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59 취룡
작성
14.10.06 11:41
조회
2,739

개인차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저같은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런닝 타임이 두 시간 정도인 ‘짧은’영화와 달리 소설은(국내 장르소설의 경우) 10권 가까이 되기 때문에 몰입하는 시간 자체가 다르니까요.


뭐라고 해야할까요. 지켜보는 시간이 긴만큼 더 정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영화 속에서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지켜본 인물이 불행한 결말을 맞이해도 그 ‘찝찝함’이 제법 긴 편인데... 소설의 경우에는 그 찝찝함이 이어지는 기간이 영화의 몇 배는 됩니다.


세드/베드 엔딩을 선호하는 창작자들은 곧잘 이런 말을 합니다.

“기억에 더 오래 남고 싶다. 여운을 길게 남기고 싶다.”


물론 기억에 더 오래 남고 여운도 길게 갑니다. 다만 저와 비슷한 독자/관람자의 경우엔 찝찝함이 오래 가는 터라... 해당 창작자의 작품은 더 안 보게 되죠.

- 물론 납득이 가는, 그리고 감동적인 세드/베드 엔딩이라면 정말 창작자가 의도한 대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오히려 세드/베드 엔딩을 선호하는 수용자들도 있고요.


좀 횡설수설이 되는데(...)

세드/베드 엔딩을 어설프게 썼다가 차기작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예시를 몇 가지 들어본다면,


일단 네이버 웹툰의 아스란영웅전이 있습니다.

작가 자신이 역량부족이라 인정한, 다소 무리한 베드 엔딩을 억지로 낸 탓에 차기작인 스페이스킹은 꽤나 준수한 재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하위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죠.

아스란영웅전을 재미있게 봤던 독자들이 ‘이번에도 그렇게 엔딩 날 것 같아서 못 보겠다.’며 안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스페이스 킹이 아스란 영웅전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일본 라이트 노벨 쪽에도 비슷한 사례가 꽤 많습니다. 모 작가의 경우 러브 코메디로 인기를 끌었는데, 중간권부터 급 시리어스 노선을 타다가 정말이지 캐릭터를 파괴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전개 끝에 베드 엔딩을 냈습니다. 그리고 차기작은 ‘분명 또 나중가면 그렇게 하겠지.’하는 독자들의 외면에 의해 조기 종결. 이후에는 아예 책이 안나오는 것으로 압니다. 



음, 말하다보니 마치 세드/베드 엔딩을 내면 안된다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해피 엔딩만 넘쳐나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문제겠지요.

이 글은 일단 제 개인적인 선호에 관한 글입니다. 아니, 정말로(...)



제 개인적인 해피 엔딩의 기준은 일반적인 해피 엔딩 기준과는 좀 다릅니다.

‘세상이 어찌되든 주변인물이 몇이 죽는 일단 주인공 커플이 살아남아서 행복하게 살면 해피엔딩’이 제 해피엔딩의 기준이기 때문에 남들이 보기에는 세드/베드 엔딩인 것도 제게는 해피엔딩일 때가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저 조건을 벗어난다해도, 안타깝지만 수긍할 수 있는 엔딩이면 찝찝함보다는 안타까움, 아련함 이런 여운을 길게 가져가고요.



언제나처럼 횡설수설이 되었는데...

제목 그대로 소설의 경우 영화보다 엔딩의 여운이 오래갑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몰입하는 시간 자체가 다르니까요.


때문에 판타지/무협과 같은 장르소설에서 세드/베드 엔딩은 그만큼 조심해서 다루어야 하는 소재가 아닐까 합니다.




Comment ' 20

  • 작성자
    Lv.36 아칵
    작성일
    14.10.06 11:50
    No. 1

    해피든 베드든 논리적 혹은 감정적 개연성만 충분하다면 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물론 찝찝함이 남는 엔딩보단 시원한 해피엔딩이 좋겠죠.
    특히 작가가 엔딩을 어떻게 끝낼까 하고 밀당하는거 보면 미춰붜리겠우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06 11:51
    No. 2

    글쎄요.저는 한 10년 가던데요. 문제는 그런글은 찾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김정안
    작성일
    14.10.06 11:52
    No. 3

    영화나 소설이나 어떤 작품이든 여운은 천차만별이죠.
    예시들이 와 닿는 게 도움이 많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드리밍데이
    작성일
    14.10.06 12:25
    No. 4

