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을 5번쯤 했고 최소한 5번 이상 읽다가 포기를 했습니다.
200년쯤 험악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잘 표현해서 인생의 쓴맛 단맛 다 본 40대 이상 작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겨우(?) 20대 말이고 3월에 복학을 하신다고해서 깜짝 놀랬습니다.
사냥꾼이며 악마사냥꾼인 “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진”은 100년을 악마사냥꾼으로 악마를 모두 두들겨잡았고 악마가 사라진 이후 100년 동안 사냥꾼으로 지낸 사람입니다.
암울한 세상에 대한에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읽다보면 이 글은 멸망한 세계의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멸망한 세계의 사냥꾼“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멸망한 세계에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꿈을 상실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멸망한 세계나 다름없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너의 꿈은 무엇인가?”, “너의 꿈은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작가는 질문하지 않지만 독자는 계속 질문을 받게 됩니다. 과연 나는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 수 있고 어떻게 판단할까? 그리고 그런 상황들이 현재에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되고 불편해지고 읽기 힘들어집니다. 초반에 사람을 잡아먹는 “슬래터”들 이야기를 보며 작가의 정신상태를 의심했습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끊임없이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각 에피소드는 각각 독립된 글이며 동시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대략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으나 그 의미는 언제나 새롭게 다가옵니다.
뜯어보면 설정의 오류가 꽤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디선가 한 번 본듯한... 무엇인가를 베낀 것 같은 느낌도 많이 받습니다. 1부가 여행담이라면 2부는 대전쟁이라서 느낌이 달라집니다. 주인공 외 다른 사냥꾼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루즈해 진다는 느낌도 받지요. 비판을 하자면 더 많은 비판도 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비판들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 글은 판타지를 읽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고 쓴 글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현재와 연결된 세상이지만)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복학전까지 이야기를 끝내신다고 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몇 가지 풀어낼 이야기는 남아 있지만 주인공 “진”이 “왜”, “어떻게”, “악마사냥꾼”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하면 들어야 할 이야기는 모두 듣는 것 같습니다.
“악마사냥꾼은 인간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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