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
13.12.15 22:48
조회
3,016

그동안 열심히 글을 썼는데 제가 얼마나 한글을 잘못 쓰고 있는지 새삼 느끼는 중입니다. 대학교때 한국어능력시험이란 걸 보려고 어쩔 수 없이 공부한 적이 있는데요 그땐 어렵다, 어렵다, 소리만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작가가 되고 보니 이제 틀린 맞춤법이 쏙쏙 들어옵니다. 다른 분들 글을 읽으면서도 이건 이렇게 쓰는 게 아닌데, 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을 늘 꾹꾹 참습니다. (분명 누군가는 자기가 얼마나 잘못 쓰고 있는지 알고 나서 좌절감을 느낄 테니까요..) 저도 다시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게 되면서 그동안 잘못 쓴 글들을 찾아서 뜯어고치고 싶어졌으니 제가 괜히 말씀드렸다가 작가님 기분만 상하게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연재한담을 이용하여 특히 많이 잘못쓰는 맞춤법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1. ~구 ~구선

예1) 밥 챙겨 먹구가~ /  좋더라구요.

고침) 밥 챙겨 먹고가~  / 좋더라고요.

 

2. 그 뜻이 충분한데 공연히 ‘~시키다’ 를 덧붙이는 경우

같은 근육만 계속 혹사시키다보니 → 혹사하다보니

금지키셨다 → 금지했다

실현시키는 → 실현하는

파괴시키고 → 파괴하고.

잘못된 사례는 무궁무진합니다.

 

3. 속물근성을 간직하고 → 띠고

간직하고는 대체로 긍정적인 경우에 사용합니다.

 

4. 목을 길게 늘리면 → 목을 길게 늘이면

늘이다: 본디보다 길게 하다.

늘리다: 본디보다 많게 하다.

 

5. 한단어인데 띄어쓰는 경우

온데간데없이

의미심장하다

하루빨리

잡아먹다

먹고살다

끌어들이다

맡아보다

맞아떨어지다

(셀 수 없지만 한글에서 체크해주니 넘어가겠습니다.)

*꿈의 도서관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해주신 내용.

 사실 우리말의 교착어적 특성으로 인해 합성어와 연어를 구분하기가 매우 매우 힘듭니다.
애초에 합성동사인지(이 경우 한 단어라 붙여 써야 함) 연어인지(이 경우 두 단어라 띄어 써야 함)의 구분 자체가 단어별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정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자의적인 거고 좋게 보면 우리말이 교착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문규정 관련 실수 중 잘못 띄어 쓰는 현상에 대해서는 좀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띄어쓰기'라는 단어는 합성명사로 붙여 써야 하고
'띄어 쓰다'인 경우는 동사의 연어로서 띄어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붙여쓰기', '붙여 쓰다'이니
이건 국어학 박사도 교수도 사전을 보기 전엔 모두 알 수가 없습니다.
(지식에 감사를 드립니다.)

 

5. ~는 ~은을 잘못 쓰는 경우

그것은 목돈을 마련하기에 알맞는 예금이다.

→알맞은 예금이다.

형용사인 알맞다 뒤에  현재시제를 나타내는 ‘는’ 은 올 수 없습니다. 

 

6. 요구되는 시대긴 하지만 →시대이긴 하지만

‘체언 + ~이기’ 꼴에는 ‘이’를 생략하지 않는게 원칙입니다.

 

7. 줄은 서나마나이고 ~ → 줄은 서나마나하고

‘~나 ~이다’라는 표현은 비문입니다.

 

8. 지정만큼은 피해보려고 ~ →~만은 피해보려고

만큼: 수량이나 정도를 비유하는 형식에 쓰입니다.

만: 한정의 뜻을 나타냄.

 

지금 계속 제가 아까 필기한 노트를 보고 쓰고 있는데 더 길어질 경우 안 보시고 넘어가겠네요. 가장 많이 틀리는 경우만 짚어보았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2분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도 배웠네요!

내용은 수정하였습니다.

 

 


Comment ' 25

  • 작성자
    Lv.18 꿈의도서관
    작성일
    13.12.15 23:13
    No. 1

    약간 틀린 부분이 있어서 댓글 달아봅니다.

    붕괴시키다는 그대로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금지하다, 실현하다, 파괴하다는 타동사이지만
    붕괴하다는 자동사이기 때문입니다. '도로가 붕괴하다'와 같이 씁니다. 즉 붕괴하다와 붕괴시키다는 뜻이 다릅니다.

    다리를 붕괴시켰다.
    다리가 붕괴했다/붕괴되었다.

    '기에'의 구어체 '길래'는 2011년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었습니다.

