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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까페 이야기

작성자
Lv.62 몰입속삭임
작성
15.06.12 05:47
조회
1,299

개똥이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까페를 차려 볼까?’

그래서 까페 창업에 대해서 이것 저것 알아봅니다. 


짧은 시간에 유명한 커피 몇 가지와 시원한 음료 메뉴 몇 가지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바리스타 같은 업자들이 득실거리는 비싸기만한 학원 비스므리한 곳에서 

열정을 갖고 배웁니다. 

‘그래! 이제 나도 바리스타야!’


시나리오 1.

운 좋게 개똥이는 유동 인구가 많고 테이크아웃 손님이 대부분인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 까페가 없었나 하는 그런 장소지요.

배운데로 아메리카노와 까페모카 같은 커피를 팝니다. 

대박 났습니다. 순전히 운이 좋았습니다. 개똥이는 자기가 잘한거 같았겠지만

정말 정말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시나리오 2.

학원 비스므리한 곳에서 강의를 맡은 강사는 자기의 경력을 화려하게 치장하며

자신에게 배운 개똥이에게 헛된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유동 인구가 많고 직장인들이 식사 후 커피를 가져가거나 하는 그런 자리는

이미 다른 까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설령 그런 자리가 나왔다 하더라도

개똥이의 자본금으로는 택도 없이 비쌉니다.

개똥이는 중심 지역에서 약간 거리가 있는 곳에 겨우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똥이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칭 최고의 

강사에게 배웠기 때문이죠. 실내 인테리어도 그 강사가 추천하는 업자에게

맡겨서 처리했습니다. 오다 가다 많이 본 어디에나 있을 법한 실내 디자인이지만

개똥이는 괜찮다고 자기합리화를 하고는 장사를 시작합니다.

오호! 자칭 최고의 강사는 원두 및 기타 식재료를 공급해주는 업자들도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이제 돈 버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개똥이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손님이 안오네요. 듣기로는 커피가 맛있으면 손님들이 찾아와서 

먹는다고 했는데, 왜 자신의 까페로 손님들이 안오는지 개똥이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가끔 오는 직장인들은 제일 안쪽 자리에 앉아 직장 상사 험담을 하며 근 30여분을 

커피 2~3잔만 시키고 자리만 차지하고 가곤 했습니다. 

또 새로 생긴 커피숍에 호기심을 갖고 들른 손님들 중에는 가끔 이상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허니 프로세스 있나요?” “쉐이딩 트리 네츄럴이 좋은데...” “COE 도 있나요?

아... 개똥이는  손님이 미친줄 알았습니다. 커피숍에서 황당한 질문을 하다니요.

시간이 흘러 개똥이는 식재료를 조금 더 저렴하게 바꿀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귀신 같이 손님들이 그걸 집어내내요. 애써 그런 일 없다고 개똥이는

변명하지만 그나마 있던 손님들도 하나 둘씩 떠나가네요.


시나리오 3.

학원 비스므리 한 곳에서 이것 저것 배운 개똥이는 자부심을 갖고 제법 이름이

알려진 커피숍에 갔습니다. 그리고 신세계를 봅니다. 그리고 단골이 되었습니다.

로스팅 시 시간대 별로 온도 습도 기타 등등의 상관 관계, 테이스팅 시 유의 사항,

핸드 드립 시 물의 온도와 원두의 분쇄도에 따른 맛의 변화 관계와 업소용 그라인더와

가정용 그라인더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드리퍼 별로 어떻게 추출하는 지에 대해서도 배웠으며, 클래버, 에어로프레소 

같은 기구들의 사용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단골집 사장님과 어느 정도

막힘 없이 대화를 하게 된 때에는 그 집의 단골이 되고 3년 정도가 흐른 시점이었지요.

물론 모르는 것은 찾아도 보고 스스로 공부도 하고 다른 까페도 많이 갔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정말 공부할게 많네. 이런 건 학원에서 안가르쳐 주던데, 이렇게 많이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도 대부분 실패한다니...‘

그리고는 다니던 직장 계속 다니게 되었습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99 管産
    작성일
    15.06.12 06:56
    No. 1

    1은 비현실적, 2는 새드엔딩, 3은 해피엔딩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소요권법
    작성일
    15.06.12 09:13
    No. 2

    1은 장르소설, 2는 현실, 3은 좀 더 현실적인 현실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1 소요권법
    작성일
    15.06.12 09:13
    No. 3

    1의 장르는 아마도 현실판타지일듯... 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형이보거든
    작성일
    15.06.12 18:40
    No. 4

    직장 때려치고 조그마한 카페 하나 차려놓구 띵가띵가 놀구 있는 한량 입니다 카페 관심 있으신분은 공부는 필수 입니다 전 고2때 보다는 아니지만 관련 공부는 충분히 하구 매장을 차렸습니다 단 프렌차이즈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직장 다니던 때보단 먹고 살만 하구 여유도 생기구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06.12 19:46
    No. 5

    1. 로또
    2. 냉정한 현실
    3. 그나마 긍정적인 현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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