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
14.03.26 17:36
조회
4,038

문피아, 조아라, 아이작가등 여러곳에서 활동하며 글을 좀 읽어 봤지만

저는 어릴적부터 ‘현실적인 심리묘사'를 한 작품을 좋아했습니다.

주인공이 막 깽판치면서 영웅이 되는 게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는 그런 글들 말이죠.

그래서 간결체든 만연체든 심리묘사가 현실적이고 개연성이 깊다면 재밌게 읽는 편이었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고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만 하더라도 이상의 날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오노 후유미의 시귀, 우로부치 겐의 사야의 노래이니 말 다했죠.

제가 바라고 소망하는 환상을 작품이 대신 이뤄줘 대리만족을 하는 게 아니라, 뭔가 현실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주로 좋아했어요. 꿈을 잃고 좌절하며 자기 비판적인 작품들 말이죠.

그렇다고 대리만족용 문화를 소비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꿈과 희망을 이루는 이야기들보다 현실적이고 아픔이 있는 것들을 주로 소비했고...

(예를 들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트루 티어즈 라던가...)


그래서 그런지 저는 글 쓸때마다 ‘현실적인 심리묘사'에 중점을 맞춰요.

설정 떡밥도 심리묘사 위주로 뿌리는 편이고, 또 심리묘사 위주로 회수하는 편이고...

그런데 글 쓰는 동료들 보면

어떤 사람은 유려한 문체, 어떤 사람은 간결하고 시원한 문장, 어떤 사람은 꿈과 희망이 있는 이야기, 어떤 사람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는 자극적인 이야기, 어떤 사람은 독특한 설정에 신경을 쓰더군요.

오로지 그게 전부인것처럼...


솔직히 뭐가 옳은지도 모르겠고, 인기만 보면 제가 틀린거 같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이십년 가까운 취향의 농축을 그대로 뿌리쳐 버리기는 힘드네요.

글 쓰다보면 어느샌가 제 스타일이 나오고 있고ㅋㅋㅋ


역시나 글이란, 그냥 배설해 내는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글쓰는게 뭐 별거라고 구약시대 서기관들이 성경을 필사하듯 쓰겠어요?

어차피 내 사상 베껴서 쓴 거...

이렇게 쓰나 저렇게 쓰나 냄새나는 거, 신랄하게 배설하는게 오히려 작가적 정신에 더 부합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요새 들어요

ㅎㅎㅎ


Comment ' 22

  • 작성자
    Lv.16 voltex
    작성일
    14.03.26 17:49
    No. 1

    저는 주로 부연설명보다는 주로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상황설명하는 서술 방식으로 글을 씁니다.
    인위적으로 사람의 나이 연도 같은 것을 배제하고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는 편인데 ;;;이러다보니
    논란거리가 조금 있는듯 하네요. 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17:55
    No. 2

    차분한 글 서술, 저는 굉장히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저 스스로가 감정적인 사람이라서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엉클벤젠
    작성일
    14.03.26 17:49
    No. 3

    어? 저는 뭐에 집중하고 있는지 스스로 파악을 못하겠네요. 바보...인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17:56
    No. 4

    뭐 굳이 제가 언급한 것 중에 있진 않을 거예요.
    엉클님께 선생질 하는 것 같아 스스로가 우습긴 하지만, 어쨌든 글이란 작가의 취향을 반영하기 마련이니까...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뒹굴보노
    작성일
    14.03.26 17:56
    No. 5

    각자가 문학관이 다르고 가치관도 다른데 모두가 똑같은 글만 써낸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겠죠.
    글쓰는 것에서 어떤 한가지 시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하는게 더 말도 안되는 거 아닐까요. 무슨 수학 논문도 아니고... 작가의 관점 차이야 말로 단순한 글에 차별화와 가치를 부여하는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17:57
    No. 6

    저도 요새와서 그렇게 생각해요.
    예전엔 순수문학이 최상위 문학이고 사회문학이 두번째, 장르문학은 그 아래라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저것도 다 필요한 글들이더라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크로니클s
    작성일
    14.03.26 18:14
    No. 7

    아, 이분 맘에 든당 *-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19:11
    No. 8

    어멍, 저 부끄러워 해야 되나요?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르웨느
    작성일
    14.03.26 18:26
    No. 9

