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안녕하세요, 억우입니다

작성자
Lv.17 억우
작성
15.04.13 21:07
조회
1,135

오랜만입니다.

예전에 한 번 정담에 근황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라크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에볼라 피하고 IS 피하고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말레이시아 돌고 돌다 북아프리카 모 국가에 배속 받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좀 안전하나 했더니 얼마 전에 옆 나라 트리폴리 대사관 테러 사건이 터지며 여기도 분위기가 흉흉하기 그지 없군요. 원래 외국인에 대한 경호를 빙자한 억압 정책이 심한 나라인데 더 심해졌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인터넷 환경은 3G 통신망을 이용한 패킷 정액제 시스템인데 속도도 느린 것이 외국 웹사이트, 네, 한국 웹사이트도 이 나라에서는 외국 웹사이트지요. 외국 웹사이트 접속 시 보안 코드를 하나하나 쳐야 해서 그야말로 난항 그 자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가 죽일 놈입니다.


이전에 제3국을 경유하여 이동하는 와중에 수화물 분실이 있었는데 분실된 수화물 안에 노트북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 그간 써왔던 글들이며 시놉시스, 관련 자료 모두 들어 있었는데 그게 홀라당 사라졌습니다. 외국에 있다 보니 클라우드 서비스니 웹드라이브니 이런 건 꿈도 못 꾸는 상황에서 그 모양 그 꼴이 되니 도저히 다시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공항에서 수차례 컴플레인을 걸었지만 출입국 관리 시스템을 수기로 작성하는 나라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짐 못 찾으니 포기하라는 말 뿐... 아마 제 노트북은 그 나라 공항 직원 누군가의 집에 고이 모셔져 있지 않나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기다리는 분들에게 보답이라면... 조만간 머릿속에 기억 중인 백수건달의 개략적인 이후 줄거리라도 짤막하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현재 만 서른도 안 된 제가 현장에서 상당히 책임이 큰 업무를 맡고 있어 하루 12시간을 업무에 매진하다보니 이조차 정확하게 어느 때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아무튼... 먹고 살기 바쁘다는 말 아래 이제 글이라는 작은 취미마저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빼앗기게 된 것이 너무 분통합니다만... 결국 이게 운명이려나 하고 자포자기의 심정이기만 합니다.


언젠가 다시 웃으며 인사드릴 날을 기다려 봅니다.


죄송함에 몸둘 바를 모르는 억우였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12 비상독수리
    작성일
    15.04.13 22:00
    No. 1

    아, 그런 안타까운 일이......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조차 없을 만큼 슬픈 현실입니다.
    정말 엄청 힘드시겠지만......
    힘내세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담적산
    작성일
    15.04.13 22:15
    No. 2

    노트북이 그렇게 귀한 나라를 떠돌다니...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불멸의이도
    작성일
    15.04.13 23:12
    No. 3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사흘 동안 집을 비웠더니, 소설이 담긴 노트북을 누군가가 훔쳐갔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2006년만 해도 클라우드, 웹하드 같은 게 없다보니 저 역시 홀라당 다 날려 버렸지 뭡니까. 무려 5년을 써온 소설이었는데... 너무 괴로운 나머지 공사장 알바를 하며 잊어보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더군요. 오히려 더 생생하게 소설 줄거리가 생각났고, 그래서 의기투합해서 다시 썼습니다.

    힘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야광흑나비
    작성일
    15.04.13 23:27
    No. 4

    에고.... 몸 건강하시고, 몸조심 하세요. ㅠㅠ 글쟁이에게 노트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건강과 안전이 제일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크레노아
    작성일
    15.04.13 21:58
    No. 5

    외국에 계시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탄탄비
    작성일
    15.04.14 00:23
    No. 6

    1년 뒤,
    그 노트북을 획득한 한 외국인 남자가 한글을 익혀 문피아에 입성하게 되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8 오늘도요
    작성일
    15.04.14 01:58
    No. 7

    앜ㅋㅋㅋ 이게 모에욬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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