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금시조
작품명 : 광마
출판사 : 로크 미디어
1. 종말
예. 이걸로 끝이 났군요.
무림묵시록이랄까? 광신광세에서 세계가 멸망하더니 광마도 세상이 멸망하네요.(둘 다 가상이지만)
스케일은 세계멸망급답게 지금까지중에서도 최대의 스케일입니다. 전대 주인공(청무량 제외)들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인 애들이 최소 3명(적무한, 백파천, 십절수사)은 나오니.
거기에다가 반고문주 총합의식과 영겁조화문주 총합의식이나 소수겁후와 흑포염왕까지...
과연 금시조월드의 아포칼립스인 만큼 어느 시대보다도 화려한 출연진입니다.
광신광세는 루프를 연상시키는 결말로 끝났으나 광마는 그야말로 디 엔드군요.
이 모든 것의 끝이 커플 브레이크라는 건 좀 씁쓸합니다만, 금시조월드의 윤회의 특성상 그것이 진정한 끝은 아니겠죠.
윤회의 루프가 존재하는 이상 이별은 이별이 아닐테니... 광마에서 적무한이 자신의 세계를 멸망시킴으로써 그 이후의 시대로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과거의 어딘가에서 두 사람은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겠죠.
2. 전대 주인공들의 발자취
이번 11권에서는 반가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소림에 혈관음이 남긴 유산.
개인적으로 관음문의 무공은 그 특성 때문에 금시조월드의 무공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무공이었는데 설마 광마에서 보게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NICE~)
도정명이 혈관음의 무공으로 적무한이 빙의된 천마를 쓰러뜨릴 때는 오오!
그러나 반고문주 총합의식이 시전한 반고개벽 앞에 gg... 0TL
어쨌든 소림에서 도정명이 듣게 된 두 사람의 혈관음이란 건 광마 10권에서 먼저 빛과 어둠의 두 혈관음으로 언급되었었고, 앞서 전작인 천뢰무한 8권에서 혈관음의 주인공인 단자명이 빛의 혈관음으로 밝혀졌습니다.
북궁남가에서는 관음문의 무공으로 관음일여가 등장해 북궁남가의 주인공인 (천마가 이번에 언급한) 검무린이 익히는데 이건 관음지혈과 달리 핏빛이 아닌 옥색빛입니다.
북궁남가에서 언급되는 관음문주의 성이 단씨인 걸로 보아 관음문은 빛의 혈관음의 무공을 계승한 것 같으니, 광마에 나오는 관음지혈은 어둠의 혈관음의 무공인 것 같습니다.(어쩌면 검무린과 도정명의 경지의 차이일지도 모르겟습니다만...)
백파천이 언급한 진정한 무적검... 묵혼!!!!!!!!
예. 역시 이번에도 나왔습니다. 정생이는 정말 수많은 독자는 물론이고 작가님께도 사랑 받는 캐릭터인 듯. 몇년 전에 둔저님과 쪽지를 나누면서 묵혼과 다른 무적검들의 차이를 이야기했었는데
둔저님 ~ 우주나 일원은 같은 무적검이라도 묵혼과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생이가 '불이검문의 일원은 나의 묵혼과 같은 수준의 경지다~'라고 하는 바람에 좀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사실 그 형태나 탄생 과정도 무적검들과는 많이 다르지요.
모두 어떤 무공이 궁극에 이르면서 도달한 무엇인 동시에 결국 무공이라는 틀 안에 존재한다면은 묵혼은 마치 곤충이 변태를 하듯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데다가 무공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초능력, 신적 능력에 가깝지요.
이를테면 좀 우습지만...
만약 벽력탄 1천개가 날아온다면은...
무적검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몸에 방어막을 치는 한편 그것들을 쓸어버리는....
자신의 힘으로 상대의 힘을 어떻게 하는 것인데
(그것이 파괴든 흡수든 분해든..)
묵혼은 도달하는 순간 아무런 충격도 주지 않고 되돌려주거나 폭발하는 순간 그 충격과 에너지를 그대로 다른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
자신의 힘은 조금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한신 ~ 묵혼은, 천지... 세계 그 자체의 힘을 쓴다는 것에서 다른 무적검과 많은 차이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원과 가깝다는 이유는 일원 이전의 대자연검도가 대자연에 가장 조화스러운, 대자연과 하나되는 무공이고 그 특징이 일원에서도 이어졌기 때문이 아닌가하고 생각해봅니다.
(또 9권 도중에 정생이와 정소명의 젓가락 대결에서 불이검문의 무공이 천지건곤과 매우 흡사하다고 나왔었죠.)
둔저님의 말씀대로 다른 무적검들이 습득자 내부에서 비롯되어 내부에서 발생되는 힘이라면, 정생의 묵혼 역시 내부에서 비롯되었으되 천지간의 기운과 적들의 힘을 포함한, 인식할 수 있는 외부의 모든 힘을 묵혼으로서 변환하여 발생되는 것 같습니다.(9권내에서도 묵혼은 계속 성장했죠. 아니, 정생이 묵혼을 좀 더 능숙하게 다루게 되었다고 할까... 처음에는 천지간의 힘을 흡수한 묵혼으로 암흑무저공을 없앨 뿐이지만 나중에는 암흑무적공 그 자체마저도 변화시켜선 토스;;)
천중오예-무적검을 얻음-무적검을 완성...
