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서하
작품명 : 대운하
출판사 :
서하라는 작가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독특한 경지에 이르러 있다는 것쯤은 총 6권 중 1권만 읽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스토리 전개 내용은 국내 작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을 갖고 있다. 글에서 풍기는 느낌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중국무협의 가장 큰 단점 중 한가지인 지루한 전개를 탈피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면서도 전형적인 틀안에 오히려 갇히는 느낌도 주니 독자로서는 햇갈릴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중국무협에서 사마외도와 정파를 나누는 기준에 대한 내용은 여러 중국무협작가들의 개념이 거의 흡사한데 국내무협에서 다루는 사파와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그러면서도 복수와 전쟁씬을 다루는것을 보면 시원시원하고 리얼리틱하기도 하니 대운하라는 작품이야 말로 한국과 중국의 무협의 여러 컬러가 복합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그러나 과연 명작이라 부르는 분들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을까라는 자문을 해보면 꼭 그렇지 만은 못하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기승전결을 따르는 소설의 특성상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그작품의 색깔을 매우 분명히 드러내며 강한 임펙트를 주며 감정을 뭄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면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보자. 신조협려에서 양과는 소용녀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여러 정파인사들이 구습에 얽혀 껄끄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일갈을 터트리며 소용녀에 대한 애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가슴속에 막혀 있던 무언가가 한꺼번에 올라오는 감흥을 느낄 수가 있다.
그런데 대운하에서 이런 장면이 얼마나 있는가. 마지막 6권에서 친구에게 겨눈 칼에서 무언가 반전이 있거나 할 줄 알았건만 주인공은 전형적이고 뻔한 전개만을 보여주다 끝났다. 한마디로 전체적인 전개가 너무나 평이하다. 임텍트가 부족하다.
나름 평가해줄 부분이라면 무공에 대한 묘사인데, 과거의 중국무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무협적인 궁술 기술들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뛰어나다. 마치 눈앞에 그릴 수 있을만큼의 섬세한 묘사에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그 밖에도 여러 진보된 개념의 무공이 등장하니 이 책을 읽기에 충분한 동기가 되어 줄 수 있다.
마치 영화 '마이웨이'를 본 느낌 같다. 국내 자본의 열악함 속에서도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듯한 완성도 높은 대형 전투씬을 3번이나 보여주면서도 딱이 클라이막스라 할만한 임펙트 있는 부분이없고, 스토리가 전개 되면 될수록 주인공에 깊이 빠져 들어가기 보다는 계속해서 몰입감은 방해받고 겉도는 면에서 말이다.
깊이 있는 몰입감을 선사해주지 못하고, 소위 말하는 보다 흥미로운 전개를 지속할 수 있는 떡밭만 뿌리다가 때로는 그 흐름마저 끊겨서 당혹스러운 이 작품은 중국무협과 한국무협을 깊이 있게 보지 않고 어느정도 섭렵한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어느 한쪽이라도 잘 알지못하거나 깊이 있게 파고든 적이 있다면 강력추천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이는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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