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국민연금보험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될 때, 뉴스에서 뭐라고 하던 게 떠오르네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니까, 정부에서는 당연히 널리 홍보를 해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국민연금보험에 가입했고, 또 많은 사람이 보험료 납입이 부담스러워서 가입하지 않은 채로 지냈습니다. 저도 27살 때인가 처음 국민연금보험에 보험료를 납입하기 시작했고, 이제 한 25년 납입한 것 같네요.. 액수는 아주 적습니다만, 나중에 받게 될 연금은 보험료의 몇 배나 됩니다.
그러다가 딴지일보에서 국민연금에 관한 기사를 읽었더랬습니다. 이 때가 김대중정부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기사에서 기억나는 건, 언젠가는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되도록 설계되었고, 고갈된 이후에는 프랑스처럼 대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이미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된 나라이며, 국민이 내는 보험료+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딴지일보의 기사를 읽으면서 국민연금기금이 문제를 일으킬 것 같다는 ‘비관적 예상’이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금 액수가 커지고, 기금을 운용해서 얻는 이익이 누적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기금이 액수가 너무 많아져서 국내에서 투자할 곳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작은 연못에 고래가 살 수 없듯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데, 기금이 액수가 너무 많아지면 수익률을 높일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해외 증시에 투자하자니, 투자금을 날릴 위험이 있고요. 실제로 국민연금기금의 투자가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기금 운용자들이 질타를 많이 받았죠. 그래서 운용 방식을 여러 번 바꾸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제가 국민연금기금을 투자할 대상으로 2곳을 찍었었는데, 하나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주당 5만 달러)였고, 다른 하나는 애플이었다는 겁니다... ^ ^ 그 때 여기에 몰빵을 했더라면, 기금이 얼마나 불어났을지를 상상하면 아찔합니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점차 높아지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죠. 처음 보는 제도에 대해서 국민들의 저항심을 줄이기 위한 설계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연금을 지급하는 시기가 늦춰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저출산시대가 와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 최저의 출산률을 보이게 되어 이제는 국민연금은 노답인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왜 노답이라고 하느냐고요? 우리가 견딜 만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노답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전에 아크로 사이트에서 이 문제의 해결법을 같이 논의해 본 적이 있긴 한데, 그 때도 좋은 해결책을 찾지 못했지요. 마치 탈원전과 같이 답이 없습니다. 보험료를 올려도 해결이 안 되고,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춰도 해결이 안 되고, 갑자기 출산율을 높일 방법도 없고, 이민을 받아들이자니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
1997년도엔가 1998년도엔가 고령화사회가 온다는 기사를 읽었더랬습니다. 30년 뒤에 올 미래지만, 대책은 지금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아무도 이 대책을 궁리하지 않고 그냥 모른 체하더군요. 국민연금이 대책의 한 축이었지만, 지금 보다시피 저출산으로 인해서 노답이 되어 버렸습니다. 10여 년 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가 이런저런 정책을 썼다고 하지만, 그런 정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최저인 나라가 되어 버렸고요.
제가 궁리한 고령화사회의 대책은 ‘비용을 낮추자’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기는 어렵지만, 노인들에게 필요한 돈(비용)을 낮추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책이 있을 듯했습니다. 첫째는 주거 비용을 낮추는 것이고, 둘째는 의료 비용을 낮추는 것이고, 셋째는 식비 등을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주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최초의 건축원가에 무기한 전세임대하는 아파트’를 실버 시티에 짓자고 생각했습니다. 의료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선제 공격과 같은 선제 검사+치료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식비 등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동구매+원가 판매를 하자는 것이었죠. 제 아이디어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고, 찬성과 지지를 받지도 못했습니다. 뭐, 할 수 없는 일이죠...
<어제 유투브에서 국민연금 노답이라는 동영상을 봤고, 오늘 탈원전 반대 동영상을 봤습니다. 그래서 문득 마음이 동해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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