은 상을 어머니의 머리맡에 내려놓았어요.

“어머니 산에 다녀오겠습니다. 점심 꼭 챙겨 드셔야해요.”

“콜록..콜록. 에구 모진 목숨..질기기도 하지..”

“그런 말씀 마세요.”

“윗마을 박첨지가 장가오면 논을 떼 주겠다고 했다던데..콜록..콜록”

“홍성 댁 아주머니가 쓸데없는 말을 했나 봐요 그런 적 없어요.”

“에구..네가 빨리 장가를 들어야 할 텐데..콜록..짐만 되고 있으니..콜록콜록”

“걱정 마세요. 어머니만 어서 나으시면 되요. 다녀 올께요.”

박첨지가 큰 딸에게 장가오면 논을 떼어 주겠다고 한걸 거절한 이유도 데릴사위로 들어가면 홀로 남을 어머니 때문 이었답니다.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가 미안해하시는 것이 늘 마음 편치 않은 목동이었어요. 그런 어머니를 뒤로 하고 집을 나선 목동은 서둘렀답니다. 좀더 열심히 나무를 해서 돈을 모아 큰 도읍에 용한 의원이라도 찾아보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던 거지요.

한편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는 풍족한 천상의 옥황상제는 작은 걱정이 있었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예쁜 셋째 공주가 누구의 어떤 말이라도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맘씨의 순진함을 가진 때문 이었어요. 공주의 이름은 어린양. 이 아니고 소양(昭良) 이었답니다. 어느 날 옥황상제는 걱정스럽게 소양 공주를 보고 말했어요.

“소양아. 하늘의 선녀가 모질지 않은 성정을 지님은 바람직한 것 이라 하겠지만 남의 말을 무조건 들어주는 여리고 순진함은 걱정이 되는구나. 네가 선녀의 심성을 버리고 지상(地上)의 인간 같은 이기와 교만도 조금 닮았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아바마마께 못난 소양이 심려를 끼쳐 죄송해요.”

옥황상제의 탄식에 잘못한 것 없는 예쁘고 착한 어린 소양 공주는 마음이 아팠고 그 말마저 곧이 곧대로 듣고는 망설였답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세상에 내려가 몰래 인간들의 심성을 보고 배우겠다고 결심을 했던 거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소양은 선녀가 되어 몰래 혼자 세상으로 내려왔다가 깊은 산에서 길을 잃었지만 천상과 색다른 아름다운 숲 속의 경치에 정신을 뺏겨 순진무구하게 숲을 거닐고 있었답니다.

그때였어요. 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어요. 겁이 덜컥 난 소양은 얼른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보았어요. 거기엔 소양보다 놀란 커다란 눈망울의 사슴이 선녀처럼 예쁜 아니 선녀인 소양을 경계심 없이 쳐다보고 있지 않겠어요. 그런 사슴이 귀여워 다가간 소양은 멋진 뿔을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넌 참 아름다운 뿔을 가지고 있구나.”

사슴은 소양 공주가 무섭지 않았기에 달아나지 않았답니다. 이윽고 소양의 주위에 숲의 작은 친구들도 나타났어요. 흰 토끼들과 조그만 예쁜 새들도 몰려들어 지저귀며 즐겁게 노닐었지요. 그런데 별안간 숲 친구들이 놀라며 부리나케 모습을 감추는 것이 아니겠어요. 불안한 소양이 두리번거리는데 저만치서 인기척이 났어요. 나무꾼의 출현에 동물들이 달아났던 거지요. 지게를 진 목동이 도끼를 들고 적당한 나무를 찾아다니다 여기까지 온 것이었답니다. 목동은 잘생기고 선한 인상이었지만 소양은 처음본 사내에 당황 하다가 큰 나무 뒤로 몸을 숨겼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목동은 주위를 살피다 선녀가 숨은 큰 나무를 쳐다보고 소리를 쳤어요. 아름드리 나무아래에 송이버섯이 탐스럽게 열려있었던 거지요. 귀한 약초나 이런 송이를 캐는 날이면 웬만한 나무 한 짐은 부럽지 않은 소득이 되기에 목동은 기뻤답니다.

