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뒤흔든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형제가 있습니다.
나이가 훨씬 많은 형은 핏덩이인 어린 동생을 위해 젊었을때부터 열심히 외국에서 일하며 다른 친척집에 의탁한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죠.
그런 형을 위해 동생도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형제는 만나지 못하지만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애를 확인하며, 멀리서도 서로를 기대며 열심히 살아가죠.
...세월이 흘러 형이 결혼을 했습니다. 상대는 역시 과거의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약간 연상의 여인입니다. 재혼 경력도 있는 여자이지만 동생은 인정하고 축하했습니다. 멀리 떨어진 형의 가족도 행복했습니다.
...세월이 조금 더 흘러 동생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대 역시 고아로, 전쟁으로 부모를 잃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힘든 생활이지만 아이도 낳고 비로소 늦은 결혼을 합니다.
그 결혼식을 축하하러 외국에 사는 형 부부가 어려운 발걸음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생의 아내를 만납니다. 외롭게 살아온 동생을 잘 부탁한다고 말하기 위해.
하지만 모든 이가 굳어버립니다. 형수가 시동생의 아내를 향해 외칩니다.
“혹시 XX니?”
동생의 아내도 동서 형님을 향해 말합니다.
“...혹시...어머니?”
네. 두 사람은 과거 그 전쟁으로 인해 생사를 모르고 헤어진 가족, 그것도 엄마와 딸인 겁니다.
형에게 있어 새신부는 제수씨일까요, 수양딸일까요.
동생에게 있어 형수는 형수일까요, 장모일까요.
각자의 아이조차 있는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렇게 마냥 웃을 수가 없는 족보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써먹으려니 욕먹을까요? ㅡ.ㅡㅋ
* 변태 아닙니다. 다만 쬐금 꼬였을 뿐입니다.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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