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당랑권(추천)

작성자
Lv.15 한뉘
작성
13.08.25 00:47
조회
7,363

제목:당랑권1~5

작가:중걸

 

간만에 수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을 보았습니다.

흔하고 흔한 소재라서 이제 나오면 관심도 가지 않는 정통제, 왕진, 우겸...(매력적인 소재라서 작가님들이 써보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한분이 한편씩만 내도 그걸 보는 독자는 못해도 수십편, 다독하시는 분들은 수백편도 될 수 있지요. 오죽하면 무협소설 좀 읽었다 하시는 분들은 왕진, 영락제, 건문제는 우리나라 역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분이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흔하디 흔한 소재라도 쓰는 작가에 따라서 그 재미가 달라진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글이었습니다.

 

1. 일단 소제목을 보고 첫권을 휘리릭 넘기면서 받은 인상은 ‘작가님과 출판사가 꾀를 부리지 않는다’였습니다.

별로 나눌 필요도 없어보이는 소제목을 15개씩 써가며 그것도 제목 하나당 한장씩을 빈페이지로 날려버리는 마공을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요즘은 거기다 더해 문단의 개념이 없어졌더군요. 한 문장 끝나면 무조건 엔터키 칩니다.

적어도 중걸님은 당랑권에서 그런 잔꾀를 부리지는 않았습니다. 문단구조가 정확한건 아니고 사실 엔터키를 자주쳤지만 상당히 빽빽한 분량을 자랑합니다.

 

2. 전작 효웅을 읽어봤는데 비슷한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협이라기 보다는 군협(群俠)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데 글솜씨가 상당히 발전했습니다. 문체가 나름 독특한 편인데 이것은 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문체 자체는 비슷한데 글솜씨 자체가 늘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쉽게 말해 재밌고 몰입이 더 잘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작 효웅도 재밌게 보긴 했는데 상당히 괜찮은 세계관(위에 말한 군협?)을 구성한 것에 비해 뭔가 글 자체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당랑권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주인공 개인의 삶과 군협들의 모습을 나름 조화롭게 버무렸습니다.

도원왕(?) 여위수의 모습에 울컥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것을 협이라고 했고 좋아했는데 요즘은 추세가 이기적인(?) 협을 선호하지요. ‘이기적인 협’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적인 부분이 있지만 요즘 대세가 일단 자기것, 자기목숨부터 챙기는 협인거 같습니다. 

 

3. 근래 나오는 책들이 대부분 먼치킨 소설이다보니 저도 어느새 먼치킨이 아니면 책을 보다가 답답함을 많이 느낍니다. 원래 제 취향을 잡탕이지만 적어도 먼치킨보다는 뭔가 서사적 구조가 있고 세계관이 뚜렷하거나 독특한 걸 좋아했는데 음식해주는 분들이 열에 아홉은 먼치킨만 해주고 그렇게 섭취하다보니 이미 저도 그것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당랑권은 먼치킨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보기에 따라 먼치킨이라고 할수도 있겠네요. 약관의 나이에 독학으로 거의 ‘신의경지’(작품중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아무튼 무림최고에 가깝게 되니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오는 먼치킨과는 차별화 되었기에 먼치킨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먼치킨에 익숙해져버린 제 입맛에 상당히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즉 먼치킨에 익숙한 분들도 재밌게 읽을만한 작품입니다.

 

4. 구구절절 너무 길어져서 자세한 내용은 읽고 확인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일독할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처음에도 기술했다시피 너무 흔하고 흔한 소재(왕진, 우겸), 뻔한 스토리 전개 때문에 아예 선입견을 갖고 읽지도 않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권까지 출판되었는데 시간관계로 4권까지 보았고 빠른 시일내에 5권도 볼 계획입니다.

 

아쉬운점)

1. 오탈자와 비문이 가끔 보였습니다.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가독성을 해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글의 수준이 이런 기본적인 것 때문에 떨어진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2. 3권까지는 너무 좋았는데 4권들어서 군협을 강조하면서 전작 효웅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하는 우려가 생겼습니다. 황제, 왕진, 우겸 등 중원전체를 놓고 하는 싸움이니 스케일이 커질수 밖에 없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이것이 아쉬웠습니다. 굳이 수만, 수십만 대군의 싸움으로 가는 것보다 당랑권과 주인공의 은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작품성을 높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사족)

오늘 좀 안타까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가끔 제가 들러는 곳인데 없는 책이 없습니다. 진짜 재미없고 가치없는 책들도 다 받지요.

그런데 이훈영님의 ‘금강동인’이 반품되었다고 하더군요. 두어번 봤고 오늘 생각난 김에 한번더 보려고 했는데요ㅜ.ㅜ

딱봐도 독자들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소재에 글의 진행방식이지만 저는 정말 좋게 본 작품인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Comment ' 8

  • 작성자
    Lv.15 무판비
    작성일
    13.08.25 01:08
    No. 1

    당랑권도 아주 좋죠..금강동인은 반품원인은 간단한거 같네요. 오로지 성실치 못한 작가의 태도불량.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averick
    작성일
    13.08.25 02:08
    No. 2

    금강동인은 소재가 글의 진행방식 문제가 아닐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averick
    작성일
    13.08.25 02:17
    No. 3

