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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운수행각▦
작성
03.01.26 01:03
조회
783

기다리고 기다리던 2부가 시작되었지요.

그리고 역시 흥미진진했습니다.

책 뒷 날개를 보니 9, 10권은 생각보다 빨리 나올지 모르겠더군요.

8권에 대한 평을 간단히 써 보겠습니다.

두서가 없이 썼으니 읽기 힘들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역시 존칭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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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이면 8권을 대부분 사람들이 읽었으리라 생각하고 적는다.

1부의 마지막권인 7권을 덮고 많은 사람들이 느낀 공통점이 있다.

2부야 어서 나오너라로 귀결이 되는 그 감정은 진산월의 강력해진 무공으로

지금껏 홀대받은 종남, 그 한을 한껏 풀어헤치는 장면으로 연결된다.

진산월의 활약상이 한껏 드러나리라는 바람을 가진채 8권을 기다려온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고 본인 역시 그런 마음이 얼마간 있었다.

하지만 예상했던대로 종남파는 초가보에 의해 현판이 내려졌고 문파의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져 생사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이다.

상황은 진산월의 가진바 무공을 중심으로 선보이기에는 너무 위급하다.

이제 8권의 상황을 집어보자.

3년의 세월이란 실로 짧지 않아서 종남에는 크나큰 위기가 닥쳤고

장문대행 소지산은 진산월이 사라지기 전에 남긴 말을 남은 제자들에게

그대로 전했고 그 자리에 모인 모두는 뭔가 뜨거운 의기에 휩싸였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살아만 있으면 문파는 얼마든지 재건할

수 있다'

진산월이 남긴 이 말은 모두의 가슴에 어떤 뜨거운 무언가를 불러 왔고

제자들은 최선을 다해 생을 도모하여 초가보의 추적의 손길에서 6개월을

버텨 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흩어진 상황은 소지산과 방취아, 동중산만 알려 지고 그 외의 제자들은

소식불명인 상태이다. 여기서 다른 이들의 동태도 파악해 보자.

이미 짐작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흩어져 있는 상황은 이럴 것 같다.

' 소지산과 방취아 ㅡ 동중산 ㅡ 낙일방 ㅡ 정해와 응계성 '

소지산은 진산월이 부탁한 대로 어린 방취아를 특별히 보살펴 그 위기에서

구하여 함께 도피하고 있는 상황일테고 아직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정해와

응계성은 같이 있을 확률이 높다. 응계성의 화급한 성정으로는 혼자서

6개월간 초가보의 눈길을 피하긴 어려울테니 정해가 옆에서 도와서 함께

은신하고 있는 중일 가능성이 높다.

일전에 2부를 예상한 글에서 미지의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진산월 주위의

인물 중 누군가의 희생이 따를지도 모른다고 한 적이 있는데 나는 이렇게

빨리 발생할지는 몰랐다. 동중산이 한 눈을 잃으면서까지 탈출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죽었다고 8권 초반부에 언급되었을 때는 심장이 쿵하고 떨어져

내리는 줄 알았다. 빨라도 너무 빠른 것이었다.

하지만 후반부에 동중산이 백동일에 의한 생사지경에 처할 때 묘사된 당시

정황을 보고서야 그 인물이 낙일방인 것을 알았다. 그는 절벽 아래로 추락했지만

다행히 생명은 붙어 있을 확률이 클 것같다. 아니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지 신체의 어느 부위에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은 있으며 그것이 얼굴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정도가 되길 바란다.

이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9권에 가서야 이루어 질 것이나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진산월이 소지산과 방취아를 먼저 찾아내었고

대왕루에서의 사건은 사람들 입소문에 의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갈 것이고

그 소식을 들은 동중산과 정해, 응계성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동중산을 시작으로 정해와 응계성도 차례로 재회할 것으로 생각된다.

7권에서 한차례 인연을 맺은 사냥꾼 장승표가 또다시 종남에 은혜를 입히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로써 장승표는 종남과는 남이 아니게 된 듯 싶다.

