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씁니다. 읽기 편하게 다듬지 못해 미리 양해 구합니다.
그럴리 없겠지만 만약에.
배놔라 감놔라를 떠나서 제사를 지내라 마라를 간섭하는 것도 지나서 작품에 대한 토의를 편집자와 하다가 편집자가 본인임을 숨기고 소설에 댓글로 개연성이 있니 없니, 글을 잘 썼니, 못 썼니, 똥글이니 하다가 제게 들켰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음.
말도 안 되는 걸로 우기는 것만 해도 짜증이 났던, 그래서 다퉜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게 제 담당 편집자라고 생각하면 화 납니다.
만...
그게 감봉에 퇴사를 받을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밥벌이에 직결된 일이고, 당장 하루 매출에 관계된 일이지만, 그래도요.
상대의 방법이나 접근이 잘못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요이상으로 죄값. 죄값이라 말하니 좀 오버스럽긴 하지만 여튼 그걸 받는 게 불편할 것 같습니다.
저만 호구라서 그런걸까요?
그런데 요즘 보면 참 남의 일이라고 무신경한 것 같습니다.
직원은 그저 회사의 부품일 뿐인 것 같습니다.
말단 직원이 받는 피해 정도로는 마음의 위안이 되지 않으니 어떻게든 더 높은 사람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연 높은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욕. 합니다.
가급적 좋은 말 하면 좋지만 인신공격도 합니다.
단어들을 이상하게 쓰시는데, 이중계정이 아닌 개인계정입니다.
업무용 아이디가 주어지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고, 개인의 문화생활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매우 당연한 겁니다.
누차 이야기 했지만 그 사적인 계정으로 업무시간에 공적인 업무를 개인적으로 변호한 것, 그 행위는 잘못된 겁니다.
하지만 그 귀책사유가 회사에 있나요?
두 사람의 다툼이었습니다.
선후는 논하지 않겠습니다. 이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분들이 있으시니까요.
보이지 않는 상대의 성실과 성의를 예단하고 비난했고, 또 객관적인 성적을 기준으로 상대의 글을 깔본 잘못이 각자 있습니다.
여기 어디에도 회사의 잘못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직원이었기 때문에 회사의 부품이었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문제가 됩니다.
그 때문에 감봉이나 면직 처분을 받아도 그게 뭐?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만 이상한 건가요?
공지가 떴을 때 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징계...보다는 그냥 영상통화로 사과나 해 줬으면 좋겠는데.
권고사직? 감봉? 거기까지...
솔직히 조금도 짐작할 수 없는 댓글 조작이나 여론 조작 등의 시나리오라고 하면 그 직접적 피해자는 직원이 아닐까요?
문피아에 대한 무조건적인 의심과 비난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직원은 감싸야 할 대상이 아닌가요?
꼬리자르기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면, 그 꼬리를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닐까요?
주말에 가족행사가 있었고, 환절기에 감기가 걸려 열이 펄펄 끓는 중에 글을 쓰다 또 게시판을 기웃거렸습니다.
다들 너무한 것 같습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이럴 수 없다 하시더군요.
진짜 내 일이라고 생각하신 것 맞으신가요?
댓글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받고, 보상을 받고, 배상을 받고.
받는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소비자의 권리가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이 일에 소비자가 어디 존재하는 거죠?
전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원고투고는 작가가 자신의 글이 계약되고 출간되길 원해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는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계약 대상이 아니라면 회신은 없습니다.
문피아는 계약 대상이 아니라도 피드백을 해 줍니다.
전 올 1월, 원고투고의 도움을 받아봤고, 그 결과로 그때 연재하던 글을 접었지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원고투고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트리트먼트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공지를 읽지도 않은 채 리뷰를 바라고 글을 보냈다고 합니다.
원고투고란은 개인의 정보와 프라이버시를 위해 비공개된 게시판입니다.
이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취합하고 일방적으로 비난여론을 만들며 공개된 연재한담에 여론몰이를 시도했습니다.
소비자의 권리가 여기서 왜 나오죠?
문피아가 결제와 대여, 구매에 관한 정책을 변경하고 그것이 도마위에 오르자 CS관리자가 비호한 것도 아닙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글을 투고한 겁니다.
그리고 그 답에 홀로 분노해 회사 전체를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약점을 쥐고 흔들고 있습니다.
제겐 이건 헤프닝일 뿐입니다.
왜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된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아 묻고 싶습니다.
뭐가 침해된 거죠?
문피아가 직원을 부려 여론조작을 한 것이라고 믿어서입니까.
