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도욱
작품명 : 개방각하
출판사 : 청어람
1985년부터 2003년까지 90여종에 1400권 가량의 만화 원작 창작.
개방각하 표지 뒤에 있는 작가의 프로필이더군요.
어쩐지 생소한 작가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풀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않다 했더니만 그만한 사연(?)이 있었네요.
"내 나이 어느덧 스물 일곱야. 이젠 나도 화류계 생활 정리하고 한 남자의 아내로 살고 싶어. 결혼해서 자기 닮은 아들도 낳고, 자기를 위해 맛있는 요리도 많이 만들어줄게. 물론 가끔 술친구도 돼주고."
"당신이 결혼하는 건 좋은데 그 상대가 왜 하필 나지? 이 세상에 지천인 게 바로 남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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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연상은 싫어. 남자보다 나이 많은 여자들은 괜히 어른 행세를 하기나 하고."
"연상이래 봐야 우린 겨우 세 살 차이밖에 안 나."
"세 살은 차이가 아닌가?"
"하지만 난 좀 어려 보이잖아? 누구도 날 스물 일곱으론 안 본다는 거 자기가 잘 알잖아? 자기도 처음엔 내가 자기보다 어린 줄 알았다고 했으면서."
"어쨌든 많은 건 사실이잖아. 그리고 당신 얼굴이 어려 보이는 건 다 화장발야. 화장 안 한 맨 얼굴은 오히려 나이보다 족히 다섯은 더 먹어 보인다구."
무대붕이 개방제일의 기녀인 요수련의 청혼을 거절하는 장면의 대사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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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만큼은 나와 수준이 꼭 맞는 그런 여자와 할 것이다. 일단 얼굴과 몸매는 기본이고, 성격도 무조건 남자 말이라면 꾸뻑 죽을 만큼 순종적이어야 되겠지. 그리고 남편이 바람을 펴도 다 이해해 줄 정도로 이해심이 많아야 하고, 이세를 위해서라도 머리는 당연히 좋아야 하고, 무좀이 없어야 하고, 아기를 낳아도 몸매만큼은 신속히 처녀때의 몸매로 돌아올 수 있는 체질이어야 하고, 속 썩이는 처남이나 처제들이 없을 것이며, 집안도 당연히 뼈대가 있어야 되고...."
요수련에게 따귀를 얻어맞은 후 무대붕이 지껄였던 자신의 배후자 조건입니다.
맞을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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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숙, 나도 그녀를 사랑해."
"알아. 하지만 목숨을 걸고 하는 게 사랑이라구."
"나도 그깟 목숨 얼마든지 걸 수 있어. 그녀를 내 아내로 만들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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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자식보다 못한 건 단지 그녀를 늦게 만났다는 것뿐이라구. 그런 이유 하나 때문에 그녀를 포기한다는 건 정말 미치도록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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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만나고 늦게 만난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지? 늦게 만난 사람의 사랑의 사랑도 아니라는 건가?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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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함께 자고 싶고, 함께 식탁에 앉아 밥도 먹고 싶고, 내가 피곤할 때면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눕고 싶고, 그녀가 피곤해하면 업어주고 싶고...."
이것은 당숙인 철면주개 무천표와 술을 마시면서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무대붕의 대사 중 일부입니다.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잘났다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자신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던 무대붕이 사랑 때문에 절망하고 있는 모습이 고소해야 하는데 왠지 너무도 측은하더군요.
그 외에도 무대붕의 황당한 명언(?)들이 많지만 스토리를 알게 되면 괜히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만큼 이 정도로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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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 이기적이면서도 낙천적이고,
글조차 깨우치지 못할 정도로 단순 무식한 주인공 무대붕.
그 어딜봐도 전혀 존경할 구석이 없는 그런 그가 무림사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받게 된다고 하니...정말 계속 그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표지에 나와 있는 대로 그의 거침없는 질주와 갈수록 재미가 배가되는 <개방각하>를 강력하게 추천하면서...
다음 권도 빨리 빨리....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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