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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坐照
작성
04.11.06 10:48
조회
2,613

작가명 : 손승윤

작품명 : 천도비화수

출판사 : 청어람

작가명 : 손승윤

작품명 : 천도비화수

출판사 : 청어람

요즘은 고무림 수장작들에 대한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보표무적에 이어 이번에는 천도비화수입니다.

1. 천도비화수는 전체적으론 잘 씌어진 글입니다.

문장력도 있고 간혹 드러나는 문학적 표현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한글이 아니면

드러낼 수 없는 표현이란 생각에 새삼 한글의 우수성과 그 우수성을 밝혀준

글솜씨에 찬탄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2. 중원에 고려인 또는 고려인2세의 등장 또한 신선하였습니다.

다른 무협에서도 간혹 고려인 또는 조선인의 등장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묘왕동주의 박한, 성라대연의 동방불패 등등이 그것이죠. 그러나 주인공으로서라기

보다는 비중있는 조연의 역할 정도에 불과하였던 것인 데,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군요.

이야기 전체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이나마 이런 식으로 고려인 또는 조선인을

개입시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되면 논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무협소설이 중국 것인가 한국 것인가 하는

논쟁도 종막을 고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족으로 무대 설정이 중원(중국)이고 거기에 나오는 인물 또한 중국인만이라

하더라도 그 소설을 지은이가 한국사람이라면 그건 틀림없이 한국소설(한국무협)

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고요.

잘 씌여졌고 등장인물 또한 비교적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히트되지 못한 이유는

무얼까요?

그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1. 한자어투의 지나친 남용

전체적으로 이것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한자를 가까이 하여 왔기 때문에 왠만한 한자는 익히 알고 있다고

여기고 있음에도 이 소설을 읽다보니 지나친 한자및 생소한 용어의 한자 때문에

집중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였습니다.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충분히 알고 접근하면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그 반대인 경우에는 오히려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

하기가 힘들어 몰입에 지장을 주는 부작용도 일으킨다는 생각인 데,

이 소설에서는 지나친 한자사용으로 그 부작용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욱 사용되어지는 한자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한자가 아니라 제가

생각하기에는 중국 본토에서 진짜로 사용하는 한자들인 것 같았기에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그로인해 저같이 한물간 넘도 부담스러지는 데 하물며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

될 리가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2. 재미는 곧 흥미의 결과물이다.

재미를 느끼는 위해서는 먼저 이야기 진행에 대한 흥미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점을 잘 포착하는가 그렇지 않은 가에 따라 인기작가 대열에 포함되느냐 아니냐

하는 기준이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장력 여부에 대한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런 전제에서 보면, 이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케 하는 요소가 불충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한자어의 지나친 사용으로 사뭇 딱딱해지는 문장에다가 이야기 진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니 독자들은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안 좋은 부분이 이 소설의 제1권에서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 성질급한 독자들이 조금 읽다가 덮어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정독을 하는 편입니다.

그건 내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작가를 위해서도 그렇게 합니다.

고심끝에 창조한 작가의 이야기를 몇십분에 쭉 훍는다는 것은 저는 작가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렇게 정독을 하여야만 자간 사이의 의미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1권 중반이후에는 아예 읽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곤 곧장 2권으로

넘어갔는 데 그때부터는 다시 재미가 솔솔 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잘한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 진행이 성큼 성큼 되는 것이 저의 취향에 맞기 때문입니다.

있어도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없어도 아야기를 전개하는 데 하등 장애가 없는

그런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3. 기타

잔인한 장면의 상세한 묘사도 역시 조금 부담스러웠고, 심심찮게 등장하는 남자

거시기의 속어 사용도 긍정적인 면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위와같은 요소 때문에 히트를 하지 못한 것일 뿐 이 작품이 질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이 소설 역시 우리들이 필히 읽어볼만한 작품인 것은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교정을 확실히 보지 않은 것도 눈에 거슬리는 군요...

