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몇 가지 전제는 있겠죠.
하나, 최소한의 필력은 갖추어야 한다.
이건 사실 너무 주관적인 부분라서, 어떻게 딱 선을 그을 수가 없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제가 없다면 초딩도 글을 써서 생활유지가 가능하다는 엉뚱한 대답이 나올 수도 있겠죠.
(*지금 이 순간 미래에서 과거로 넘어와 환생한 어떤 작가님 초딩에게는 죄송!)
세상은 넓고 취향은 다양하다지만, 그래도 한 편당 최소한도의 독자들이 따라붙을 그럴 정도의 필력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이야기 진행이 가능하니까요.)
둘, 글을 공장처럼 찍어내야 한다.
공장제, 공장제 말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런 분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흔히 말하는 공장제 작가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죠.
1. 미친 듯이(무념무상으로) 써야(혹은 그려야) 한다.
2. 어쨌든 읽는 사람들이 꽤 있어야 한다.
1은 공장제의 의미가 그렇다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2는 사실 1처럼 미친 듯이 써가면서 그래도 꽤나 어느 정도의 독자군을 확보한 작가분들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독자군이란 개념을 충성도 있는 독자로 볼거냐, 그냥 저냥 읽어주는 독자로 볼 거냐를 떠나서)
그리고 거꾸로 이야기해보면, 어쨌든 2 정도의 독자들을 확보할 정도의 글을 1처럼 써대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죠.
그래서 과거의 만화방 시절에 그런 유명한 공장제 만화가들은 당연히 공장을 차렸습니다. (괜히 이름만 공장인 게 아니죠.)
도제 겸 보조 겸 알바 겸 어시스턴트를 잔뜩 꾸려서 만화를 말 그대로 찍어내는 거죠.
물론 이 정도의 공장화!가 성공한 작가들은 작품의 퀄리티를 떠나서 꽤 돈을 벌었을 겁니다.
다시 웹소설의 세계로 돌아가면,
이 세계에서도 저런 방식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글과 만화의 차이란 게)
몇몇 작가연합이 있지만, 그건 저런 이야기와는 꽤나 다른 이야기고요.
(오해할까봐 다시 강조하면 작가연합과 공장제 찍어내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주 예전에 만화방에 세로쓰기 무협이 있던 시절에 몇몇 유명 작가들이 이름만 팔아서 실제 작품은 다른 무명의 작가들이 썼더라는 이야기도 있기는 한데,
이것 역시 공장제로 단체로 모여서 작품을 찍어냈다는 거랑은 좀 다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1. 미친 듯이 글을 써댈 의지와 능력이 있고, 2. 그게 어느 정도의 독자군을 확볼한 퀄리티를 가진다면 (*최소한의 필력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연동)
시장 상황은 대여점 시절보다는 더 좋다고 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글을 종이에 찍어내는 건 이런저런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거든요.
어때요? 참 쉽죠? ㅜ_ㅜ
그런데 이걸 또 오해할까봐 다시 강조드리지만,
우선 최소한의 필력은 갖추어야 합니다.
(이거 기준은 딱 이거다라고 말하기는 저도 어렵네요. 사실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분들은 드물고요. 이건 무료라도 연재를 해보고 독자 반응을 체크해보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니면 주위에 실제 작가분들이나 편집 관련 일을 하시는 분에게 조언을 받든지.)
둘, 미친 듯이 써댈 의의지와 노력, 그리고 능력(체력이든 의자에 엉덩이를 접착시키는 능력이든)을 갖추어야 합니다.
셋,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합니다. 뭐 하루에 천회씩 써댈 장르소설 같은 능력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말이죠.
이 방법으로 충분한 돈을 벌자면 어느 정도 쌓아진 분량은 필수적이니까요.
*** 주의- 다만 이 방법으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케바케이기는 한데 글을 쓰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방전이 쉽게 되거든요.
어느 순간 999회 쓴 글의 결말을 크아악, 투명드래곤은 울부짖었다.
또는 아 시밤 이게 다 꿈이었다라고 쓰고 결말을 내버리고 싶은(쓰던 글을 내던지고 싶은) 그런 욕구가 불쑥불쑥 치밀어 오를 겁니다.
혹은 갑자기 의자가 미워진다거나, 또는 컴터만 잡으면 글 대신 엉뚱한 사이트만 구경하고 있는 모습을 자각할 수도 있겠죠.
그러고 보면 결국 결론은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로 귀결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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