아니면 직원따위가 감히 회원을 비꼬아서 화가 난 겁니까.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내 일이라면 어땠을까.
일이 커질 때까진 솔직히 그냥 있었을 겁니다.
엿 한번 먹어봐라.
이런 심보 가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리 착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갈수록 사태가 점점 더 커집니다.
당연히 일이 커질수록 당사자가 받게 될 징계는 더 무거워지리라 예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회사생활, 누구나 다 해 봐서 아는 거니까요.
그냥 사과만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고소를 해도 불기소감이요, 접수나 될지 모를 일입니다.
뭐 그리 대단하게 힘든 일일까요.
작년 11월부터 연재했던 소설 하나는 48화 조회수가 208입니다.
1화가 2357이니 연독률 심각하고 댓글 중 일부는 이번 일과 비교하기 힘듭니다.
물론 글을 수정하고 검수할 때마다 조회수가 올라갔으니 저 208중 상당수의 지분은 제게 있습니다.
전 지금 이번 일의 당사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자존감은 그렇게 해서 채워지는 게 아닙니다.
공격하고 짓밟아서 채워지는 자존감은 없습니다.
작가라면 공감을 얻어보는 게 어떻습니까?
문피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했다면, 정말 쉬운 일입니다.
분명 잘못이 있었고, 그에 대한 사과가 필요했다면 관련자와 그 상급자를 내집 안방에서 만나보는 일 정도는 벌써 가능했을 겁니다.
솔직히 전 문피아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게 없습니다.
단 두번. 그것도 한 번은 계약 조건과 관련해 수정할 것이 있어 서면으로 두 번 계약서를 받은 관계에 불과합니다.
서울까지 먼 거리를 이동할 마음도 들지 않는, 그런 사이입니다.
다만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에 예의, 배려, 이해, 양해를 할 뿐입니다.
배상. 받아볼까.
내 일이라면 어땠을까.
댓글을 캡쳐하고 공론화시킨 직후 딜을 했을까?
적당히 묻어줄 테니 비공개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금을 달라고?
에이, 그래도 중견기업은 되는데 그게 먹힐까?
계속 뭘 요구하고 비난하다가는 목줄 잡힐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불만 지펴볼까?
그냥 싫고 미우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좀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여론을 몰았겠지만, 그래서 더 악랄했겠지만 뭐, 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기까지 가면, 사과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내 체면이 중요하지.
일의 경과도 중요하지 않잖아요.
내 체면이 중요하지.
사과, 경과, 결과, 재발방지대책.
다 중요하지 않잖아요.
내 체면이 중요하지.
다른사람에게 번듯하게 보일만한, 그래서 화려하게 마무리를 장식하고 우러름을 받고 인터넷에서 승자가 될 법한 트로피가 필요한 거잖아요.
그래서 내 마음이 풀릴 때까지 사과와 반성, 배상과 공식적인 박제를 필요로 하는 거잖아요.
기준이 내 마음이 풀릴 때까지인 것도 당연해요.
인터넷에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만족스러울때까지 계속 할 거니까요.
자존감은 그렇게 채워지지 않아요.
전 보는 눈은 있다고 생각해요.
한때는 비평란에서 비평을 하며 잘나가는 소설의 흠을 잡고 이내 연중하게 되면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한때는 묻힌 글을 추천하고 잘 나가게 되면 또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한때는 내가 찍은 글들이 전부 베스트를 찍고 유료화가 되고, 그 전환률까지 근사치로 맞추니 정말 대단한 줄 알았어요.
근데 그거 다 내꺼 아니잖아요.
반짝이에요. 사흘도 못가는 관심.
남는 건 당신의 계속되는 억지에 중징계를 받아야만 한 사람의 원망, 자신의 권리만 요구했기 때문에 남는 비난.
호의보다는 악의가 훨씬 지속력이 강하니까요.
일이 이렇게까지 커졌는데 문피아가 현금을 쾌척할까요?
비난여론은 폭발할 게 뻔한데.
득보다 실이 클 것이 너무나도 명백한데.
당사자와 책임자를 무릎꿇리고 사진을 찍고 인터넷에 올리면 후련할까요?
이름이 먼저 불리는 사람이 갑입니다.
권력을 쥔 사람이 갑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언더독이 대부분 갑입니다.
한때, 당신은 언더독이었습니다.
드러난 정황은 단 하나, 직원이 계정 두개로 회원을 기만했으니까요.
지금 당신은 명백한 갑입니다.
누구도 쥐여주지 않은 권리를 무기삼아 끊임없이 협박하고 있으니까요.