“옷! 버섯!”

목동의 느닷없는 외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소양은 얼굴이 빨개졌답니다.

해질 무렵 어여쁜 선녀와 착한 나무꾼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산을 내려가는 것을 숲 속의 친구들이 배웅해 주었고 착한 나무꾼과 선녀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끝.

이상 맛보기 창작 동화였습니다.

다음은 현재 문피아 정연란에 연재하고 있는 ‘발검사유’라는 글의 간단한 소개와 본문 발췌로 홍보를 하겠습니다. 첫 습작이며 미흡함이 많지만 앞으로 계속 다른 글을 쓰고 싶습니다. 먼저 발검사유라는 글제가 별로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이 아닌 듯한 감도 있지만 바꾸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습니다. 하여 홍보차원에서 글제의 일상 활용에 대해 잠깐 예를 들까 합니다.

저만 소장하고 있는 단 한권뿐인 사전에는 이렇게 나와 있더군요.

발검사유 : 상대에게서 위해의 전조를 감지했을 때나 직접공격을 당했을 때 또는 물적 심적 가해를 당하거나 권한의 침해 자존의 침범 등 광범위한 피해의식을 느꼈을 때 대상에게 따져 물을시 대용되는 상징어.

생활에 적용의 예)

너 태클 거는 이유가 뭔데?    -> 발검의 사유나 알자

왜 사사건건 꼬투리 잡냐?     -> 검 뽑니? 발검 사유나 대봐

날 죽이려는 이유가 뭐냐?     -> 사유나 알자 발검을 왜 하는지

죽인다고 내가 죽을꺼 같애?  -> 유독 발검사유하지만 일없다.

이러는 이유가 뭐냐?            -> 나에게 발검하는 사유가 뭐냐

고통을 주는 까닭을 모르겠다 -> 알고 싶다 발검한 사유가 말이다

자 괴롭힘의 연유를 알려줘    -> 자 이제 밝혀라 발검사유를

하필 날 해하는 솔직한 이유는-> 꾸밈없이 발검사유를 말해봐라

니가 나를 죽이려 들다니       -> 나 발검을 몰랐다 사유도 모른다

오용사례 : “발검사~유? 냄새나게 발검사는 뭣땜시 허남유?”

가급적 타인에게 칼을 겨누지 말고 사는 인생이 됩시다!

검은 검 집에 운명은 신에게~

발검사유는 스스로 무협이라고 생각하며 쓰는 글입니다만 설정에 있어 일체의 통념과 상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정통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것은 작자(作者)의 성격과 무지에 기인합니다. 그러므로 특정 지역과 연대가 배경이 되지 않습니다. 순도 100%로 허구이며 모든 지명과 인물은 지어낸 가상 입니다.

먼저 소설 속 당금천하는 무림맹과 무림련이 표면상 양분하고 있습니다. 각 문파들의 결성이지만 맹은 주천성의 성주이자 맹주인 단 료라는 인물의 지배아래 수직적 종속관계에 움직이며 똑같이 련은 일원궁의 궁주이자 련주인 혁 무광의 수하 단체 입니다. 이 두 거대세력에 판도에서 밀려났던 벽교라는 대등한 세력이 준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못지않은 잠재력을 가진 단 비류라는 악인과 추종하는 무리가 암암리에 힘을 키우고 있고 고 등락이란 인물을 구심점으로 무심단이라는 비밀조직이 활동합니다. 현재 천하를 좌지 할 힘을 지니고 패권을 다툴만한 세력은 이 다섯 세력입니다. 그리고 맹과 련 산하의 무수한 문파들과 중립문파와 독행무인들이 존재합니다. 소속을 떠나 천하를 통 털어 무위의 반열이 매겨집니다.  무림 최고수는 백대고명(佰代高名)으로 불리지만 저마다 입지에 따라 다른 생각으로 움직이며 강호에서 이 반열에 비껴가는 사람들은 숨은 기인이사들 뿐입니다.

