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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티리온의 저주

작성자
Lv.60 카힌
작성
15.04.18 16:15
조회
1,077

왕좌의게임은 워낙 장편이다 보니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그런 부분이 다음 장면을 더욱 재미 있게 만들어 주조. 


대하장편들이 갖는 공통적 속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소설이 드라마가 되고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신줄 알지만 초반 전개속도를 감안해 보았을 때 시즌 10은 갈것이라 예상했었는데요. 중간에 속도를 내더니 시즌5에 이미 절반이상을 넘겨 버렸습니다. 이대로라면 아무래도 시즌8~9사이로 마무리 될듯 합니다. 


아무튼 워낙 주인공격에 해당하는 인물들을 계속해서 죽이고 있어서, 악명높기도 한데 키가 되는 단 하나의 인물을 굳이 뽑으라면.....없습니다. 


이 부분때문에 한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말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격’ 즉 주인공격에 해당하는 인물들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새로이 ‘격’을 얻게 되는데, 티리온은 이중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뿐 아니라 화자에 해당하는 부분이 일부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예를 들어 ‘킹스랜딩에서 방화가 일어났더군’ 하는 이야기가 돈다고 하면,  그것을 말하는 이는 티리온이고, 듣는이는 바리스공인거죠. 이렇게 써먹는게 화자인데, 티리온은 북부와 남부를 오가며 그리고 킹스랜딩 내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신분 및 능력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 생존할 것 같은데요.


참고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사실상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인물은 대너리스, 존, 티리온 이 셋뿐이고, 중반까지의 악역은 타이윈이며, 후반에는 백귀가 됩니다.


시기에 따라 주인공격은 앞으로 또 바뀌게 될 것인데, 영웅문에서 곽정이 1부 주인공이었다가 2부에서 역할이 좀 바뀌는 식으로 전개 될 것으로 보입니다.


티리온은 난쟁이란 부분 때문에 너무 많은 괄시를 받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뛰어난 천재라거나 기사도 아닙니다. 그러나 귀족의 아들이자 난쟁이로 태어나 온갖 세상일을 두루 겪는 흔치 않는 인물입니다.


티리온은 하층민의 삶을 그 누굽다 잘 아는 귀족이며, 귀족의 허영과 오만함 그리고 부조리함도 가장 잘 아는 비귀족파입니다. 게다가 수 많은 곳을 돌아 다니며 견문을 쌓아 식견이 탁월합니다.


티리온은 제가 보기에 왕의 재목입니다. 그 스스로가 뛰어난 무력이나 전략을 갖고 있는건 아니지만 나름 훌륭한 지식과 지혜를 가진 편이며, 위기상황에 임기응변이 좋고, 현명하기까지 합니다. 난쟁이라는 점 때문에 부친인 타이윈과 누이인 서세이가 증오하지만 그 점만 빼고 보면 왕의 재목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가족들의 증오가 막장을 치닫더니 끝내 티리온에게 억울한 죄목을 씌워 죽이려는 장면을 보니 마음이 짠하더군요.


본디 착한 사람은 극한 상황에 처해도 잘 안바뀝니다. 사람은 잘 안바뀌죠. 독한 마음 먹고 착한 사람이 복수를 하게 된다는 것은 드라마에서와 달리 아주 드문일입니다. 

티리온은 타이윈에게 그리 많은 모진 일들을 당햇어도 가족이라는 점은 잊지 않고 있는데 반해 서세이와 타이윈은 그런게 거의 없습니다.


결국 누명을 쓰게 된 티리온. 

본래 시즌5를 보고 있어야 하지만 아직 4시즌을 달리고 있는 이유는 몰아서 보기 위함이고, 이제 시즌5를 따라갈 생각입니다.


시즌4 6화에서 티리온은 회심의 승부를 겁니다. 나는 죄인 그러나 나를 모함하는 녀석들아 명예결투를 신청한다고...이 회심의한수에 귀족들은 벙 찝니다. 그들의 전통에 의하면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죽음과도 맞바꿀 수 없는 자존심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티리온은 왕좌의게임내에서도 가장 많은 컨텐츠를 갖는 인물입니다. 지극히 선한 것도 아니고 지극히 악하지도 않으며,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지만 자신의 중심을 잡히 헛된길로 빠지지 않고, 남의 이야기도 적당히 잘 들어 주며, 종종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기도 합니다. 


티리온을 평생 괴롭히는 난쟁이라는 저주.  드라마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살아가는 세상에도 이러한 저주가 아직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이유없이 남을 비난하고 거짓루머를 퍼트리는데 내가 동참하고 있는건 아닌지 반성해 볼 일입니다. 또한 나보다 약한 상대를 괴롭히는 이들 역시 반성하게 만드는 인물입니다.