확실히 정생이는 중간 과정을 그냥 패스한 듯한 느낌이 있죠;; 다른 애들이 무적검을 얻고나서 할 고생을 미리하고 묵혼을 얻어서일까요?
이번엔 금시조님께서 진정한 무적검으로 묵혼 직접 언급해주시는군요.
사실 약골무적에서 나온 백미성승의 무적검왕에 대한 예언도 정소운의 일원보다는 절대무적의 정생이가 9권에서 구마룡과 부딪치며 보인 오직 하나의 검-묵혼이 연상되고 말입니다.
광마 11권에선 백파천이 언급하는 걸 보면, 적무한과 백파천 둘 중 하나 즉 하나의 아수라혈존이라면 묵혼으로 상대가 가능할 것 같고.
과연 무적검을 초월한 무적검!
적무한이 백파천에게 감탄하며 언급한 고금제일마 적군양.
수많은 무협소설 중에서도 최정상을 달리는 다크포스를 내뿜는 적군양.
저는 적군양을 둘로 구분합니다. 천하제일마 적군양과 고금제일마 적군양. 앞은 후대에 무명이란 대협으로 전해지는 실혼전기의 주인공 적군양이고 뒤는 실혼전기의 최종보스 적군양입니다.
앞이 그래도 아직 인간이라면 뒤는 완전 악마죠. 광신과 같이 자신만이 존귀하기를 원하는. 그러나 가장 깊은 곳에 파묻힌 진실은 얻지못할 존재. 그렇기에 저는 실혼전기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자는 고금제일마라 생각합니다. 천하제일마였던 적군양은 인간으로 돌아가니까요. 과거의 진실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선과 악의 기로에서 갈등하는 사람으로.
(굳이 말하면 이쪽도 남궁유를 잃었다는 점에서 별 다를 게 없는, 혼을 잃은 남자이지만.)
광마가 완결된 지금은 언젠가 나올 광혼전기에서 보여줄 적군양(들)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다크포스 그 이상의 것을...
신이 될려고 한 인간과 그를 막아선 인간이고자 한 인간.
광마에서의 싸움은 사실상 환환전기보다는 광신광세에서 시작된 것.
광마의 마지막 싸움도 조화심결과 조화심결의 싸움이라 할 수 있고.
양쪽 모두 마지막 싸움에서 세계가 멸망하고.
과연 함께 나온 이유가 있군요.
연대기의 시작은 환환전기이지만 광마에서 보자면 광신광세가 진정한 시작일 것 같습니다.
환환전기는 광마보다는, 신의 힘(무량진기)으로만 쓰러뜨릴 수 있었던 악마의 힘을 인간의 힘(무량진기에서 비롯된 관음문의 무공과도 연관이 없는... 뇌문이라는 인간에게서 인간에게 이어져 완성된 힘)으로 완전히 쓰러뜨렸다는 것이나 마가의 계보의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천뢰무한과 더 어울릴 듯 하고요.
수많은 운명의 싸움이 벌어졌고 마침내 모든 운명의 종착지가 된 단심평.
무림천추에선 수천명의 무림인이 이 땅에서 죽었으며 진소백이 창안한 공진뢰를 익힌 엽평이 혈마수라결을 극성으로 익힌 좌고학을 때려눕힙니다.
겁난유세에서도 무수한 무림인들이 죽고 혈마수라결을 초월해 신마은하광을 창안한 종기가 광무혼이 혼신이 부서져가며 천뢰검으로 전개한 뇌정지기에 쓰러짐.(겁난유세 내에선 세상을 멸망시킬 마인으로 묘사된 종기는 무적 시리즈의 입장에서 보면 중간 보스 정도지만 그 때는 정말로 포스극강이었던... 광무혼은 금시조월드에서 가장 처절한 주인공. 정생이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주인공. 그러나 동시에 유일하게 마흔 넘은 중년! 개인적으로 겁난유세의 최종결전이 정말 마음에 들었기에 금시조님의 다음 글들에선 부디 생략되지 않길 바래어 봅니다.. 최종결전...)
약골무적에선 천하비무의 장소로 사망자는 없습니다. 무적검 습득자들의 대결로 이 싸움을 통해 정소운이 무적검왕이 됩니다.(그런데 최강의 최종결전 생략... 하다 못해 완성된 일원을 선보이는 부분만 보여주셨어도... 완성되지 않은 일원 한방에 뚫려버린 팔황마제 따윈...)
여러 주인공들이 끝을 본 장소답게 광마에서도 단심평은 모든 것의 끝이 시작되는 장소입니다.
환환지존의 봉인이, 옥추문이 깨어지고.
옥추문에서 신과 마를 집어삼키고 강림한 아수라혈존들과 지상에서 마지막 살육의 축제를 기다린 아수라혈존의 결전.