이야기는 단 료의 명에 의해 오제(五帝)의 손에 길러진 다섯 제자들이 천하에 흩어진 신물을 회수하라는 임무를 시작하면서 전개됩니다. 물론 주인공은 오제 중 풍절검제 현 극림의 제자인 공(空)이라는 아이 한명입니다만 오제의 전수자 다섯 명에 부속 인물들까지 끌고 다니려니 좀 어렵습니다.

여하튼 주인공과 각 제자들은 사제의 연으로 임무수행의 험난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지금 그 과정의 전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쉬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론 조회수가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여타 베스트 글엔 비할 수없이 저조하기에 얼마나 되는 청소년 독자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겁고 복잡한 것 기피하며 생략되고 간결을 추구하는 추세에 현란하고 빠른 게임에 능숙하고 상상을 요하는 지루한 텍스트보다 상상을 구현해서 쥐어주는 영상에 익숙한 세대들이 보다 많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사가 길고 지루한 면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그럼 본문을 군데군데 떼어온 것으로 내용설명을 대신 합니다.

  

****

객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 속 조금 트인 곳에 수십 명의 인영이 밝은 달빛아래 모여 있었다. 아까의 단리 경원과 신풍문의 무리였다.

“이 길로 본문으로 향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저 놈들에게 받은 수모를 갚지 않고서 어찌 돌아 갈수가 있단 말이냐? 게다가 신물(神物)이 눈앞에 있거늘 빈손으로 물러날 순 없다. 신풍문(伸風門)이 거대문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물이 필요하다”

“저들은 고강한 자들입니다. 지금 우리의 전력으로는 달리 방법이 없지 않겠습니까?”

“힘으로 안 되면 지략을 써야지. 후후”

냉혹하고 음흉한 미소가 달빛에 드러났다.

“지략이라 하오면..?”

“우선 달이 밝으니 모두 무복 겉옷을 벗고 진흙을 개어 옷에 발라 잘 띄지 않게 위장을 시키도록 하고 숲에서 적당한 굵기의 나무를 두 척쯤의 길이로 잘라 한쪽은 예리하고 뾰족하게 반대쪽은 땅에 박기 좋을 정도로만 뾰족하게 깎아 목창을 만들어 두어라 그리고 마을에서 있는 대로 기름을 모으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데리고 온 궁수는 몇이라고 했지?”

“예 여섯 명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많은 궁수와 도부수에 장창까지 삼사십 명쯤 더 데리고 올 것을.. 동화 산에서 쓰려던 무기들은 잘 챙겼겠지? 기면독(嗜眠毒)은 있느냐? 무엇들이 있지?”

“예 가지고 왔습니다. 표풍비(剽風匕)에 올가미, 비목독(痹目毒)도 있습니다.”

“저 놈들에게 새벽에 화염지옥을 안겨줄 것이야. 깊이 잠들 때를 기다렸다가 객잔 안으로 기면독을 던져 넣어 피우고 조금 기다린 후 삼층에서 날아 내릴만한 곳엔 모조리 목창을 박아두고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이면 비몽사몽에 불지옥으로 떨어질게야 객실에서 뛰어내리는 놈은 표풍비와 궁수들의 화살 밥이 되겠지. 고슴도치가 된 채로 땅에 내려설 수 있다 해도 목창에 꿰여 바로 설 수없을 것이다. 그래도 꿈틀대는 놈은 직접 검으로 해치운다. 제 아무리 고수라 한들 독화비전창검(毒火匕箭槍劍)을 다 덮어쓴다면 한 놈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럼 신물이 불 타버리지 않겠습니까?”