이제 그도 무림이란 곳을 체험하게 되었고 친구를 잃게 되었으니 모르긴

몰라도 그의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진산월과 재회하면 그의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타고난 사냥꾼 체질에 지금껏

단련되어 온 그의 운동신경이라면 비록 뒤늦었을지라도 지금 무공에

입문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절벽아래로 추락한 낙일방의 행방이 관건인데 혹 그가 머리에 충격을 받아

기억을 잃어 버린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직 출현기회가 없으나

그를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상원건과 그의 딸이 낙일방의 행방을 찾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그에게 뭔가 다른 기연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빠르면 9권에 등장할지 모르지만 아마 10권 정도에 가야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매상은 과연 무당에 입문했을까. 입문했다면 과연 어느 정도나 변모했을까.

6개월이 지났으니 폐관수련을 하고 있지 않으면 이미 종남의 소식을 들었을텐데

그는 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일까. 그의 성격이라면 단신으로라도 칼 한자루

들고 종남으로 달려 오지 않았을까. 지금 그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사라진 종남의 고인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20년 전

종남의 최고 고수였던 종남삼검과 그 제자들은 지금 상황으로 봐선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들이다. 죽은 풍뢰검 관소양과 낙일검 해조림, 질풍검 전풍개

이들 세사람은 별문제 될 것이 없을지 모르나 그들의 제자가 문제가 된다.

이미 관소양의 제자인 백동일이 변절자가 되어 오히려 종남에게 칼을 세우고

등장했다. 그가 이럴진데 나머지 사람들 역시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다.

관소양의 사람보는 눈이 그정도여서 천생의 살인마를 제자로 받아들였으니

그 책임은 죽어서까지 그가 져야할 것이다.

아무리 20년 전의 한이 크다지만 마음의 고향인 본파가 무너진 지 6개월이

지났건만 누구도 달려오지 않고 있음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종남에는 인적자원이 너무 없고 또 제자들이 나갈 바를 가르쳐 줄

윗사람이 간절히 필요한데 과연 그들에게 기대해도 좋을까.

중반부에서 진산월이 정산의 객잔에서 목욕하는 장면은 종남의 미래에 대한

어떤 그림자를 제공하고 있는 느낌이다. 임장홍부터 시작해 진산월 그리고

다른 제자들이 모두 꿈꿔온 군림천하. 진산월은 거울 속의 사나이에게

그 거대한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 나갈 수 있는 것이냐고 끝없이

묻지만 거울 속의 사나이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바로

현재 진산월의 마음이 고스란히 비추어진 느낌이다. 비록 무공을 이루고

나왔으나 닥쳐 온 상황은 암울하기만 할 뿐이니 그의 심정이 어떠할까.

그가 고대해 온 임영옥과의 재회의 순간 또한 기약없이 멀어져만 가니

애끓는 심정 오죽할까. 그러한 그의 마음이 표출되어 거울 속의 사나이는

묵묵부답이었을게다. 이는 비록 앞으로의 결과를 어느정도 짐작하고 있지만

그중 어느 부분에선 좋지 못한 결과가 벌어 질지도 모른다고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종남의 미래에 대한 희망도 비추었다. 바로 장문제자의 탄생이 그것이다.

유소응의 무학적 자질은 아직 나온 바가 없지만 그의 성정과 인내심, 심계 등으로

미루어 보아 종남의 미래를 충분히 가늠케 한다. 종남의 암울한 상황에 비추어진

한줄기 빛은 한결 마음을 가볍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유소응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가 무척 기대된다.