티리온처럼 다양한 일들을 겪고, 비난과 증오의 목소리를 듣고 살면서도 잘 버티는 일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인물이기는 합니다. 


제가 티리온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단지 드라마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그를 보면 참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는 점입니다.

왕좌의게임 시즌1에서 티리온이 등장했을때 꽤 반갑지 않았습니다. 선입견이라는건 이렇게 무섭습니다. 물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친숙한 캐릭터가되어 버렸지만, 첫인상에서 티리온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선입견이 얼마나 뿌리깊이 박혀 잇는지 자신도 잘 모릅니다. 

자아성찰이라는 걸 드라마를 통해서도 하고 있는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56 이경훈
    작성일
    15.04.18 16:21
    No. 1

    사담인데 제가 티리온 라니스터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왕좌의 게임 보면서 팬이 되었어요.
    그러다 어느날 지나가다가 외소증이신 남성분을 봤는데 그냥 평범하게 대하게 되더라구요. 아니 속으로 좀 멋있네라고 생각했을 정도에요. 그전까지도 장애가 있는 분들 보면 내색하지 않고 행동하며 배려해주긴했는데 마음속에는 동정의 마음을 갖고 있엇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인식이 좀 많이 바뀐것같아요. 전혀 불쌍하다 생각이 안들더라구요 ㅎㅎ. 무슨 이야기하려고 했지...인기 있는 드라마가 사람 인식을 바꾸다니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해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이가후
    작성일
    15.04.18 17:15
    No. 2

    티리온이 명예 결투 신청하자, 항상 티리온과 함께 했던 녀석이 도와주지 못 하겠다고 하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 녀석의 마음도 이해가 됐으니까요 ㅜ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8 휘동揮動
    작성일
    15.04.19 00:49
    No. 3

    사실 그게 드라마에서 캐릭터 보정을 좀 받은거에요. ^^
    브론역을 맡은 배우가 특유의 표정이나 호감가는 인상 같은것 때문에 선역으로 캐릭터가 잡혀버렸거든요.
    그런데 원작에서는 티리온의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합니다. 원작의 캐릭터는 정말 돈돈돈하는 셀소드, 그 자체거든요.
    그런데 이 스토리를 그대로 드라마로 옮기기에는 이미 브론의 이미지가 너무 좋았던 거죠. 그래서 살짝 손을 대죠.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약간 츤데레같은? ^^;

    여담이지만, 제이미 라니스터의 좌수검 스승도 브론으로 나오잖아요?
    사실은 그거 일린 페인입니다. 아시죠? 에다드의 목을 아이스로 내려친 혀 짤린 기사.
    내용을 보시면 입이 무거운 스승이 필요하다고 제이미가 말하죠. 그래서 티리온이 일린 페인을 추천합니다.
    혀가 짤렸으니 입이 무거울수밖에 없으니까요 ㅋㅋ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일린 페인 역을 맡은 배우분이 암에 걸리셨대요. 그래서 3시즌인가 부터는 출연을 못하시게 됐어요. 그래서 어쩔수 없이 브론이 그 역을 맡게 되었죠. ㅎㅎㅎ
    왕좌의 게임은 이런 재미가 있다니깐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규염객
    작성일
    15.04.18 17:52
    No. 4

    티리온 작가 오너캐죠. 그런데 원래 얼불노는 7부작 완결 예정이었다는데, 대체 언제 용엄마는 바다를 건너고, 화이트워커가 쳐들어오나. 웨스테로스에 세력이 온전히 남아있는 대영주가 마르텔과 티렐가문뿐인데, 대체 언제 용엄마와 티리온이 세력을 모으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9 자의(子儀)
    작성일
    15.04.18 18:59
    No. 5

    멀 고민하세요. 마틴옹의 전가의 보도 있잖아요. \'발라 모굴리스\' 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자의(子儀)
    작성일
    15.04.18 17:01
    No. 6

    티리온은 드라마를 따라가다 보면 폭풍 간지죠. 짱짱맨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만리독행
    작성일
    15.04.19 05:59
    No. 7

    소설이 현재 5부까지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티리온이라는 캐릭터(등장인물)의 말과 생각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하죠. 여기에 호감이 겹치면 '왕이 될 만한 재목'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누가 왕이 되든 나라를 다스릴 수는 있습니다. 잘 다스릴지 잘못 다스릴지는 결과를 두고 봐야 압니다..... 미리 예상하는 게 맞아떨어진다는 보장이 없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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