“그깟 화마에 타버려 무용지물이 된다면 신물이랄 수 있겠느냐? 검강도 막고 한철도 베어낸다는데 불에 타 재가 될 리가 없잖은가?”

“아 그렇군요.”

“모든 일이 끝난 뒤 신풍문의 흔적은 남김없이 지우고 사라지면 되는 것이지. 후후 알아들었으면 그대로 시행해라”

“존명(尊命)!”

계획대로 되는 것은 시간뿐이었을까. 밤은 깊을 대로 깊어 숨죽이며 기다리던 인영들이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각기 기름단지를 들고 목창더미를 안고 기면독을 꺼내든 무사들이 막 객잔으로 다다를 때였다.

슈하악

허윽!

목창을 싸안고 조심스레 소리 죽이며 객잔주변으로 다가서던 무리 중에 두 무사가 조심스럽지 않게 넘어지며 쓰러지더니 영원히 소리를 죽였다. 서령사호의 검 이었다. 느닷없이 출현한 검수에게 앞서던 자들이 베여 쓰러지자 기겁을 한 무사들이 저마다 뒤 쪽의 무리들을 향해 줄행랑을 치고선 동료들 틈에 섞여 돌아보니 오제(五帝)의 제자들이 아니었고 그나마 고작 네 명뿐 이었다. 저만치 떨어져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단리 경원은 구 번희에게 나가보라는 눈짓으로 짜증 섞인 명령을 했다.

“제길..저 놈들은 또 뭐야? 최대한 조용하게 빨리 처리해!”

“모두 죽여라!”

곁에 섰던 구 번희가 명령과 동시에 재빨리 검을 뽑아들고 수하들을 가로질러 뛰쳐나가고 무사들도 검을 뽑아들고 달려들었지만 현풍대주 구 번희만이 딱 한번 검을 휘두르고 허공을 갈랐을 뿐 나머지 무사들은 검을 휘둘러보지도 못한 채 발이 걸려 넘어지듯 바닥으로 자빠졌다. 순식간에 구 번희와 함께 예닐곱의 무사들이 베여 넘어가자 지켜보던 단리 경원은 당황스러운 와중에 무언가 서늘한 한기를 느끼고 뒤돌아보고는 공의 무심한 눈동자와 마주치고 화들짝 놀라 뒷걸음치곤 당혹스러운 낯빛을 감추지 못했다.

“고..공자!”

“몸만 큰 어린애로군. 사내, 아니 사람의 품이 그리도 조악하다니..”

진심인척 다시 한번 잘못을 빌면 살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그른 일, 먹히지도 않을 용서를 구하기보다 어떻게든 도망을 쳐야 할까. 짧은 순간에 후자를 선택한 단리 경원은 촌각 지간에 잔머리를 굴려 보았지만 회피할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공자! 그게 아니라..에잇!”

뭐라 변명하려 얼버무리는 척 하다가 기습적으로 출수를 했으나 그 실력에 공의 옷 깃 조차 스칠 리가 만무했지만 애초에 그런 기대를 품은 공격도 아니었기에 그저 제 나름으로 위협적이라고 생각하곤 공의 반응도 상관없이 출수와 동시에 그대로 공을 비껴 신형을날리더니 부리나케 달아났다. 화가 났다기보다는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은 공이 사력을 다해 도주하는 단리 경원의 뒷모습을 향해 한차례 손사래를 쳤다.

퓨학

어흑!

날카로운 여러 개의 바늘바람이 달아나는 단리 경원의 다리를 뚫고 앞서 달려갔다. 계획은 잘 짰건만 뭐가 잘못되었을까. 어긋남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라야 이유를 찾고, 끝내 진짜 원인을 깨닫지 못한다는 데에서 모자란 이들의 어리석음은 빛난다. 잔인한 계략이 글러버렸고 이젠 도주마저 글렀다. 마지막 살 수 있다는 허망한 희망, 아니 살고 싶다는 갈망 만은 끝내 버리지 못한 단리 경원은 죽을힘을 다해 죽음에 다가갔다.

