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습작을 리부트하는데 정말 힘드네요.

예전에 묵혀놨던 습작들을 꺼내 놓고 그 중에서 괜찮을 것 같은 설정들을 취합해 처음부터 완전히 뜯어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관에서 전개하는 중심 소설 하나만을 우선 손 대서 전체적인 흐름, 각 권 당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얼추 써놓긴 했는데..막상 비축분을 만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니 30p도 못가서 턱 하니 걸려버리네요.

머리 속에서는 끊임없이 다음 진행될 신에 대한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고, 다시 떠오르고 하기를 반복하는데 그 이미지를 문자로 구현하려니 초반부 10p 정도의 전투 신 하나 쓰는데 거의 몇시간은 걸린 거 같아요.

이래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일단 순간 순간 떠오르는 챕터들만 가볍게 써놓고 나중에 그 신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더 빠를까 이런 생각도 해보고 있는데..이게 좋은 생각일지 아닐지 확신이 안 서네요. 그러다가 앞뒤가 안맞는 소설이 나올까봐..

여러분은 글이 잘 안 써질 때 어떻게 하시나요?

[Nakk]

저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한 페이지짜리 시놉시스를 만들어두는데, 그게 지금 한 50개 가량 있습니다.
대부분이 1권 분량으로 끝날 단편인데, 지금 쓰는게 막힐 때면 그 중 아무거나 마음에 드는걸 골라 쓰면서 감을 찾습니다.

[작은불꽃]

여담입니다만, 1권이면 장편소설로 분류됩니다. ㅎㅎㅎ
단편은 원고지 80매 정도, 중편은 200에서 400매 정도.
800매 이상이면 장편소설이지요.
간수님은 장편소설 50개 분량을 쌓아놓고 계시다는...

[마니]

이 글이 안 써지면 다른 글을 쓰고, 그 글이 막히면 또 다른 글을 쓰고....했습니다만, 절대로 바보짓이더군요. 개인차가 있겠죠. 최소한 저에게 그 방법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요새는 '완벽한 글을 써주겠어!' 라는 망상을 버리고 완결을 목표로 하니까 글이 안 나올때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거 같아요. 대신 퀄리티가 바닥입니다만....완결이 더 중요하지 싶어요. 리뉴얼은 완결 후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니까요.

[GARO]

퀄리티가 너무 저질이면 어디 연재한다고 올리기도 뭐해서...제 맘에 드는 수준의 퀄을 내려고 하다 보니 영 지지부진해네요.

저도 가끔은 다른 글 써보기도 했는데, 역시 안 맞아서 지금은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머리 식히는 정도? 뭐 그 정도 선이네요.

[위대한알라]

저 같은 경우는 담배, 커피 한 잔, 노래 틀어놓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무작정 자판기 두드리다보면 어느 샌가 5페이지 정도 써져 있습니다. 그걸 수정하고 그 다음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는 거죠. 그럼 챕터 간의 연결도 안 어색해지고 차근차근 개연성있게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GARO]

흠...참고해볼만한 방식이군요. 일단 몇 페이지 쓰고, 한번 퇴고를 하고, 다시 몇 페이지를 쓰고..라....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BanS]

잘~ 쓰다가 턱 막힐때가 있죠. 전 글이 막히면 5분 정도 펜을 놓고 다른 걸 해요. 아무꺼나요. 그리고 5분 정도 있다가 와서 다시 글을 씁니다. 그냥 위대한알라님처럼 정해놓은 스토리를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생각나는대로 씁니다.
전 항상 한 사건이 끝나고 다음 사건으로 넘어갈때 막혔습니다. 다음 사건은 쓰겠는데 사건과 사건 사이를 어떻게 이어야할 지 몰라서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이럴때 위 방법처럼 가볍게 막막 쓰다보면 다음 사건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다음 사건 부턴 생각해둔 게 있으니 술술 적힐 겁니다. 한마디로 뚫렸다고 볼 수 있죠. 물론 나중엔 수정을 해야겠지만요.
막혔을때 중요한 건 뚫는 것 같습니다. 말이 좀 이상한데 ㅋㅋ 일단 질이 낮을 지라도 뚫어야 글을 쓸 수 있으니깐요. 수정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창작은 막히면 쉽게 하기가 힘드니까요 ㅠㅠ

저 같은 경우는 빨리빨리 써야하는 처지라 이렇게 하지만, 시간이 많으시면 전에 썼던 글을 읽어보면서 퇴고도 하고 다음 내용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