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정말 너무도 멋진 이야기, 잘 짜여진 이야기를 볼 때면 ‘이 작가의 다른 이야기는?’라며 작품을 찾지 않고 작가를 찾게 됩니다.
그런 작가라면 틀림없이 다른 이야기도 멋지게 꾸며낼테니까요.
인스턴트 불릿은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작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어요.
첫 화부터 복선, 반전.
거기에 반전 한 번 더. 거기에 개그. 시리어스.
거기에 특수한 능력까지 추가. 시간개념까지 넣음으로 이야기를 한정된 무대로 만들었죠. (솔직히 시간개념 넣는건 이야기를 만듬에 있어 진짜 고난이도의 재주입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캐릭터는 살아있고 최강이 최강이라 불리는 데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기까지 했죠.
조금 이야기가 빨리 끝난 감이 있었지만, ‘이정도가 데뷔작이라면 다음 이야기는 대체 어느정도일까...’라며 기대를 남길 수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작가도, 그 작품도 잊혀질 때였습니다.
작품을 볼 때(그게 만화든 소설이든간에)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저는 제목을 보고 거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제목은 거르죠.
‘나는 XX하지만 영웅이 되어버렸어.’
‘절대절체절망의 영웅이 최약이 되기까지.’
그냥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제목이 가벼우면 내용도 가벼울거라고 생각하고 기피하는거죠.
특히나 거기에 연애가 들어가면 지긋지긋하기까지 합니다.
연애 이야기는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 놈의 니세코이가 ‘세상의 모든 사랑은 거짓이다!’ 라는 교훈을 남겨줘버렸죠.
정말 니세코이는 제목대로였다니까요. 사랑따위 죄다 거짓부렁이에요.
주인공이 그렇게 만들었죠.
그런데 우연히, 정말 우연히라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한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카구야님은 고백받고 싶어.’
뭐? 어쩌라고.
카구야님이 누군데. 고백하면 되는거지. 또 지긋지긋한 연애이야기네.
아, 뭐 그런거겠지.
고백을 하고싶어서 머뭇거리면서 생겨나는 잔잔한 에피소드들.
게다가 그림도 복붙이네. 타블렛 안쓰냐?
손으로 그리는게 뻔히 보이잖아. 나쁘진 않지만 오히려 이젠 손그림이 적응이 안돼.
이런저런 불평불만 내뱉으며 봤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연애는 전쟁, 고백을 먼저 하는 자는 패배자다. 먼저 고백함으로 주종관계가 성립되며 먼저 고백함으로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지배하고 싶다면 고백을 받아야한다. 절대 먼저 고백해서는 안된다.’ 라고 생각하는 두 사람의 밀당전! 입니다.
이게 재밌습니다.
정말 심리싸움이거든요.
심리전이 치밀하다기보다, 심리를 잘 묘사해놨습니다.
조금 2차원이더라도 수긍이 갈 수 밖에 없도록 그려놨어요. 설정해놨어요. 묘사해놨어요.
게다가 여주인공의 ‘귀여우셔라.’는 거의 크리티컬 급으로 자주 쓰입니다.
주인공에겐 트라우마급이고요.
그걸 보는 맛이 있어요.
보다보니 왠지 모르게 그림체가 익숙합니다.
혹시나 싶지만서도... 하며 검색하니.
웬걸! 인스턴트 불릿 작가의 후속작이잖아요!
어쩐지 심리묘사에 탁월하더라니!
보다보니 이번에도 이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보고싶어졌습니다.
역시 작품보단 작가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