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문학 관련 교양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내주신 주제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 또는 앞으로 사랑하게 될 사람을 위해 가을과 관련된 자유시를 한 번 지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가을 냄새가 나도록 간단한 시를 지어봤습니다.
그대와 나의 가을 하늘
그대여
단풍이 바람과 짝지어 노래하고
붉은 꽃무리가 시원한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하늘은 드높고 말은 살찐다는 가을이 왔습니다.
봄 햇살엔 미소 지으며 꽃봉오리를 피웠고
여름 장맛비엔 목을 축이며 생명의 활기를 돋웠던
사그라짐을 몰랐던 푸른 녹음의 생명들이
차가운 고독의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붉은 옷으로 갈아입는
붉은 단풍이 되어 세상을 비추는 가을이 왔습니다.
내 눈을 붉히는 단풍을 타고 온 것은 그대인가요.
아니면 그대와 나의 추억이 품은 향기인가요.
그것조차 아니면 붉게 물든 가을보다 더욱 붉은
아직도 빛을 잃지 않고 타오름을 멈추지 않는
가을 하늘보다 깊고 넓게 우러나는 우리의 마음인가요.
가을빛으로 물든 단풍이 사박사박 소리를 내며
우리의 발걸음을 따라올 때
그대와 나와 가을 하늘은 밝게 미소 지으며
서로를 마주봅니다.
그대여
가을보다 가까이 나에게 가을로서 다가오는 그대여
가을 하늘보다 공활한 마음으로 나를 품어주는
그대가 있기에 나의 오늘과 우리의 가을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붉은 가지에서 낙엽이 떨어지고
영원처럼 타오르는 노을빛이 어둠속으로 사라져도
이별이란 겨울 앞에 멈춰선 채로 영원히
그대와 나의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습니다.
그대여
어느새 우리 앞에도 이렇게 사뿐히
잊지 못할 아름다움으로 남을 가을이 왔습니다.
5시에 수업을 끝내고 여자친구와 함께 3호선 타고 오는 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취미로 영상 편집을 하는데 오늘 쓴 시를 좀 편집해서 곧 있을 200일 선물로 주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말이지요. 문피아에 시에 대한 조예가 깊은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한 번 올려보고 평이 괜찮으면 실행에 옮겨볼까 합니다. 다들 느낌이 어떤지 가감없이 말씀들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