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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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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에게

작성자
Lv.7 퀘스트
작성
04.12.09 19:28
조회
166

눈요기 하러 자주 들르는 요리사이트에 갔더니 자유게시판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있더군요.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염장성 다분하긴 한데요... 이곳의 남편님들도 함 보시라고 퍼왔습니다. ^^

수호룡 (2004-12-09 18:34:42, Hit : 97, Vote : 1)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당신 생일을 맞아 무엇을 할까, 어떤 선물을 좋아할까 고민하다 자기는 왜 편지나 메일같은 것 안 보내줘라는 당신의 말이 떠올라, 이 곳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자주 이 곳을 방문하는 당신이 이 글을 볼지, 보더라도 이게 내가 쓴 글인지 알지 모르겠지만, 훗날 이 글을 찾았을 때 그리고 당신에게 쓴 글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당신에게 미안해 하는 점을 스스로 많이 고쳐 놓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기가 태어난 이후로 처음으로 맞이하는 당신 생일이니, 이제 두 사람이 당신의 생일을 축하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슨 말을 할까, 어떻게 말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결국엔 무엇보다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아침마다 빳빳하게 다려진 와이셔츠 입고 갈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마워요.

매일 다리미질하게 해서 미안해요.

나 먹으라구 이것저것 건강 식품 챙겨줘서 고마워요.

꼬박꼬박 챙겨 먹지 못해서 미안해요.

아침에 출근할 때, 문 앞에서 배웅해 줘서 고마워요.

가끔씩 뽀뽀 못해주고 가서 미안해요.

퇴근할 때 창가에서 우리 아기 안고 손 흔들어 반겨주는 것도 고마워요.

늘 웃는 얼굴만 보여 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요즘 들어 낮잠이 없어져, 열심히 돌아다니는 우리 아기 잘 키워주는 것, 고마워요.

힘든 당신 낮에 못 도와 줘서 미안해요.

늦게 퇴근할 때 이제 제법 몸무게 많이 나가는 녀석 혼자 목욕시켜주는 것도 고마워요.

일찍 퇴근해도 가끔씩 귀찮아 목욕시키지 말자고 이야기했던 것 미안해요.

밤이면 너무 자주 깨는 아이 때문에 나 피곤할까 봐 따로 잠자리 봐주는 것도 고마워요.

그렇게 혼자만 아침까지 내리 자버려 미안해요.

조금이라도 좋은 물건 싸게 살려고 노력해 줘서 고마워요.

너무 자주 물건 산다고 불평해서 미안해요.

편하게 사서 먹여도 될텐데 늘 수고스럽게 일일이 이유식 만들줘서 고마워요.

가끔씩 떠먹이는 것조차 당신에게 미루어버린 일 미안해요.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망설임 없이 모유 먹이기 위해서 애쓰는 당신, 정말 고마워요.

바쁘다는 핑계로 맛있는 음식 자주 사주지 못해 미안해요.

우리 아기에게 언제나 당신의 웃는 얼굴을 보여 주려고 노력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에게 가끔씩 찌푸린 내 얼굴을 보여 주어서 미안해요.

요즘 자주 일 때문에 늦어도 불평하지 않는 당신 고마워요.

그것을 당연하게 여겨 버려서 미안해요.

늘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책 읽어 주려고 노력하는 당신 고마워요.

당신에게 따뜻한 말 자주 해 주지 못해 미안해요.

아기 때문에 집에만 있어도 힘들어 하는 내색하지 않아 고마워요.

휴일 집에서만 쉬려고 해서 미안해요.

쇼핑할 때 알뜰하게 하는 당신 고마워요.

너무 오래 쇼핑한다고 투덜거려서 미안해요.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줘서 고마워요.

가끔씩 회사 다니기 싫다고 말해서 미안해요.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이 아직도 머릿속 한 가득 들어 있는데, 다 못할 것 같네요.

하지만 이 말은 꼭 하고 싶어요.

나를 만나 주어서 고마웠어요.

내 아내가 되어 주어서 고마웠어요.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숙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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