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운(우각)
작품명 : 천인혈
출판사 : 뿔미디어
박성진님의 절대무적을 읽고나서 한동안 무협엔 손을 놓고 지내던 일상..에라 모르겠다 하고 집어든 천인혈로 하여금 다시 한번 무림으로 달려들게 되었네요.
천인혈은 확실히 요즘 취향에 가깝습니다. 요즘 취향이라..직접 써놓고도 약간 이상함을 느끼네요. 중고생들에게 좌백님의 대도오나 혈기린외전, 설봉님의 산타 같은 작품들은 인기가 없지요. 너무 현학적이거나 딱딱한 문체는 싫어하며, 파괴적인 성향 혹은 로맨스를 편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천인혈은 중고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특징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생들에게만 어필하는 것과 중고생들에게도 어필하는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죠. 작가의 역량에 따라서 같은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문의 숙원을 위하여 부러진 도를 가지고 원수의 품안으로 숨어든 적무강, 서문아와의 운명적인 만남. 저는 로맨스에 있어서 유달리 개연성을 중시합니다. 여러명의 여인들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과 이유도 없고 대책도 없이 마구 꼬이는 것은 다른 것이죠. 한 눈에 반했다? 어찌보면 개연성이 가장 무시되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합리적이고 당연한 설정일지도 모르지요. 천인혈에서는 그 부분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습니다. 더욱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적무강과 서문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죠. 많은 글들을 보면 어떤 큰 계기가 생겨버리면 인물의 설정 자체가 뒤바뀌어버립니다. 냉기가 풀풀 날리던 여인이 하루아침 사이에 애교녀가 되어버리는 장면은 하도 많이 봐와서 질릴 지경입니다. 서로 사랑함에도 단지 믿음 하나로 상대를 보내줄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자신의 무기를 닦으면서 상대방을 생각하는 절제된 사랑!! 참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둘이 꼭 달라붙어서 이짓저짓(?) 하는 것보다 훨씬 철벽같은 사랑이죠.
6권 마지막부분...정말 멋있는 남자가 나옵니다. 광검문의 문주 한검우.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만...친구로나 적으로나 최고로 멋진 상대인 것 같습니다. 홍화검을 들고 피를 토하면서 내리는 마지막 명령. 적무강이 서문아를 업고 사투를 벌일 때보다 이 장면에서 전율이 이는 걸 느꼈습니다. 동시에 7권을 빌려가버린 어느 누군가에게 강렬한 살심이 이는 것도 느꼈습니다 -_-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천인혈..읽어보시면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명왕전기보다 더 강렬한 느낌을 받으실 것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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