그리고 마침내 자기자신들조차 모두 죽이고 홀로 남은 아수라혈존 적무한에 의해 멸망의 진원지가 되는 땅.
그리고 세상이 구원받고 해방된 땅.
환환지존 청무량.
그래. 니가 짱이다!
청무량이 남긴 의지
vs
백파천&십절수사&금시조 월드 사람들의 염원&적무한의 온힘과 의지
우와오아오아어앙?!!?!?!
청무량의 힘은 작가의 권능과도 같으니...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광마의 마지막 문구는 환환전기 뒷표지의 소개글이죠.(저는 이걸 처음 봤을 때 SF소설 소개 문구인 줄 알았습니다.)
광마의 엔딩은 청무량에 의해 강림했다가 옥추문에 속박된 신의 힘이 옥추문의 파괴로 해방되어 금시조 월드를 떠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겠군요.(진실은 금시조님의 금시조 월드에 대한 이별 및 팬들에 대한 서비스이겠지만~)
3.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광마 이후의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지만(사실 있었지만) 그 이전의 이야기 중에는 아직 남은 것들이 있죠.
광혼전기 -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실혼전기의 후속편. 과연 적군양은 전작과 후배의 아성을 뛰어넘는 다크포스를 모두에게 심어줄 수 잇을까? 저는 다크포스보다는 실혼전기의 결말로 인한 적군양(들)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모수모각 - 검강이나 심검은 안 나온다는 박투소설. 그렇기에 무공보다는 좀 더 사람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작품.
혈관음 - 출판사 문제로 미완결된 작품. 이 녀석도 다크포스가 넘칩니다. 어쩌면 광마와 실혼전기 이상으로 어두어질지도. 혈뇌서원 시리즈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혈관음의 무공이 담긴 무량옥과 조화심결 외엔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그놈의 사대불가해가 나오기에 재출간에 대한 기대가 많습니다.
4. 일각수
광마 11권을 보면서 느낀 건데 본래 금시조님이 생각하신 결말은 어쩌면 이게 아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래 결말은 옥추문은 깨지지만 세상은 멸망하지 않고 신과 악마의 힘도 세상에 남아 퍼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전에 금시조님께 듣기론 일각수란 차기작 중 하나가 청무량의 봉인이 깨어진 이후의 이야기라 하셨기에.
무협도 판타지도 아닌 이야기라 하셨고 제목에서 기린이나 유니콘이 연상되기에 지금보다 훨씬 기환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가 아닐까 했는데 금시조 월드가 멸망했네요... 예. 멸망했습니다.(먼산)
어쩌면 무공이 사라진 무림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나올지도.
5. 떡밥 미회수
반고문 3대 병기. 소수겁후만 나왔고 거기에 흑포염왕을 더해도 하나가 안 나왔음.
환희의 검을 버리고 절망의 검을 배우러 간 손혜상의 사형.(아마 이쪽이 3대 병기의 마지막이었을 듯 한데)
천류은하폭의 다음 단계인 우주은하폭.(태양일원류가 되어버림.)
일의조화심결 마지막 구결 이름의 변경. 조화개벽->조화일여(여의만천) 11권 보기 전까지는 저 조화개벽이 반전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렇게는 안 되었네요. 조화개벽의 깨달음으로 죽여버린 본래의 적무한이 되살아나던가 전생을 각성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근데 그것도 옥추문의 파괴로 이루어진...
막유흔(손혜상 보좌하는 점창파의 검객)... 훨씬 비중이 적었던 양화빈도 나오는데 묻혀버린...
6. 그외
절대무적에서 정생이가 구마룡을 토스(~_~)해버리고 방황하였다 하는데 광마 11권을 보고 절대무적 끝을 다시 보니 이해가 갈 것도 같습니다.
광신광세 6권에서 구양직이 모든 산길(이계에선 어떤 사람이 오르는 경지나 고난이 산으로 표현)이 모이는 궁극에 이르고 그 궁극조차 넘어서면 망각한 꿈 속(이계)의 기억과 모든 생의 기억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금시조 월드에서 그 경지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 청무량을 제외하면 정생이.
구마룡을 쓰러뜨리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넘어섰다가 이전 생과 이후 생들의 기억을 얻어 혼란스러워진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곽엽...!! 이 녀석만큼은 적무한의 곁에 마지막까지 남아있을거라 생각했는데...(털썩) 금시조월드의 조연 중에서도 가장 비참하게 생각되더군요. 그래도 전생엔 적무한의 전생과 사이좋게 잘 놀았겠죠.
7. 그리고 그 분
모두들 알고 계시듯이 광마 완결권이 나오기 열흘 전에 슬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 둔저님은 금시조월드를 그 어떤 독자보다 사랑하셨고 가장 잘 아셨던 분이죠.
같은 지역이라 제대하면 언젠가 한 번 만나볼까 하였는데 씁쓸하게 되었습니다.
둔저님의 작품들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대하던 작가분들중에도 한 분이셨는데... 그 분의 작품과 감상평들이 더 이상 올라올 수 없게 된 건 장르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서글픈 일입니다.
금시조월드에서처럼 비록 잊더라도 꿈에서나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래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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