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축구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각 대륙에서 국가 간 예선전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축구 열풍에 휩싸이고 있는 것. 여기에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과 차세대 한국 축구의 재목으로 일컬어지는 청소년대표 선수가 부각되면서 온 국민의 관심이 축구로 모아진 듯한 느낌이다.
일부에서는 내년에도 지난 2002년과 같은 감동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 하고, 일부에서는 그때와 같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면서 기대를 거두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초거대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들뜨는 것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남자들 사이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격렬한 축구 리그는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나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의 ‘세리에A’가 아닌, 바로 우리나라의 K리그”라는 말이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K리그’는 정규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가 아니다. ‘군대스리가(Kundae(軍隊)’s League)’를 지칭하는 것이다.
한동안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축구강국이 된 데에는 ‘군대스리가’가 뒷받침됐을 것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떠돌았다. 내용인즉, 독일 분데스리가를 능가하는 ‘군대스리가’ 힘의 원천은 70만명의 회원들과 이들이 구성하는 5만개 정도의 클럽이라는 것이다. 수준 높은(?) ‘압박축구’를 구사하며 간단 명료한 작전지시에도 선수들의 이해력이 높다. 또 사소한 인센티브에도 목숨을 걸 정도로 프로의식이 강하며, 무엇보다 막강한 스폰서(?)를 갖고 있다. 오늘날의 이동국 선수 뒤에는 ‘군대스리가’에서의 혹독한 실전경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농담으로만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 ‘군대스리가’ 출신들이 조기축구회나 직장 동호회 등에서 우리나라 생활축구의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는 축구’에서 ‘하는 축구’로 붐을 이끌어내면서 대한민국 축구의 열기를 이어가는 주역들의 상당수가 ‘군대스리가’ 출신들이다. 이들과 광화문에서, 시청 앞에서 만나 어깨동무할 수 있다는 게 내년 월드컵이 기대되는 커다란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경제과학부·허의원차장@전자신문, ewheo
보고좀 웃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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