군림천하 2부의 무대는 짐작한 바대로 종남산 일대를 위주로 섬서성을 벗어나지

않을 것을 내비치고 있다. 앞으로 뭉친 종남의 제자들과 초가보를 위시로 한

강북삼보와의 결전이 2부 전7권를 통해 그려질 것 같다. 초가보의 존재는 사실

그리 중요하게 생각지는 않았다. 그런데 일개 성에서 그저 신흥세력으로만

생각했던 초가보가 불과 3년만에 화산파와 대적할 정도로 세력을 키웠다니

이것은 놀랍다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하나의 힘있는 세력을 떨쳐 일으키려면 적어도 세가지가 갖추어 져야 한다고

본다. 물적 재산과 인적 재산 그리고 운이다. 앞의 두가지가 있어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힘있는 세력을 짧은 시간에 일으켜 세우긴 매우 힘이 들

것이다. 초가보는 종남이라는 산이 무너진 서안일대에 거처를 정하여

좋은 위치선정을 보였고 시운도 적절히 따라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젠 이것이 과연 운인가를 의심하게 한다. 군소방파로 보이던

초가보가 어떻게 불과 3년만에 화산파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단 말인가. 좀더 정확하게는 2년 6개월이다.

종남을 공격한 시점에서 이미 준비는 갖추어 졌다는 말일테니.

초가보주 무영신군 초관은 어떤 인물일까. 그렇게 많은 쟁쟁한 고수들이

그의 밑으로 모여들 만큼 그가 대단한 인물인가. 그정도의 인물이 어떻게

지금껏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단 말인가. 벌써 초가보는 총관자리에 있는 세명의

고수와 초가팔웅이라는 여덟 명의 일류를 상회하는 고수들 그리고 절정고수인

칠대빈객까지 선보이며 등장했다. 마치 보물상자가 열린 것처럼 고수들이

속속들이 출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수들은 더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들을 수십년에 걸쳐 양성했단 말인가. 칠대빈객과 비슷한

경로로 영입된 고수들은 과연 무엇을 보고 초가보에 들어간 것일까.

이 모든 것이 군소방파라는 초가보가 3년만에 이룰 수 있는 것인가.

의심가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초가보에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초가보 고수의 면면을 살펴보니 초가보는 정파가

될 수 없다.

이제 종남은 초가보와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상태이다.

반드시 초가보를 굴복시키거나 멸문시킬 수 밖에 없다. 그럴 명분도 충분하고.

그리고 화산도 이 싸움에 관련이 되어 섬서성 일대는 혼란스럽기 그지

없을 것이다. 나의 짐작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면 그 와중에 종남의 몰락에

대한 단서들이 등장할 것이다. 2부에서 종남의 몰락에 대한 의문이

어느정도 해소되어야만 3부 종남의 비상으로 넘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앞으로 남은 분량은 12권이다. 8권을 포함한 2부 전7권과 3부 전6권을 끝으로

군림천하는 완결된다. 종남파의 군림천하로의 길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모를까 그려진다면 3부에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의심가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구궁보와 천봉궁 그리고

운문세가와 마도제일인 신목령주, 마지막으로 형산파는 어느 시점에서

등장할 것인가. 이백 년 전의 종남비사는 어떤 식으로 풀려나갈 것인가.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보아 2부의 앞길이 험로인 것이 충분히 예상되며

묘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아직까지 종남을 몰락시킨 것으로 예상되는 암중의 적들의 목적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8권에 드러난 진산월의 무공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그의 현재 수준은 천하에서 겨룰자를 찾기 힘들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화산파의 일대제자와는 그 수준차가 극명하여 제대로 된 무공을

보일 필요도 없었는 듯 하다.

화산파의 두 일대제자와 손속을 주고 받으며 진산월은 세가지를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백수함의 마지막 공격초식인 매개이도를 격퇴할 때는 그녀의

수준이 진산월에 비해 너무 낮아서 별다른 초식은 선보이지 않았지만

손목에 강력한 충격을 느끼며 검을 놓칠 정도의 힘이 가해진 것을 볼 때

용영검에 태진강기의 일부를 주입한 것 같다.

기대한대로 진산월은 태진강기를 비록 대성하지는 못했을지 모르나

실전에서 충분한 위력을 보일 정도까지는 연성한 듯 하다.