작가님의 후속작을 기대합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1 Dr.소
    작성일
    04.11.06 11:59
    No. 1

    고무림 은상작에 걸맞는 수작이였음은 분명하다고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4.11.06 12:12
    No. 2

    강간씬 빼고는 다 좋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야광충94
    작성일
    04.11.06 13:49
    No. 3

    손승윤님의 다음 작품인 열하일기에서도 위에서 글쓰신 분이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문제점들이 있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두 작품들을 보면서 느꼈던 문제점을 아주 시원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두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안타까웠던 점은 바로 위에 열거한 그러한 단점들이 작가의 재능을 가로막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즉 몇가지 부분만 교정된다면, 감히 이런 표현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읽기에 더 좋은 작품이 될텐데 아쉽더군요. 어차피 장르문학이란 상업성을 무시할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데뷔작 천도비화수에 이어서 2번째 작품인 열하일기에서도 보여지는 공통적인 단점들.. 작가분들 자존심, 고집세기로 유명한 거 알지만 (대부분 글 쓰시는 분들이 그렇다는 겁니다.)본문에서 필자가 말씀하신 몇가지 단점만 극복된다면 장르문학 시장에서 나름대로 히트칠 수 있을 것 같기에 감히 몇자 적어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존자
    작성일
    04.11.06 14:17
    No. 4

    고맙습니다.
    과분한 점수를 주신 것 같아서 부끄러워집니다.
    2세대무협이 태동되기 직전에 무협을 끊었다가 천도비화수를 쓰면서 다시 무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판과는 거리가 먼 쪽에서 오래도록 생활했습니다. 그래서 천도비화수는 의지만으로 풀어나간 글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신춘문예 은상도 매우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뽑아주신 금강 문주님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출판해 주신 출판사와 그 관계자 여러분께, 지루함을 참고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늘 송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언제가 되었든 이 송구한 마음을 갚을 생각입니다. 저는 빚지고는 못사는 성격입니다.
    아래 덧글 달아주신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비귀신
    작성일
    04.11.06 16:12
    No. 5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작가님 덧글을 보고 나니 다음 작품이 기대되네요^-^ 파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조조천하
    작성일
    04.11.06 17:10
    No. 6

    천도비화수 전반적인 글 흐름면에서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독자의 시선을 잡아둘수 있는 점이 부족하더군요. 아련한 로맨스나 약간의 추리적인요소도 가미되어야 하지만 천도비화수에서는 부족했습니다.또한 주연못지 않은 조연의 전무함입니다. 너무 주인공에 치중해 있는듯하면 지루해질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책의 종이질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도비화수를 읽을때마다 복사본(재본)을 읽는듯한 느낌입니다. 이느낌 상당히 꺼림칙합니다. 그리고 글씨형태도 종이질과 어울려 딱딱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까지도 신경써 준다면 다음 작품은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서비
    작성일
    04.11.06 18:45
    No. 7

    저는 좀 다른데..

    어려운 한자를 사용한다고 해서 글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만큼 독자에게 정독을 요구하고, 글의 맛도 사투리나 내용으로 봐서 아련하고 감상적인 느낌을 가지도록 하는데 중간중간에 나오는 묘사는 거진 컬트적으로 잔인하고 세밀하니..
    읽다 '억'하고는 덮어, 숨 한번 쉬고 그 부분 뛰어넘고 다시 읽고.. 이런게 반복되더군요.
    장면묘사가 자세한 것도 좋지만... 적당히 두루뭉실하게 넘기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풍도연
    작성일
    04.11.06 20:01
    No. 8

    맞습니다.
    지나친 한자를 남용한 나머지 문맥이 수도없이 끊어지는 부분을
    이겨내느라 참 애먹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글을 보면 분명 손승윤님이 전통무협.. 그러니까 과거형무협을
    지향한게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은상수상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그분이 심혈을 기울여 쓰신 무협에 용기와 가능성을 부여했으니 말입니다. 또한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은상보다 더 뛰어난 상을 받아야 했다라고는 잘 모르겠지만 무협을 오랜기간 읽어본 독자라면 과연이라는 긍정을 가질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冬月
    작성일
    04.11.07 09:38
    No. 9

    정말 재밌게 본 무협인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破邪神劍
    작성일
    04.11.17 19:38
    No. 10

    한가지 불필요한 태글을 걸자면... 성라대연에 나오는 고려인은

    동방불패가 아니라 동방무적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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