    저도 예전에 새드엔딩인 소설을 보고나서 한동안 헤어나오지를 못했습니다. 영화같은경우에는 새드엔딩이어도 자고일어나면 여운이 사라져있는데 소설은.. 한동안 계속 슬픈 기분으로 지네게 되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7ㅏ
    작성일
    14.10.06 12:40
    No. 5

    영화든 소설이든... 보는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은 명작이라 불릴 가치가 있죠.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따라서, 장르의 문제라기 보다는 퀄리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7 징징모드
    작성일
    14.10.06 13:03
    No. 6
  • 답글
    작성자
    Lv.59 취룡
    작성일
    14.10.06 13:08
    No. 7

    명작을 논하는 글이 아닙...
    단순히 집중하는, 함께하는 시간을 이야기 한 거니까요.

    덧1) 물론 단 두 시간만에 평생 기억에 남을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런 영화들이 명작이라 불리는 거겠죠 :D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7 징징모드
    작성일
    14.10.06 13:24
    No. 8

    명작을 구분하자는 말이 아니라 새드나 배드 역시 퀄리티 있게 잘 쓴 글이라면 명작이라고 불릴 만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씀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아르케
    작성일
    14.10.06 13:41
    No. 9

    맞는거 같긴 해요. 최후식님의 표류공주 보고 그 뒤로 최후식님 글은 안보게 되었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2 Barebug
    작성일
    14.10.06 14:05
    No. 10

    방금 찾아봤는데 여자가 이해가 안되네요... 차라리 자살하지 남자를 더 비참하게 만드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4.10.06 13:48
    No. 11

    엔딩의 방향성은 개인적으로 별 상관 안하는지라... 말씀대로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일단 저같은 경우는 여운과 후유증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여운은 감동에서 오는데 후유증은 배드엔딩에서 더 와닿는 경우도 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우울한날
    작성일
    14.10.06 14:26
    No. 12

    소설은 상상의 여지가 많아서 더욱 그렇지 않을까요? 소설을 읽음으로써 머리속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비극적인 결말을 완성함으로써 더욱 오래간다고 생각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우룡(牛龍)
    작성일
    14.10.06 16:01
    No. 13

    스페이스 킹은 데드 스페이스 킹이란 이름으로 블리며 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가끔씩 역겨우리 만치 쓰는 글이나 개연성 말아먹는 글이 아니라 주인공 버프가 없는 가능성이 있는 소설등은 매우 선호도가 높습니다. 다만, 그렇게 쓰기를 원하는 일부 작가님들이 억지로 스토리 변경이라는 무리수를 두시니 해피엔딩 선호가들이 질색하는거죠.
    보다보면 나름의 면역력이 생기니 그리 거북하지도 않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9 취룡
    작성일
    14.10.06 16:31
    No. 14

    스페이스 킹이 이전 아스란 영웅전보다 더 재밌다고 생각하는 독자 중에 하나인 터라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제로니뱀뱀
    작성일
    14.10.06 17:26
    No. 15

    아스란 영웅전 공감가네요. 원래 좋아했는데 충격적인 엔딩보고 그 작가분의 작품 자체를 보지 않는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STINTENT
    작성일
    14.10.06 17:51
    No. 16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59 취룡
    작성일
    14.10.06 21:50
    No. 17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68 흰나래
    작성일
    14.10.06 19:09
    No. 18

    최종병기 그녀 생각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2 7ㅏ
    작성일
    14.10.06 20:20
    No. 19

    명작이지만, 다시보진 않습니다. 가슴이 메여서리... 내일모레 마흔인데, 만화 보면서 울고 있기는 좀 쑥스럽더만요.. 허허...
    대신 그 작가분의 다른 작품 "좋은 사람"은 해피엔딩이라 좋아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6 ACHT.W
    작성일
    14.10.06 23:24
    No. 20

    영화에 비해 소설이 조금 더 기억에 남는다는 점은 아무래도 묘사된 쪽을 상상하면서 읽어가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아스란 쪽은 확실히 엔딩이 나빳다고는 말할수 없었으나 좋았다고도 말할 수 없었죠. 주인공이 끝까지 살아남아서 볼 해피엔딩을 기대했었으니까요. 하지만 배드 엔딩쪽도 괜찮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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