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급똥 신호가 항문을 자극하는 겁니다.
어제 저녁에 푸짐하게 술안주로 먹은 불고기들이 밤사이 똥으로 아주 근사하게 익은 모양입니다.
직감적으로 이건 대물이다 싶어서 운전대를 잡은 손에 땀이 고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시간차를 두고 드디어 시작된 똥들의 공격...
“우리를 당장 변기 안으로 풀어주지 않으면 네 놈이 50만원 주고 새로 깐 가죽시트에 끔찍한 테러를 가하겠다!”
똥들의 협박 강도는 점차로 강해지고..
눈 앞이 캄캄해지니 신호등도 잘 안보이더군요.
당장 해결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출근길 도로는 교차로마다 막히고...
오랜 출근똥 경력으로 봐서 이건 딱 15분 정도의 시간밖에 안남았다는 걸 직감했죠.
그러다가 전 직장 빌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미 이성을 잃은 저는 주차장으로 급하게 진입해서 차를 아무데나 세우고 계단을 뛰다시피 올라가 이직 전에, 이 회사에 다닐 때 애용하던...1년 전까지만해도 평소 자주 신세를 졌던 변기 위에 엉덩이를 까고 푸짐하게 한바가지를 싸질렀습니다.
똥을 해결하고 나니 이성이 돌아오고 그때서야 수위실 경비 아저씨의 어리둥절한 표정이 떠올랐고 2년 후배가 “어 선배님?” 하면서 말 걸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
참..
이거..
아무튼 이불 뻥뻥 찰 추억거리가 생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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