여론이 만들어 준 갑이 아닌, 권력을 쥐고 흔드는 갑입니다.
언제까지 갈까요?
아직은 그래도 칼자루를 쥐었으니 갑이긴 하지만.
정말 궁금합니다.
당신의 마음에는 미안한 감정이 들지 않습니까?
자신을 낮추지 않고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글을 쓰지 못합니다.
최소한 그런 흉내라도 낼 줄 알아야만 합니다.
자존감은 결국 숫자와 인정이 채워주니까요.
그리고 문피아.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법인이 하는 일인데 자꾸 사람이 하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매뉴얼과 원칙, 시스템으로 보이는 딱딱한 회사이길 바랍니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지 않길 바랍니다.
콘크리트 밖으로 체온이 느껴지지 않길 바랍니다.
고객이 원하는 회사는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한결같고, 변하지 않는, 콘크리트 덩어리와 같은 공평함.
누구에게도 친절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공평함.
누군가에게 하나를 더 배려하는 것보다 모두에게 똑같이 대하는 공평함.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철저히 사무적인 태도가 있었으면 합니다.
숫자로 말하는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필요하지 않은 배려를 하지 않는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용한지 16년이 된 곳이 자꾸만 외풍에 논란에 서지 않길 바랍니다.
때로는 이 모든 목소리들이 애정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어릴 적 오락실에 가면 조이스틱 부분이 열리는 오락기가 있었습니다.
전기를 튕기는 장난감을 사용하면 코인이 올라가는 오락기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괜히 한 번 나도 해볼까? 합니다.
두 번 세 번 하면 무감각해 집니다.
잘못은 내가 했는데, 주인이 화를 내면 적반하장으로 내가 짜증이 납니다.
굳이 지칭하지 않아도 어디에나 적용되는 일입니다.
짜증을 부리면 주인은 고발할 겁니다.
고발당한 오락실은 문을 닫게 될 겁니다. 더는 손님이 들지 않을 테니까요.
외부전기가 통하지 않고 이음새를 잠근 오락기만을 두면 적어도 그럴 일은 없지 않을까요.
동네 꼬마들이 몰려다니며 여긴 이게 된다 하는 이야깃거리는 남지 않을 지라도.
제가 오늘 열이 펄펄 끓습니다.
겨드랑이에 꽂아 둔 온도계는 이제 39도에 조금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
다소 횡설수설했지만 다시 양해 부탁 드립니다.
내 일이라면, 진짜 내 일이라면.
전 정말 안 이럴 것 같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합니다.
그게 듣기 좋고 말하기 좋은 위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 일이 아니라 남 일이기에 쉽게 잊기 때문이 아니라,
착한 척, 좋은 사람인 척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이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전 가난하고 딱히 잘난 것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한 번 뿐인 인생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고싶은 대로 살 뿐이거든요.
늘 잘하진 못하지만, 내가 선택하는 일로 내가 좀 더 멋있어 보일 수 있으면 그걸로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보통 사람일 뿐이거든요.
갑이니까 양보도 용서도 배려도 해줄 수 있는 거거든요.
을은요.
선택권이 없어요.
결정만 한없이 기다릴 뿐이거든요.
아마 이 글도 지워질지도 몰라요.
이유야 다양할 수 있겠지만요.
전 악을 물리치는 액션 영웅물은 좋아하지 않아요.
마블 스토리라던지 하는 것들.
그런 이야기는 결국 둘이 부딪치면서 생겨나는 일은 안중에 없거든요.
한국의 정서는 또 그런게 아니잖아요.
기왕 범죄물이면 반전 있는 스릴러가 좋고, 또 악역 주인공의 권선징악보다는 해피엔딩이 좋고.
크레딧이 올라가면 감독은 할 일이 없어집니다.
인성 논란이 있는 감독이라도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남은 인상이 결국 기록됩니다.
선택할 시간은 많지 않을 겁니다.
원래 인정, 사과, 용서.
그런게 다 때 지나면 무용한 일이거든요.
칼 자루를 쥐었을 때, 그때가 좋은 겁니다.
내 일이라면 어땠을까.
일 년에 한 번도 술 잘 안먹는데 어차피 대기발령이면 일도 못할 텐데 술이나 한잔 사달라고 했을 텐데.
누구도 잘한 사람이 없는 일이니까.
제 글에도 부분부분 반박할 부분이 없는게 아니란 것, 제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뭐 어쩌겠습니까.
제가 이렇게 생겨먹은 탓인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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