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신록대전 6일차 중계

작성자
Personacon 동방존자
작성
14.05.18 00:34
조회
3,200

연참6일차.jpg


[중계소설: 신록마관]


5

 

수면선인이 결국 인두어와 반맥진인을 상대로 격전을 벌였다.

두 사람 모두 화경을 바라보는 고수들. 더구나 오랜 세월 손발을 맞춰온 무인과 술사의 합격은 확실히 범상치 않았다. 수면선인이 강호 출도 이래 처음 전력을 다하며 두 사람을 경악케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당장 지지는 않겠지만 시간을 끌면 절대 이길 수 없다. 결국 수면선인은 구명(救命)의 비기 수면무호흡(垂面無呼吸)을 발휘해 기척을 지우고 간신히 몸만 빼냈다.

허나 그 두 사람에게 집중하느라 피아노의 존재를 잠시 잊고 말았다.

곧바로 제4일차 관문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문을 열려던 수면선인이 뭔가 섬뜩한 느낌에 고개를 팩 돌렸다.

놀랍게도 허공에 검 한 자루가 둥실 떠 수면선인을 향해 짓쳐들고 있었다.

이기어검?

허나 그렇게 보기엔 예기가 너무 약했다. 그래도 워낙 지척에서 갑작스레 쏘아진 검격이라 피하기는 어려웠다. 급한대로 왼팔을 들어 검격을 막으며 오른팔로 반은비(班隱匕)를 날렸다.

오승도(五乘刀)와 더불어 수면선인의 양대무공 중 하나인 반은비가 허공을 찢었다.

 

!”

 

외마디 비명과 함께 홀연 허공에 휘장 같은 것을 뒤집어 쓴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가 풀썩 쓰러졌다.

수면선인이 다가가 휘장을 걷었다.

거기, 목젖에 반은비가 박혀 피거품을 물고 경련하는 한 소녀가 있었다. 피아노.

수면선인이 걷어낸 휘장은 바로 반맥진인이 만든 마법구, 마녀의 새장이었다. 일종의 투명망토와 비슷하지만, 모습만 아니라 기운 자체를 완벽하게 지워버려 일단 이를 뒤집어쓰면 절대경의 고수조차 삼장 안에서는 그 안에 든 자를 느낄 수 없다.

수면선인이 늦게나마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은 피아노가 암습을 위해 휘장을 살짝 들춘 탓이다.

피아노로선 특히 불행했던 것이 반은비가 날라온 지점이 그녀의 목젖이었다는 점이다. 반은비가 목 아래로 날아왔다면 피아노의 암습은 깨끗이 성공했을지 모른다. 그 어떤 날붙이도 뚫을 수 없는 인두어의 흑사보갑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외마디 비명을 들었을 때부터 상대가 피아노임을 눈치챘던 수면선인이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우고 구슬픈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비록 암습을 해왔지만 이제 겨우 열다섯의 꼬마 숙녀. 그 여린 어깨에 피씨방 오백 식솔들의 목숨값을 지고 신록마관에 들어온 그녀였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마관에서 두 사람을 죽여야 해약을 얻을 수 있다고 했지? 누구지? 가능하다면 내가 대신해주마. 그래서 너희 피씨방 식솔들을 살릴 수 있다면.”

 

피로 붉게 물든 입술에서 미처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나왔다.

 

당신은 들어줄 수 없어요.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당신 이니까…”

 

피아노의 눈에서 생기가 꺼졌다. 열다섯 짧은 인생을 그리 마감한 것이다.

수면선인에게 풀리지 않는 의혹을 남기고.

 

그리고 기사(奇事)는 신록마관에서만 일어나고 있지 않았다.

 

*

 

문낙원 최북단에 위치한 험산, 매산[梅山].

짙은 운무가 일렁이는 산중 깊은 계곡 앞에 복면을 쓴 한 사내가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주문 같은 문구를 읊조린다.

 

빛을 거닐고자 어둠을 거닐고, 어둠을 거닐고자 빛을 거닌다.
색이자 무색, 무색이자 색으로 존재해야할 존재. 인간이여.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을 쫓지 말고 그저 인간으로 살지어다.
중앙에서 중앙을 찾아 걷는들 중앙을 벗어날 뿐이니 순리하고 걸어갈지어다.
그곳이 곧 정도(正道)의 길이고, 신의(信義)의 길이며, 선마신(善魔神) 길일지니!

 

읊조림이 끝나자 문득 일진광풍이 몰아쳤고, 그 여파에 운무가 싹 걷히며 좁은 협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협곡 앞에 집채만한 석비가 서 있었고 거기 웅휘한 필체로 네 글자가 써 있었다.

 

- 봉룡광천(封龍狂天).

 

문낙원에 몸담은 이들 중 누군가가 석비를 보았다면 기함할 정도로 두려움에 휩싸였으리라.

봉룡광천, 용을 가둔 미친 하늘.

달리 봉마지(封魔地)라고도 불리우는 이곳은 대대로 마교라 낙인찍힌 광룡교(狂龍敎)의 고수들이, 금강신존 이전 문낙원의 절대자였으며 현재 마관에 든 자들 중 일인인 광필자의 부친 전능자에 의해 수감된, 불가출(不可出)의 뇌옥인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억울하기 이를데 없는 노릇이다. 광룡교의 신도라 하여 어찌 무조건 악인이랴. 그들 중에는 수많은 선인들도 존재했건만.

어떻든.

 

크크크크크. 진언(嗔言)으로 용령진을 파한 자, 필경 문낙원의 인물이렷다? 누구냐? 무슨 목적으로 봉룡광천을 연 것인가?”

 

협곡 안쪽에서 진득하게 마기가 묻어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허나 마기에 물든 음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었다.

삼십년만에 마침내 열린 것이다. 마인들의 군거라는 강호 제일의 비지(秘地), 봉룡광천이!


* 너무들 안 탈락하시면 중계하기 힘들까 싶어 저어했는데, 생각보다 많이들 탈락하시네요. 슬픕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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