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문체, 문장력, 사용하는 어휘의 풍부함.. 이런 것들은 노력과 연습, 배움으로 어떻게든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위대한 소설가들도 어쩌면 삼류 혹은 이름모를 소설가보다 문장력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결국 우리들이 소설을 읽을 때 이 소설은 ‘재미있고’ 거기에 더해서 말하기를 문체가 좋다,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문장력이 훌륭하다, 어휘가 놀라울 정도로 생동감 있다 등등을 말합니다. 말하자면 소설의 근간은 문체, 문장력 등이 아니라는 슬픈 현실이 되겠네요.
소설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것은 통칭 재미입니다.
사색의 재미일수도 있고, 강력한 메시지로부터 오는 희열일수도 있으며, 말초적 재미일수도 있겠지만 이 재미를 이끄는 것은 단순히 노력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더군요.
재능.. 말 그대로 재능.. 타고난 재능이지요.
태어나서부터 이야기꾼으로 타고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흥미있게 받아들일지 아는 것 같습니다. 비록 지루한 문장과 문체를 지녔다 할지라도, 문학 전공자들이 봤다면 코웃음칠 비문이 가득하다 할지라도 그런 재능있는 사람들의 글은 대중을 끌고 혁명을 만들어내니까요.
그렇다면 그 재미를 이끌 능력이 안 되는 범인들은 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요.
무슨 노력을 해야만 하는 걸까요.
내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싶어 글을 쓴다-
저에겐 이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도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게는 마냥 재미있는 이 이야기가 남들에게는 길가의 굴러다니는 돌멩이처럼 값어치가 없을 수 있다는 당연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를 제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고, 재미있어 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힘을 냅니다만, 그마저도 점차 댓글이 사라지는 시대상과 함께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죠.
덕분에 창작은 너무나 고독한 길이 되었습니다.
극히 소수가 거대한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소수 중에서도 절대 다수는 묻히고 사라집니다. 그냥 묻히고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절망을 품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연재 사이트를 가든 서문에 엄청난 포부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몇 년을 준비했다. 남들과는 다르다. 재미있을 거라 자신한다.
하지만 그 글들이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묻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맙니다. 아무리 준비해도, 아무리 남들과 다르려해도, 나의 노력과는 무관한 태생적 천재성이 거의 전부를 좌우하는 세계가 바로 이 창작의 세계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오히려 좋습니다. 재능이 있든 없든 절망할 일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나에게 글 쓰는 것 외엔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생각 외로 높은 절망의 벽을 목격하게 될 겁니다...
그렇기에 간곡히 부탁하는 것은 애정어린 관심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 창작의 세계는 냉정하며 독자들의 시선은 더욱 냉정할 것을 알기에 포기하는 것도 있습니다. 관심을 구걸하는 것은 무언가를 창작하여 스스로를 ‘작가’라 부르는 이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일 테니까요. 홍보와 같은 자기PR과는 다르게 말입니다.
어쨌든 오늘도 열심히 창작하는 많은 분들..
부디 끝까지 완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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