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까 말까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제 이야기에 대하여 좋은 뜻으로 받아들일 분도 있을
반면, 그렇지 않을 분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목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보시면 되겠습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사시는 분들은 대부분 사투리를 쓰실 겁니다.
사투리에 대한 것이 아니고, 그 사투리의 억양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충청도 사람입니다. 충청도 억양 늘어지는 거 아실 겁니다.
"아부지~ 돌 굴러가유~"
뭐 이렇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 경상도에 살고 있습니다. 경상도에 처음 와서 느낀 것이 무
엇인고 하니 사람들이 모두 도발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사자가 이야기하는 내용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 말을 하고 있는 억양에서 그러한 것이 느
껴진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사실은 그렇지 않겠지요. 그런 의도로 말을 한 것이 아님에도 불
구하고 제 경우에는 경상도 사람들은 모두 성격이 급하고 도발적이다라는 편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그리 느낀다면 드러나지 않은
더 많은 사람들도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자 함입니다.
같은 글을 가지고 약간 다르게 써보겠습니다.
"이것은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런 것이다."
두 가지는 같은 내용을 같은 생각을 하는 두 사람이 각각 표현한 것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
시는지요.
최근 들어 논검에 논지와 예의의 우선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두 가
지를 다 접어두고 하나의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떠하고 어떤 근거에 의하여 이것은 저것입니다." 와
"어떠하고 어떤 근거에 의하여 제 경우에는 이것은 저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입니다.
두 예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이것은 예의도 글의 논지에 대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자신의 글에 대해 상대방에게 전하는
도구의 선택을 어떻게 했느냐의 차이입니다.
어떤 경우에 있어 대다수의 분들이 선을 넘어선 반응을 할까요? 전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논검란에 올리는 글을 어떤 방식으로 쓰느냐의 차이가 아닐 듯 싶습니다.
논검을 하고자 함도 아니고, 누구와 싸우고자 함도 아닙니다. 어떤 글의 선택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논검란을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의 질문과 의견 개진일 따름입니다.
최근 몇몇 글들에서 개인의 의견을 내놓는다기보다는 단정에 따른 부동적 자세가 보이는 듯
싶어 약간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부동적이라면 그것은 논검의 자세로는
합당하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논검을 하기 위해서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소 어느 정
도는 유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영진께 죄송한 말씀을 드리지만 제가 제시하는 의견은 과연 논검에 있어서 어떤 문장을
채택해야 좋을까 하는 주제이지 논검의 자세라는 미시적 관점은 아니라고 양해를 구합니다.
대부분 논검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내공이 높은 분들, 즉 고무림 사이트에 한정하는 것이 아
니라 타 사이트에서 활동하신 이력이 있으신 분들이 주체일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입문하거
나 또는 배움을 위해 논검을 찾으시는 분들은 논검의 글들이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리
라는 생각을 합니다.
개인의 생각이 절대적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논검은 과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에서 밝혀지는 사실도 100% 정확한 것은 아닐 겁니다.
고무림의 논검란은 1+1=2 라는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수학의 공식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
각합니다. "이것은 이렇다."라는 설명적이고 단정적인 문장은 이제 막 무협에 입문하는 많은
회원들에게 고립적인 사고를 정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s 아. 죄송합니다. 제 사정상 논검란에 반박글을 달 수 있는 처지가 아닌 관계로 이 글은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정담란으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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