퓨퓨퓩

밤바람을 찢어 가르며 짧은 비공음이 울렸다. 달아나다 쓰러진 자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공을 향해 괴롭게 신음하던 척 하던 단리 경원은 재빨리 돌아서 품에서 나온 표풍비(剽風匕)를 암기처럼 쾌속하게 날렸다. 사력(死力)을 다한 사(死)의 재촉이라니, 모든 잘못됨의 첫 단추이자 참 인(因)인 ‘욕망(慾望)’에 뒤집힌 눈은 깜깜한 시야에 우매의 극치를 빚고 인과(因果)의 불변에 따라 그렇게 파멸을 불렀다.

처저척

공의 아무렇잖게 휘저은 손가락 사이로 표풍비 네 자루가 빨려들 듯 끼워졌다.

“너는 없으면 슬퍼할 사람보다 불행해지지 않을 이들이 더 많을 인간이구나. 네 것이다.”

퓨학

뿌려진 표풍비가 나왔던 품으로 돌아가 박혔다. 비로소 단리 경원은 더 잘못될 일이 없어졌고 욕망에서 벗어났다. 그것이 타의(他意)에 구원(救援)이라면 영혼(靈魂)의 용서(容恕)일 것이고 가해(加害)라면 영혼의 단죄(斷罪)이겠지만.

*******

사건현장을 조사하고 여러 가지 유추를 해보았으나 결국은 짐작 가는 바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총관 담 서록은 노회하고 빈틈이 없으며 명석한 사람이었다. 그의 논리적인 설명을 듣고 장내의 좌중엔 내심 아하 그렇게 된 것이었구나. 하며 공이 모 제웅을 처리한 방법을 알아챈 사람들이 있었다. 신성들의 일행이었다. 사리분명하고 일목요연한 담 서록의 보고가 끝나자 냉정하고 서늘한 공야 가록의 눈이 공에게로 향했다.

“어제 모 제웅을 최종적으로 만난 사람이 검제님의 제자인 공 공자라고 들었네. 물론 대면의 시간과 죽은 시각이 다르고 공자가 나간 후에도 모 제웅이 살아있었음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자네가 면담한 이유가 무엇이었는가?”

공은 명징한 그 눈길을 피하지 않고 자신이 죽인 것이 아니라는 말을 일부러 하지 않는 듯 뚜렷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명을 받았지만 생면부지의 사람을 아무나 죽일 순 없지 않겠습니까? 죽여야 할 자이기에 만나본 것 입니다.”

순간적이지만 공의 눈을 바라보던 공야 가록의 동공에 이채가 스쳐 지났다. 이 젊은이가 범인 이라는 확신이었을까. 그러나 공야 방주는 고개를 돌렸다.

“본주(本主)는 경고를 주지시키고 본방의 손님에 예로 맞았소. 그럼에도 불미한 일이 벌어진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오. 범인으로 밝혀진다면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오. 안팎의 무사들을 따돌리고 상식적으로 숨어들 수 없는 지하 석실에서 범행은 이루어졌소. 따라서 상식 밖의 무위를 지닌 자가 용의자가 될 것이니 용의선상에는 고명급만 한하오. 오제님의 위를 물려받은 신성들도 예외 없이 이 자리에 범인이 있다면 본주(本主)를 포함하여 여덟의 용의자가 있는 것이니 본주와 적린은 사망추정 시각에 본전에 있었음은호위와 시중이 증빙하오. 제위가 승복할 수 없다면 따로 말하시오. 각자 자시 무렵의 행적을 밝혀야 할 것이오.”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에 까딱하면 골치아파질것이 뻔했다. 도하가 나서서 신중히 말했다.