태진강기는 그 위력이 강맹하기 짝이 없는만큼 완급조절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연습으로 손목에 충격을 주는 정도로 그친 것같다.

천개방의 매화노방을 깰 때 보인 초식은 유운검법 중 하나로 보인다.

그리고 천개방이 오른팔에 충격을 받은 후 나가 떨어지며 잠시 기절을

했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온몸의 신경이 떨린 점으로 미루어 보아

태진강기를 또 주입했는 것 같기는 한데 그가 검을 놓치지 않은 것을

보면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진산월이 그나마 천개방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그 정도로 그친

것일지도 모르지만 태을신공의 진기를 주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부에서 태을신공을 너무 약한 것으로 묘사한 듯해서 그 신공이 약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육합귀진신공을 이루는 여섯가지 공부는 하나하나

신묘한 위력을 담고 있을 것이다. 괜히 신공이 아닌 것이다.

태진강기나 헌천건강기처럼 보이는 강맹한 위력은 적을지라도 상대의

몸에 은밀히 침투하여 속을 뒤흔들어 놓는 음유한 위력을 지닌 신공이

태을신공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진산월은 그것을 대성했다.

천개방이 태진강기에 당해서 그렇게 정신을 놓칠 정도로 나가떨어졌다면

외상이 어느정도 드러나지 않았을까. 핏줄이 터졌거나 피를 토하던가.

천개방의 근성이 유달리 강해서 놓치지 않았다면 최소한 손아귀는

찢어져 피가 흥건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앞으로 이 둘과는 몇 차례 마주칠 것으로 보인다. 천개방은 몰라도

백수함은 분명 그럴 것같다. 그녀가 진산월의 용모에 대해 말을 할 때

보인 미묘한 점이 그런 짐작을 하게 만든다.

8권에 드러난 오류가 몇가지 보인다. 첫 번째로 종남파의 전통인데

백동일의 등장 때는 삼백 년의 전통을 지닌 종남의 몰락이라고 했고

진산월이 유소응을 제자로 맞이하는 장면에선 사백 년 전에 하굉도에

의해 개파되었다고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1부에서 묘사한 종남의

역사와는 맞지 않는 것이다. 내가 계산해 본 바로는 종남의 역사는

적어도 오백 년이상 되었으며 육백 년에 좀 못 미칠 듯 하다. 7권에서

진산월의 수련 장면에서 5대 곽일산에서부터 이어져 온 검정중원의

완성은 21대 진산월에 이르러 완성되었고 그 기간은 사백 년이라고

했다. 그럼 나머지 세월은 모두 어디로 가버렸나. 개파한 이래로

4대까진 적어도 백 년은 족히 되었을 세월인데 이 시간은 어디로 갔나.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의문스러운 것이 종남은 개파부터 4대에 이르기

까지 도가의 성격이 진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천하를 놀라게 한 무공은

4대까지 별로 없었다는 것인데 나머지 무학들이 모두 5대 이후에

창안되었다고 해도 육합귀진신공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진

것인가. 나는 개파조사의 비학으로 전승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8권을 보니 그럴 가능성이 적어졌다. 오선시대의 종남에서 육합귀진신공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의문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5대 곽일산이 남긴 유운검법이 많은 전설을 남겼는데도 오의를 깨우친

자가 없어 소홀히 취급당했는데 육합귀진신공에 대해선 어떤 전설도

내려온 것이 없다. 그 신공이 종남무학의 중심이라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완성한 사람도 아직 없는 이론상 또는 상상속의 신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육합귀진신공은 너무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느낌이다.

5대부터 11대까지 이백 년에 걸쳐 창안되었다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육합귀진신공은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린 신공인가?

