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좌백 작가의 무협단편집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첫번째 단편인 신자객열전 중 첫번째 이야기인 ‘고수의 칼’ 안에 이런 문장이 있더군요.
‘주먹을 휘두르면 바위를 깨부수고, 창을 찌르면 나는 제비를 꿰뚫을 수 있었으며, 한자루 검을 잡고 돌면 검광이 띠처럼 늘어져 무지개를 만들고, 한 번 몸을 보호하고자 하면 검막이 밀밀하게 생겨 그 형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자가 없으니 검선의 화신이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았다. ’
멋진 묘사에 과연 대가의 실력 답구나 싶었는데, 왠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글귀인 겁니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봤더니 작년 개봉했던 영화 군도가 떠올랐습니다.
‘장찬 당파 낭선 18대 무예에 달통하여 창을 찌르면 나는 제비를 꿰뚫고, 한자루의 대검을 한 차례 휘두르면 검광이 띠처럼 늘어져 무지개를 만들었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칼 한자루로 무쌍의 위력을 뽐내는 조윤에 대한 묘사입니다. 아주 짧은 문장에 불과하지만 너무 똑같지 않습니까? 좌백작가님과 군도 사이에 어떤 관계같은게 있었나요?
*제가 쓴 글을 다시 보니 좌백작가가 군도를 따라한듯 하다는 뉘앙스가 풍기는 것 같은데,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신자객열전이 쓰여진지는 굉장히 오래되었지요. 제가 겪은 일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 글을 쓰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 싶어서 사족을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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