    당랑권이 예전에 중걸님이 말씀하시던 서선 이후의 동사 이야기 같지만...예전 말씀하셨던 구상과는 많이 달라진 면이 보이더군요. '견습무사'와의 연결점도 보이고요. 일단 견습무사 세계관과 이어지는건 악불비의 언급 등으로 확실한 것 같은데, 중사무림하고도 그대로 연결된건지, 효웅 세계관은 어떻게 맞물리는지...중걸님이 한번 정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averick
    작성일
    13.08.25 02:18
    No. 4

    활선도로 완결되고 견습무사-효웅-당랑권 이건 새로운 시리즈인건지, 아니면 견습무사-당랑권만 시리즈고 효웅은 또 별개인지...정리가 안되고 있음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똘망공자
    작성일
    13.08.25 09:29
    No. 5

    당랑권 오랫만에 괜찮은 작품인거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일
    13.08.25 11:24
    No. 6

    우리책방은 금강동인이 살아있다면 당랑권이 반품크리..
    2권을 보려고 했는데..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흑황
    작성일
    13.08.27 23:00
    No. 7

    중걸님 작품을 쭉 읽어왓던 사람이라면 좀 지루한감이 없지 않습니다..
    활선도부터 쭉 군부와 항상관련되고 즙포사자는 왜이리 많이 해먹는지...
    그것만 약감 감수하고 보면 정말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만베르
    작성일
    13.09.08 19:41
    No. 8

    당랑권은 저도 완전 만족했어요. 가볍지않은 옛날 작가님들 생각나면서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8508 판타지 세계의 왕 11권을 읽고.....(스포 많음) +13 Lv.96 윤필담 13.09.11 6,947 1
28507 로맨스 만월의 죽음 : 5년만에 재회한 남편의 정체는? +5 Lv.1 [탈퇴계정] 13.09.08 3,485 1
28506 게임 디오 작가의 신작 캔슬러를 읽고.. +33 Lv.2 감마레이 13.09.06 26,719 8
28505 라이트노벨 도마뱀의 왕 2 : 능력자 배틀은? +1 Lv.29 스톤부르크 13.09.04 4,393 1
28504 무협 수선경을 읽고 +8 Lv.1 김필생 13.09.04 8,172 12
28503 라이트노벨 풀 메탈 패닉 어나더 1~5 : 적당히 가볍다 +5 Lv.29 스톤부르크 13.09.04 6,327 3
28502 무협 낭인천하 8권 +5 Lv.1 [탈퇴계정] 13.09.04 5,780 7
28501 SF 발리스 를 읽고 Lv.22 무한오타 13.09.01 2,977 0
28500 현대물 무사 현대를 살다 를 읽고 +25 Lv.36 데분 13.08.30 13,008 8
28499 판타지 단테 신곡을 읽고 추천... +11 Lv.42 나찰(羅刹) 13.08.29 7,429 11
28498 감상요청 변경무사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19 Lv.99 낙엽사묘정 13.08.29 8,514 1
28497 무협 낙오무사(부제: 올해의 무협인데 빛을 못보... +19 Lv.16 무명의낭인 13.08.27 15,391 7
28496 판타지 요즘읽은 장르소설15 +9 Lv.2 DrBrown 13.08.27 9,139 3
28495 판타지 아이작 1~3권을 읽고 +9 Lv.9 검은하늘아 13.08.27 12,716 6
28494 현대물 신의 한수 4권 5권 몰아서 읽었습니다. Lv.44 똘망공자 13.08.25 4,832 2
28493 판타지 약먹은 인삼 - 게으른 영주 +34 Lv.99 거울속세상 13.08.25 11,578 20
28492 현대물 신의 한수 5권을 읽었습니다. +3 Lv.57 건주 13.08.25 4,993 2
28491 무협 완결난 좌백의 소림쌍괴 +20 Lv.66 서래귀검 13.08.25 16,658 14
» 무협 당랑권(추천) +8 Lv.15 한뉘 13.08.25 7,364 7
28489 일반 처음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참 쉬운 유화 ... +8 Lv.22 무한오타 13.08.23 3,615 1
28488 무협 낭인천하 8권 묵향 31권 감상(스포가 많습... +16 Lv.20 레이반 13.08.23 19,304 6
28487 무협 라이던킹 13권(완결)을 읽고 +1 Lv.2 낭만자 13.08.23 7,295 1
28486 무협 낭인천하 7권(누설약간) +9 Lv.44 Yorda 13.08.23 5,710 2
28485 무협 "비인괴협"을 읽고(작가 - 인백, 7권 출간중) +1 Lv.62 육합성만 13.08.22 5,623 0
28484 일반 작아도 기분 좋은 일본의 땅콩집 을 읽고 Lv.22 무한오타 13.08.21 3,198 1
28483 판타지 아이작3권을 읽고... +14 Lv.94 토우 13.08.20 6,060 2
28482 판타지 '잠자는 용'을 읽고 +7 Lv.11 레듀미안 13.08.20 5,082 3
28481 현대물 파슈파티 완결작에 나오는 !!강추 +5 Lv.70 유토픽업 13.08.20 8,752 3
28480 퓨전 부여섭 3부를 읽고 +10 Lv.48 벼이삭 13.08.19 5,042 9
28479 기타장르 벨로시티 를 읽고 +2 Lv.22 무한오타 13.08.19 2,267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