    오, 그런 글 좋아한다면 자추하고 싶습니다.
    http://blog.munpia.com/rose/category/254983/page/3/post/24097
    제가 받은 감상문 중에 하나인데, 읽어보시면 Bibleray님이 말씀하신 게 곧 제 글에 대한 감상입니다. 비관적이고 심리적인 거, 좌절하고 실패하고 애쓰지만 결국 무너지는 거.
    요즘 쓰는 인공패는 많이 순화시킨 거라, 주인공이 구르기만 할 뿐 비참해지거나 좌절하는 건 없습니다만.
    3년 전까지 쓴 하지마!요네즈란 글은 꼭 그런 내용이니 한번 봐주십사... 청합니다. 리메이크판 말고(리메이크판은 초고본이 너무 괴팍하고 괴롭다는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순화시킨 겁니다) 초고본으로. __)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르웨느
    작성일
    14.03.26 18:39
    No. 10

    아, 실수. 위에 올린 건 제가 말한 감상문이 아니네요. http://blog.munpia.com/rose/category/254983/page/3/post/24477
    이걸 보여드리려고 했던 건데;;; 구르고 구르는 부분에 대한 감상문이죠.
    무튼 독자 분이 하나 늘면 기쁘겠습니다. ;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19:11
    No. 11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엄청느림
    작성일
    14.03.26 19:06
    No. 12

    가끔은 제 소설이 그러하다고 믿지만 막상 그러하다고 못 느끼는 게 대부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19:12
    No. 13

    저도 그렇게 뛰어나진 않아요. 신경쓰는 부분에 대해서라도 뛰어나지고 싶을 뿐이지...
    기대와 현실은 다르잖아요?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3.26 19:52
    No. 14

    저는 뭐...아직 초보라서 그날그날 올리는 것만도 감사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서 제가 실천하려 했던 것은..성장이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20:44
    No. 15

    글 쓰는데 초보가 어디 있나요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별소나기
    작성일
    14.03.26 20:57
    No. 16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소설을 쓰고 있는 걸요.
    "일기"는 단편인거고요.
    언젠가는 저도 다른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소설을 쓰고 싶지만, 당장 하루 앞 미래를 찾아가기도 바쁜거 같습니다.

    사람들이 장르 문학에 매료되는건 자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 아니면 자신이 겪을 수 없는 삶에 대한 대리만족이겠죠.

    물론 다른분들의 의견은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21:02
    No. 17

    제 관점에 인생이란 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문학과는 또 다른 거 같아요ㅎㅎ
    제 경우는 오히려 슬플때 더 슬프려고, 슬픔에 위로받으려고 보는 편이라 답답하다 싶은 작품이 더 좋더라구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여루별
    작성일
    14.03.26 22:50
    No. 18

    저는 사건 중심인것 같네요, 그것을 분석하고 그런것에 집중하는듯 그러면서 나혼자만 즐기는 기분이 되죠 이거원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6 23:10
    No. 19

    그래도 추천 많이 받으시네요~~~ㅋㅋ
    혼자만 즐기는 글이 아니신거 같은데~~~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더페이서
    작성일
    14.03.27 07:43
    No. 20

    저도 심리묘사에 집중해서 씁니다. 육상 스포츠물인데 이게 그저 달리는 이야기인지라, 흥미를 키우기 위해 주인공의 심리를 상세하게 쓰는 편이에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1 더페이서
    작성일
    14.03.27 07:48
    No. 21

    ㅋㅋ웃기게도 100미터 땅! 달리고 있다! 골인! 이 장면을 짧으면 5천 길면 2만자까지 써버리죠. 주인공의 심리묘사는 물론, 지켜보는 이들의 심리적인 묘사로 말이죠...ㅋㅋ 지루하지 않게 너무 길어서도 안 되고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게 짧아서도 안 되니... 아주 어렵죠.ㅎㅎ 게다가 심리라는 것이 막상 쓰다보면 어느순간부터 비슷비슷해지더군요. 이때부터 아주 난감합니다. 어, 이런 심리는 초반에도 나왔었는데? 어, 이 부분은 그때 나왔고... 여기서부터 머리가 뽀개지죠; 같은 장면을 다르게 느끼게 만들어야 하는데. 또 비슷한 장면에서 비슷한 심리를 무언가 전과는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데... 아주 죽습니다. 그래도, 이게 저한테 맞는 것 같아서 즐겁게 쓰고 있답니다.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Bibleray
    작성일
    14.03.27 13:23
    No. 22

    심리소설의 장점은 작자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배설할수 있는것에 있다는거 같더라고요.
    글은 역시 재밌게 쓰는게 가장 좋아요ㅎ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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