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소녀가 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두 소년이 소녀에게 호감을 느껴 접근했습니다.
한 놈의 이름은 선징수.
한 놈의 이름은 후징수.
두 놈은 소녀에게 손을 벌리며 양쪽 중 하나를 잡으라고 합니다.
후징수라는 놈이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이에 소녀는 생각했습니다.
‘난 지금 그대로가 좋아. 누군가를 만날 시기가 아니야.’
소녀는 후징수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누구의 손도 잡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후징수의 손을 뿌리친 광경을 본 같은 반 아이 한 명이 소문을 냈습니다.
‘소녀가 선징수와 사귀더라.’
소녀는 억울했습니다. 후징수를 거절한 것이 어떻게 선징수를 받아들이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난 둘 다 싫은데......’
소녀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소문을 낸 아이는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서 소녀의 감정을 결정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에게 소녀의 행동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결과를 이야기 합니다.
소녀는 억울했습니다. 그냥 억울했습니다.
소녀가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소녀에게 이번에도 한 명의 남자가 접근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과 같은 반이었던 남자. 그리 친하지도, 좋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아이였습니다.
남자 아이의 이름은 ‘대여점’
소녀는 대여점이라는 남자에 대해 큰 호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운명이었는지 자꾸 부딪히게 되었고, 대여점과 친하게 지내는 다른 친구들과 만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들은 대여점이라는 남자에 대해 깊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좋은 면도 많구나.’
소녀는 그 때부터 남자를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점을 봤고, 나쁜 점을 알면서도 같이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소녀는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교를 마치고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중학교 시절부터 호감을 가지고 있던 대여점을 길거리에서 만났습니다. 소녀는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친해지기로 했습니다.
소녀와 대여점이 친하게 이야기를 나눌 때, 갑자기 누군가 나타납니다.
소녀와 초등학교 시절 짝꿍이었던 아이입니다. 아이가 말합니다.
‘너 대여점이 싫다면서?’
면박을 줍니다. 대여점은 붉게 물든 얼굴로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소녀는 억울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했던 말이, 직장인인 자신의 마음으로 대변되다니.
무수히 흐른 세월과 생각의 변화, 대여점과의 교류. 면박을 준 아이는 그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바로 어제 대여점이 싫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이미 많은 생각을 했고 그 남자에 대한 좋은 점을 보았는데,
면박을 줬던 아이는 대여점에 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아이입니다. 그리고 초등학교때 그런 말을 한 이후로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했던 아이입니다.
소녀는 억울했습니다. 너무 억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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