“저와 함께 두 사제와 사저는 해가 진 이후 숙소를 벗어난 적이 없음은 귀방의 무사들이 증빙할 것이며 공 사제는 바둑을 두고 왔다했으니 담 총관님이 증빙 하실 것입니다. 아울러 고룡방은 유감이겠으나 어차피 목적하여 온 일이 결과적으로 해결되었으니 저희는이만 가던 길을 재촉할까 합니다. 귀방의 신세와 방주님의 혜량은 새겨 담아 가겠습니다. 상황에 경우는 아닌 듯하지만 모쪼록 불가할 이유가 없다면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소문같이 괴팍하기는커녕 의외로 선이 굵고 담담한 공야 가록의 성정에 도하의 시기 절묘한 청이었다. 흔쾌히 허락하면 최선의 해결로 가뿐히 떠나는 것이고 허락하지 않더라도 가겠다는 것을 강제로 막는 부담을 안겨 처신의 입지가 넓어지며 나아가 범행과는 무관함을 우회적으로 강조하여 각인시키는 노림이었다.

********

뒤따른 타 적린의 검이 위맹하게 허공을 가르자 튕겨나듯 솟구치는 적 매야가 머물던 자리의 여러 그루 아름드리목이 작두에 썰리는 짚단처럼 베어져 나가고 연이어 피해나간 신형에 쇄도하는 검을 어느 결에 빼어든 흑요대(黑腰帶)로 막아낸 적 매야는 목검처럼 빳빳한 흑요대를 타 적린의 머리를 노리고 쇠몽둥이처럼 내리쳤고 검에 막혀 튕겨졌다. 벼락같은 일수마다 흑요대와 검이 부딪어 튀어 발하는 섬광에 불똥의 비명은 격돌의 한수 한수를 쫓기에도 벅찼다. 집요한 붉은 검의 전광(電光)을 시종 검은 흑요대의 석화(石火)로 막아대던 적 매야가 일순 불똥처럼 튀어 올라 깜빡할 새 사그라지듯 허공으로 스며들더니 각도를 달리한 자색 수영(手影)이 불쑥 공간을 뚫고 우박처럼 쏟아졌지만 일순 자의도포가 부풀어 오르며 펼치는 검기가 형성한 붉은 기막에 가마솥에 부딪는 불똥마냥 우수수 스러졌다. 멈추어선 타 적린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한 방향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적 매야를 쳐다보고 있는 듯 했으나 적 매야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잠시 적막이 흘렀다. 잠깐의 소강이 끝나고 허공에 문이라도 달린 듯 마치 공간을 여닫고 드나드는 것처럼 아무데서나 불쑥 튀어나오듯이 타 적린과 오장 여쯤 떨어진 큰나무에 없던 신형이 나타났다. 타 적린이 응시하고 있던 대로 적 매야였다.

*********

고룡방으로 들어 올 때부터 오전이면 눈부시게 밝은 햇살 선명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날 때부터 오직 하나의 방향성은 어느 시공아래서도 불변한 빛의 정념(正念)일까. 그렇게, 광원(光源)으로부터의 끝없는 요원(遼遠)의 추구(追求)로 내닫는, 태양(太陽)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달아나려 안간힘을 쓰는, 세상이 있고 단 한번 변치 않은 무수한 빛살의 불변(不變)의 일념(一念)들이 늘 다변(多變)한 세사(世事)를 관통하고 있을 때 공은 온몸으로 그들의 눈부신 일념을 응시(凝視)하다 한줌 햇살을 움켜쥐었던 빈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석실의 어둠에서 벗어난 적 매야가 햇살을 이고 거처로 향하는 걸 보았고 멀리서 주시하는 심상찮은 타 적린의 뒤 따름도 간파했다. 고룡방을 광원으로 여기는 빛이라도 되려는 것 이었을까. 탈출을 감행한 적 매야가 영원한 무광에 소멸의 암흑으로 발을 딛는 것까지 일련의 사태를 아무도 모르게 지켜본 공이 신성들에게 돌아와 이야기를 전했다.

