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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오천원짜리 버버리 코트.

작성자
Lv.26 버저비터
작성
14.12.05 13:47
조회
1,834

앞서 언급하긴 했지만 저는 서울과 시골을 오가면서 농사를 짓기도 하는데 오늘은 옷장사 할머니 얘기를 할까 합니다.

시골 오일장도 옛말일 뿐 요즘은 썰렁하고 겨우 명맥만 유지할 정도이죠. 그러다 보니 오전 열한시쯤이면 파장입니다.

경운기를 주차해 놓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옷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파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시더군요.

한쪽에 라면박스를 찢어 무조건 오천원라고 써놓았는데 정확히 읽는데 삼십초 이상 걸렸습니다.

꼭 오만원 같았기 때문이죠.

여기저기 아줌마들이 옷을 뒤집는데 고비 사막에서 날아오는 황사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열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십여분뒤졌을 때 전 눈을 의심했습니다.

안감에 그려진 버버리 특유의 체크 무늬, 틀림 없었습니다.

made in england, 상표도 기가 막히게 쓰여 있더군요.

더욱 날 황홀하게 만든 것은 싸이즈 110이라는 글씨입니다.

여러분 오천원에 버버리 코드 구입할 수 있습니까?

오천원을 지불하고 현장에서 걸쳐 입었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코트 보느라 경운기를 몰고 오면서 몇번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평소에는 인사도 않던 내가 만나는 어르신들 마다 꾸벅 절을 하자 놀라더군요.

밭에 가신 어머니에게 자랑을 하고 싶어 벼르고 있던 차에 대문을 열고 들어 오시더군요.

“아이! 먼 코트를 입고 있냐? 니 어디 가냐?”

“어머니 이 코트가 어디것인지 아세요? 버버리라는 것입니다. 명품이라구요.”

“벙어리?“

 


Comment ' 2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2.05 14:14
    No. 1

    으음.... 저도 비슷했던 경험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값을 치룬건 아니고 공짜였죠... 하루는 아버지를 따라서 학교에 갔는데.
    주말이었거든요..그런데 심심해서 운동장 밖으로 나갔었는데..

    버려진 책더미 속에 맥심 잡지가 많이 있더군요..
    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성인이 아니였다면 좋았을텐데..좀 오래되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군대를 다녀왔던 후였기 때문에..

    흐음..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군대에서 맥심 좋은걸 알았기 때문에 그때
    그 잡지를 지나치지 않았던 것일수도..

    어쨌든.. 맥심을 득한것과는 별개로 시골에서 맥심을 읽는 건전한 인격체가 있다는
    것에 왠지모를 뿌듯함이 느껴졌었습니다..
    그 맥심...이제는 없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2.05 14:22
    No. 2

    맥심....내가 없어도 행복해야해...
    이미 재활용이 되어서 종이컵으로 내 손안에 돌아온다면..
    그때 내가 너를 알아볼수 있기를...
    넌 좋은 잡지였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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