    실랑이/승강이: 실랑이로 써도 됩니다. 실랑이가 승강이의 뜻을 포함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일
    13.12.15 23:36
    No. 2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책을 바꿔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잘못 공부했다가는 큰일... 정말 고맙습니다. 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엄청느림
    작성일
    13.12.15 23:18
    No. 3

    윗분이 거의 다 말씀하셨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엄청느림
    작성일
    13.12.15 23:20
    No. 4

    덧붙이자면 지난가을은 띄어 써도 무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꿈의도서관
    작성일
    13.12.15 23:28
    No. 5

    처음 쓰신 게 맞아요. ㅇㅅㅇ; '띄어 쓰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엄청느림
    작성일
    13.12.15 23:30
    No. 6

    방금 그래서 삭제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밤의꿈
    작성일
    13.12.15 23:27
    No. 7

    난 외국인이였나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일
    13.12.15 23:30
    No. 8

    꿈의 도서관님 우리말 달인이신가봐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꿈의도서관
    작성일
    13.12.15 23:39
    No. 9

    덧. 5번 부분이 한국어에서 진짜 어려운 부분 같습니다.

    사실 우리말의 교착어적 특성으로 인해 합성어와 연어를 구분하기가 매우 매우 힘듭니다.
    애초에 합성동사인지(이 경우 한 단어라 붙여 써야 함) 연어인지(이 경우 두 단어라 띄어 써야 함)의 구분 자체가 단어별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정해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자의적인 거고 좋게 보면 우리말이 교착어라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문규정 관련 실수 중 잘못 띄어 쓰는 현상에 대해서는 좀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띄어쓰기'라는 단어는 합성명사로 붙여 써야 하고
    '띄어 쓰다'인 경우는 동사의 연어로서 띄어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붙여쓰기', '붙여 쓰다'이니
    이건 국어학 박사도 교수도 사전을 보기 전엔 모두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우리 모두 사전을 끼고 살아야 합니다...(응??)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tulip642..
    작성일
    13.12.16 00:29
    No. 10

    공감하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가멸
    작성일
    13.12.15 23:41
    No. 11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김연우
    작성일
    13.12.15 23:56
    No. 12

    안녕하세요. 지나가던 전공자입니다.
    계속 지나가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꿈의도서관
    작성일
    13.12.16 00:13
    No. 13

    곰님 이과쪽 아니셨어요? ㅋㅋㅋㅋㅋ
    오브리랑 비슷한 전공이신 줄 알았는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김연우
    작성일
    13.12.16 00:16
    No. 14

    고등학교는 자연계 졸업했는데 학부는 국문과 나왔어요 :) 박사는 현대문학으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8 꿈의도서관
    작성일
    13.12.16 00:19
    No. 15

    박사!
    근데 왜 그냥 지나가세요.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김연우
    작성일
    13.12.16 00:22
    No. 16

    단물은 꿈의도서관님이 다 드셔놓고선!
    그리고 전 어학이 아니라 문학 전공이라서요 ㅋㅋㅋ 으앙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16 00:13
    No. 17

    제가 가장 많이 틀리는
    없다-> ㅇ벗다
    노트북 시프트 키가 잘 안눌러져 자주 일어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일
    13.12.16 00:14
    No. 18

    저도 인생에서 2번 정도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tulip642..
    작성일
    13.12.16 00:24
    No. 19

    감사합니다. 저 자신의 단점을 돌아볼 기회를 마련해 준 유익한 게시물이었습니다.
    합성어와 관련하여 띄어쓰기도 참으로 어렵더군요.
    한 예로 '안절부절못하다.'라는 합성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띄어 쓰더군요.

    안절 부절 못 하다
    안절부절 못 하다
    안절 부절 못하다
    안절부절 못하다 등으로 쓰는 경우는 의외로 많더군요.

    그리고 '못 하다'와 '못하다'를 제대로 의미에 맞게 구별해서 쓰기는 더 힘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일
    13.12.16 00:32
    No. 20

    몰랐는데 휴...... 이 부분 장난 아니네요..... 못하다...
    진짜 진짜 어렵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일
    13.12.16 00:33
    No. 21

    안절부절 못하다 . 이것도 지금 검색해서 알았네요. 전 안절부절하다도 되는 줄 알았는데..... 못하다만 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tulip642..
    작성일
    13.12.16 00:27
    No. 22

    3번과 4번도 게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믿고보는분
    작성일
    13.12.16 00:31
    No. 23

    아 지운건데 다른 내용으로 채워넣었습니다.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도선선자
    작성일
    13.12.16 02:41
    No. 24

    어려운게 아니라 우리 모두 관심이 부족한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시디
    작성일
    13.12.16 04:42
    No. 25

    저도 젊은사람이지만 요즘 젊은사람들 보면 영어 맞춤법은 엄청 신경쓰면서 정작 우리나라 맞춤법은 신경도 안쓰는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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