**********

이상이 본문여기저기서 뜯어온 글입니다.

현재 발검사유를 올리며 작자로서 철저한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씀에 있어 ‘텍스트의 조합으로 글을 지어 게시한다.’ 라는 다소 엄격하고 타이트한 스펙이 기본 관념이자 나름의 철학입니다. 그 외에는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습니다.(사실은 사실이 아닙니다.)  

낯부끄럽게 자추의 홍보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무려 연재 분 한 두 편에 못지않은 노력을 들여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말 그대로 널리 알린다는 뜻의 홍보에 있습니다. 공개된 자리에 기왕 올리는 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혹시 있는지도 몰라서 안 읽는 분이 있다면 안타까운 일이겠지요. 추천도 자주 없는 글이라 중이 제 머리라도 깎아야지 미용실 없다고 푸념하는 봉두난발의 중보다 나은 것 아닙니까. 이 글을 올림으로써 한 분의 독자라도 보태어 진다면 저는 성공이라 자부하겠습니다. 모쪼록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기를 바라며 아울러 이글 읽으신 모든 분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원 하겠습니다.

한담에 홍보로 올라온 글을 여기까지 다 읽으셨습니까?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이제 눈치 채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른바 만자 홍보였습니다. 이 글은 홍보글로는 가장 긴 글이 아닐까 여깁니다. 문피아의 기록을 하나 추가한다는 뜻에서 다소 호기심유발의 낚시성 제목을 단 이유가 되겠습니다. 더 긴 내용의 홍보가 있었다면 수정하겠습니다.

끝으로 한담 글 보면 자주 선작공개가 보이더군요.      

간단한 찬반 설문조사와 함께 유행 따라 제 선작을 공개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서 손해본거 없다는 생각인 분들은 찬성 표시 없이 그냥 계시면 되고 낚였다, 괜히 읽었다, 기분 나쁘다는 분이 계시면 아래 [반대]란에다가 유성 펜으로 모니터에 동그라미 해주시면 됩니다.

                              [반 대]

물론, 집계할 재주가 없으므로 확인절차는 임의 생략임은 아시죠?

  

선작 공개 입니다.

허르만 허쎄      -  더미안

안그래 쥐두      -  좋은문

앨밴 또풀러      -  제 삶의 물결

도쓰또해쁘스키 -  쥐 와 벌

밀란 큰데라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버거움

죄인 오스틴      -  오만과 팬견

써머 셋몸         -  인간의 굴넷

괴태                -  파워스트

섹스피어          -  햄뉘잇

조져오웰          -  동물논장

쌈앨 바케트      -  고도를 잘다리며

윌니엄포크넛    -  내가 눠 죽었을 때

조셉 콘내두      -  아묵의 핵씸

참고로 n 은 안 뜬다는 거.

아 그리고 선작 공개한김에 닉네임 공모합니다. 닉네임 훌륭하면 보기 좋죠. 댓글에 유머 있으신 분들의 닉네임 작명 중 너무 멋지다 싶은 건 로열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이름을 바꾸는 것도 고려하겠습니다.(회원 간 금전거래는 아마 불법이라고 맘대로 생각합니다.) 아래는 대충 떠올려 본겁니다.

작난치냐         - 작난(作蘭)치는 고상한 선비삘에다 벽에 덩으로 난 칠 때까지 산다의 망령등 중의적,,  

인어왕자         - 음.. 나름 심오하지만 대가 끊기는 설움을 어찌할꼬?

선녀,와 나묶어 - 에로~틱x 마조히즘o 해피 라이프??

언어유희         - 평범한가요?

엿장수의 心     - 전지적 작가의 위치..가 실감나는..

초생달(初生噠) -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인생, 서투르지 않겠습니까?  

별 해(偕)는 밤  - 별은 밤으로 밝고 밤은 별로 빛나겠죠.