두 번째 오류는 5대 장문인이 위청이라고 한 것인데 잘못된 것이고

5대의 종남을 이끈 사람은 곽일산이다. 하지만 이것은 위의 오류에

비하면 적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부 소제목은 종남의 혼이다. 바로 2부를 관통하는 주제를 말함인데

진행되는 내내 비장함이 흐를 것이며 그 속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것이다. 종남의 혼을 수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선 소지산의

말에서 묘한 감흥이 일지 않을 수 없었고 그것은 8권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다시 한 번 그 대사를 읊어보면서 글을 마칠까 한다.

눈을 감고 소지산이 대왕루에서 손익의 앞에서 뜨거운 열변을

토하는 장면을 그리면서 본다면 더 감동적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소지산도 자신이 사랑하는 종남파의 역사를 사백 년으로

알고 있어서 본인이 오백 년으로 수정했다.

소지산은 문득 고개를 들어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다시 고개를 떨구었을

때, 그의 입가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손익은 눈썹을 살짝 찌푸렀다.

"왜 웃는 거지?"

소지산은 담담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당신이 왜 그런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는지 알았소."

손익의 눈이 무섭게 번뜩였다.

"내 말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소지산은 그의 대꾸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두렵기 때문이오. 본파가 다시 재건될까 봐 두려운 거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그 싹을 뿌리째 뽑기 위해 그런 말을 한거요."

그의 음성은 그리 크지 않았으나 조용한 울림을 담고 구석구석까지

퍼져 나갔다. 주위의 웅성거림이 다시 잦아들었다.

"본파가 생긴 지는 오백 년이 넘었소. 그러한 전통은 결코 일조일석에

없어지지 않지. 당신은 그러한 전통을 없애기 위해 사람들에게 종남이

영원히 재기할 수 없는 문파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 거요. 하지만

당신은 한 가지 모르는 게 있소."

".....!"

"본파의 전통은 결코 다른 누가 세워 준 것이 아니오. 바로 본파의

제자들이 스스로 세운 것이오. 본파에 단 한 명의 제자만 살아

있어도 본파는 언제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소. 마치 긴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오면 온 세상이 다시 초록색으로 뒤덮이는 것처럼."

손익의 눈꼬리가 부르르 떨렸다.

이번에는 소지산이 그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 그의

마음속 격동을 그대로 꿰뚫어 보겠다는 듯이.

"본파의 장문인은 반드시 다시 돌아오실 거요. 만난 사람이 언젠가는

헤어지듯 떠난 사람도 언젠가는 돌아오게 되어 있소. 그게 세상의

이치요. 그리고 그때까지 나를 비롯한 종남파의 제자들은 종남파를

꿋꿋하게 지켜 나갈 것이오."

주위가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누구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도 모두들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Comment ' 10

  • 작성자
    Lv.1 등로
    작성일
    03.01.26 01:06
    No. 1

    어어..그,그러니까 저기..
    여기 못 읽은 넘이 하나 있는디..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3.01.26 01:13
    No. 2

    헐... 이렇게 길 수가... 몰 분석 한거죠.. 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한효월
    작성일
    03.01.26 01:13
    No. 3

    지금 군림천하 8권 들고있는데 -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1.26 01:16
    No. 4

    운수행각님 또 올리셨군요...
    헐~ 이번 편은 안봅니다. 지가 아직 몬봣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3.01.26 03:31
    No. 5

    대단하시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2 군림동네
    작성일
    03.01.26 08:12
    No. 6

    떠난 사람도 언젠가는 돌아오게 되어 있소

    ㅋㅋㅋ..

