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은 글을 써보질 않아서일까요? 처음 설정을 만들고, 시놉시스를 짜면서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매력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막상 뼈대를 완성해놓고 살을 붙일 때는 너무 엉성해서 차마 누군가에게 쉽게 보여주진 못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서재에 저만 볼 수 있는 글로 작품을 구상해서 대충의 캐릭터 설정, 시놉시스, 가이드라인 등 도구들을 구비해놓고 나서야 글을 쓰기 시작하는 편입니다.(역시나 비공개지만)
오늘은 유난히도 잠이 안 오던 터라, 누워서 요즘 재미있게 느껴졌던 일들, 소설들을 되뇌이다 써보고 싶은 소재를 떠올렸습니다. 두루뭉실한 아이디어를 실체화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머릿속에서 작업을 하면서 컴퓨터를 켰지요.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의 즐거움을 안고요. 설정으로 시작된 고민이 어느새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치닫는 와중에, 옛날에 서재에 써둔 다른 글의 ‘뼈대’를 발견했습니다.
사느라 바빠서 차마 살을 붙이질 못해서 앙상한 뼈대는, 오랜만에 읽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아아, 넌 왜 나한테서 나와서 완성도 안되고 빛을 볼 수가 없는 거니. 필력좋은 작가분께서 써주신다면 열심히 읽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오늘 떠올렸던 새로운 소설에 대한 구상은 희미해져 있었습니다... ㅠ_ㅠ 다 까먹었어요. 재밌었는데.... (나만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결론은 월요일 새벽엔 헛짓을 하면 안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으으, 내일 아침엔 어떻게 일어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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