Comment ' 1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608 홍보 뉴웨이브의 원더러! 정연으로 입성!!! +3 Lv.1 고래비 07.12.29 320 0
1607 홍보 주변 사람을 사랑하는 주인공 +2 Lv.1 淸友島 07.12.28 488 0
1606 홍보 자연란 일반 판타지 I'm a Knight ~! Lv.4 정도연 07.12.27 320 0
1605 홍보 게임 소설 '세컨드 라이프' 홍보합니다! +2 젠[天帝] 07.12.27 737 0
1604 홍보 동양판타지의 새로운시도. 쥬신열왕전기 +2 Lv.4 외인30 07.12.27 425 0
1603 홍보 조선 태평기(曹禪 太平記) 종결을 앞두고.. +18 흐르는눈 07.12.27 1,281 0
1602 홍보 [정연란] 라함 언더그라운드 +2 거트루드 07.12.27 426 0
1601 홍보 카테고리 생성 기념. 자연란 판타지 실버나이트딘 +4 Lv.25 탁월한바보 07.12.26 304 0
1600 홍보 무림흥신소 제목 변경 및 단발 이벤트 ^^ +4 Lv.13 담하(澹霞) 07.12.26 457 0
1599 홍보 아웃브레이커 3권 나왔습니다! +1 Lv.18 염비 07.12.26 257 0
1598 홍보 포기하지 않아 테프누트 07.12.26 284 0
1597 홍보 [피빛수호자] 피빛 수호의 길을 걷는 녀석의 이야기. +2 Lv.13 레이언트 07.12.26 474 0
1596 홍보 정연란-Vampire Girl 홍보합니다. +5 Lv.6 자아붕괴 07.12.26 425 0
1595 홍보 정통 판타지물 홍보합니다. +4 Lv.10 세종 07.12.26 452 0
1594 홍보 드디어 골든베스트 11위에 올랐습니다... +11 Lv.61 꼬꼬넨네 07.12.26 902 0
1593 홍보 <구기화> 출간되었습니다. +3 Lv.1 해밀. 07.12.26 324 0
1592 홍보 버그 스위퍼즈! 오랜만의 업입니다!!! Lv.74 조선협객 07.12.26 309 0
1591 홍보 산업사회, 그 격동의 세계와 마족의 이야기 Lv.9 해적정신 07.12.26 466 0
1590 홍보 감정문, 초보색마 2편을 자연란에 처음 써봅니다. +2 Lv.1 소선안 07.12.26 394 0
1589 홍보 정연란의 아스테리아 홍보입니다. +2 Lv.2 영혼의달 07.12.25 412 0
1588 홍보 중원 무림에 그가 나타났다!!!!!!!!!! 작연란의 천... +2 Lv.16 1988 07.12.25 832 0
1587 홍보 "오라! 이 염장을 견딜 수 있다면!" +14 Lv.29 버터솔트 07.12.25 1,064 0
1586 홍보 '드래곤헌터'를 작가연재란에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2 Lv.5 열정돌이 07.12.25 404 0
1585 홍보 안녕하세요. 마협 소운강_이문혁입니다^^ +5 Personacon 통조림9호 07.12.25 699 0
1584 홍보 가르드 메이든 :: 싸우는 소녀들! +5 Lv.1 유키미 07.12.24 555 0
1583 홍보 1년만의 홍보. 이 날을 위한 소설. +6 Lv.19 카레왕 07.12.24 1,029 0
1582 홍보 여러분들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리려고 합니다!!! +3 조재호† 07.12.24 480 0
1581 홍보 한편의 소설로 크리스마스를 이겨내십시오. +4 Lv.62 서인하 07.12.24 864 0
1580 홍보 <강추!>해외에서 홍보되는 문피아 연재소설!! +8 Lv.47 자전(紫電) 07.12.23 1,658 0
1579 홍보 천하제일인이 쫄딱 망한 방법??? +5 Lv.1 나철귀 07.12.23 1,297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