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로 유명하지 못한 글을 열심히나마 쓰고 있는 한산이가입니다.
저는 제가 감히 '작가' 라는 타이틀을 쓸 자격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꽤 훌륭한 '독자' 임에는 틀림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아수독오거서' 라는데 글쎄요 제가 읽은 이북들을 찍어낸다면 창고 하나는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추천하고 싶은 글은 대머리 용사의 사명이라는 글입니다.
얼마전 추천하기에서 보고 읽게 되었는데 작품의 재미에 비해 반응이 미진하던군요.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땐 거부감이 확 들었습니다.
대머리와 용사라니..
대머리를 비하하고픈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참 안어울리는 조합 아닙니까?
그리고 사명이라니.. 머리가 나고픈 소원이라면 몰라도..?
거를까 싶었으나 저도 제 글에서 대머리 캐릭을 사랑하고 있는지라 같은 대머리 애호가로서 읽어보았습니다.
첫장면에서 페뷔스 드 샤토페르라는, 대머리 치고는 꽤 거창한 이름의 사내가 다짜고짜 신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오 뭐지? 하고 좀더 읽어보니 자신이 왜 대머리인지에 대한 해답을 신에게 찾고 있었군요.
알고보니 십대 때부터 이미 머리가 뭉텅 빠지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저런 불쌍해라. 그렇지 않나요?
자세한 묘사는 나오지 않지만 정황상 주인공은 이미 머리털이라곤 한가닥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부끄러워서 항상 투구를 씁니다.
투구만 쓰면 너무 이상하니까 갑옷도 늘 입습니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사막이건 집 안이건..
다소 황당한 설정이군요.
저는 이런 황당함이 좋습니다.
작가가 그런 것을 지겨운 설명이 아니라 묘사와 센스있는 설명으로 풀어내어줬다면 더 좋습니다.
그런데 이 주인공, 실상은 대머리를 숨기려고 투구에 갑옷까지 쓰는 주제에 제법 강합니다.
냉소적이기도 하고, 오만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아이러니 너무 좋지 않나요?
간간히 신과 인간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가 고개를 디미는데, 이걸 대머리로 풀어나가니까..
무엇보다 작가분이 글을 너무 잘씁니다.
읽다가 슬럼프가 올만큼.. 잘쓰십니다.
김영하나 박민규 작가분이 각잡고 판타지를 쓰면 이렇게 쓰려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매력적인 대머리 용사, 페뷔스 드 샤토페르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찬성: 
반대: 
베어문도넛
휘동揮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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