    멋진말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곽일산
    작성일
    03.01.26 09:52
    No. 7

    8권에 언급된 위청은 오대 장문인이 아니고 삼대 장문인이라고 합니다.
    용대운 작가님이 그렇게 해명을 했던데요.
    하지만 사백년이라고 해도 앞권에서 종남의 역사가 삼백여년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오류가 되겠지요...
    종남의 역사가 사백여년이 맞는 것 같으니...
    그리고 태을신공이라는 것은 양강의 기운이나 음유한
    기운을 띠는 신공이 아닌 정신을 안정시키고 몸을
    보호하는데는 탁월한 심법에 가까운 무공이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운수행각님이 지적한 음유한 기운을 가진 신공은 아닙니다.
    그리고 관소양의 제자로 종남파의 변절자로 변신한 백동일이 동중산과
    싸울때 동중산이 백동일이 펼치는 천하삼심육검을 보고 \"그럴리가?\"라는 말을 하는데...
    전 그걸 보고 혹시 백동일이 종남오선의 중의 한명의 진전을 잇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초가보의 성질로 보아서는 신목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초가보의 인물이라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고 하나같이 살인마들입니다.
    저는 여기서 신목령이 초가보를 암중에서 후원하면서 천하를 장악하려고 음모를 꾀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종남의 혼이라는 내용을 보면서 흩어졌던 제자들을
    찾는 과정과 종남파를 재건하는 과정이 펼쳐질 겁니다.
    그래서 흩어졌던 제자들과 만나는 과정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예상이라면 9권쯤에서 동중산과 소지산,방취아가 진산월월 만날 수 있겠지만...
    나머지 제자들을 모두 만나려면 12권쯤에는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저의 예상이라면 종남파의 제자들은 죽은 사람은 없어보입니다.
    낙일방이 죽는다면 그동안의 낙일방의 인물에 대한 묘사는 다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인데...
    그럴리는 없다고 보여지네오.
    이번에 낙일방이 절벽으로 추락한 것을 보아서는 아마도
    구무협에서 말하던 기연을 얻을 가능성이나 초야에
    묻혀있는 종남의 고수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낙일방은 죽을정도로 위중한 부상을
    입었고...
    절벽에서 떨어졌으니 살아나려면 남의
    도움이 있어야 된다고 보여지기에....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천봉궁,모용세가.신목령,천룡사의 등장은
    3부에서 본격등장하지 않을까요?
    일단은 2부에서 종남파의 재건의 과정이 펼쳐지고...
    싸움은 초가보와 화산파 그리고 종남파 이 세파의 대결이
    주를 이룰것으로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진산월의 무공수위는 운수행각님이 지적한
    것처럼 천하에서 적수를 찾을 수 없을만큼 강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운수행각님께서는 태진강기의 미완성에 대해 말하셨는데...
    제가보기에는 태진강기를 완성한 듯 보여집니다.
    그리고 8권에 등장해서 혜공과 동중산을 치료해준 갈노인 이라는
    의원은 신수무정 제갈외인듯 보이네요.
    그렇게 추정하는 이유는 남의 죽음에 대해서 별로 상관없다는
    투의 말이나 의술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점....
    그리고 비표 장승표가 흑웅에게 상처를 입었던 외상을 흉터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치료했다는 점...이부분은 무림제일신의
    철면군자 노방이 내상에 뛰어나다는 언급과 신수무정 제갈외는
    외상에 더 뛰어난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아서 ...
    그리고 갈노인이라고 불리는 점등을 보아서 그렇게 생각됩니다.
    아마도 이 갈노인이 소지산의 근육을 붙여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리고 비표 장승표는 아마도 진산월의 제자가 될 듯 보입니다.
    종남에 의지하지 않고는 초가보를 상대하기 어렵기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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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1 무림
    작성일
    03.01.26 10:13
    No. 8

    잘 봤어요.
    이런 글이 언제 올라고 계속 기달렸는데 ...
    군림천하는 확실히 재미가 있어요.
    아니 재미의 이상의 것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나오는 것 같군요.
    보고 또 보고 싶은 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7 주신검성
    작성일
    03.01.26 10:53
    No. 9

    호호호홋~~~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하나!!!
    \'9,10권이 예상보다 빨리 나올지도 모르겠다.\'
    쩝...이 말이 가장 마음에 드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작성일
    03.01.26 12:41
    No. 10

    -_-;; 으 보고싶다!!!!!!

    아직 1권도 보지 못했다는 흐흑..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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